이제 단 네 번의 그랑프리만 남은 2009 F1 시즌... 무대는 유럽을 떠나 아시아의 2연전으로 이어져 작년에 사상 처음으로 야간 그랑프리를 개최한 싱가폴 그랑프리가 이번 주말에 그 두 번째 역사를 써내려갑니다. 아래 그림은 작년의 역사적인 첫 야간 그랑프리였던 2008 F1 Singapore Grand Prix의 포스터 이미지... ( 2009년은 작년과 비교해서 딱 하루가 당겨지는 셈입니다... 포스터의 날짜만 살짝 바꾸면 재활용 가능. -_- )
"F1 일정을 따라가다보니까 1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다"는 써니양의 말씀처럼... 어느새 1년이 지나갔나 싶기도 하고... 바로 그 1년 전에 벌어졌던 이른바 '크래시 게이트'가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네요. F1 머신들이 이번 주말, 싱가폴 시가지의 조명을 받기 전... 몇 가지 이슈와 단신들에 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 각 팀/드라이버별로 남은 엔진은?
F1 2009 시즌의 규정에 의하면... 모든 드라이버들은 한 시즌 17 번의 그랑프리동안 단 여덟 개의 엔진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재활용(?) 엔진과 새 엔진의 차이가 심하게는 랩당 1초 이상의 퍼포먼스로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각 팀과 드라이버의 엔진 관리 여부도 시즌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텐데, 누군가는 엔진들을 혹사시키면서 초중반에 올인을 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꾹 참으면서 엔진을 아껴왔을 겁니다.
새로운 엔진이 조금 더 남아있는 팀이라면 마지막 네 번의 그랑프리에서 남은 불꽃이 좀 더 강력하게 타오를 것이고... 어떤 드라이버는 재활용(?) 엔진의 낮은 퍼포먼스에 고생하거나 아홉 번째 엔진을 사용하면서 10 그리드의 페널티를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부문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금주 초 F1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각 팀/드라이버의 엔진 사용 현황을 보면 대부분의 팀과 드라이버들이 현재까지 13 번의 그랑프리에서 일곱 개의 새 엔진을 사용했고 남은 새 엔진은 한 개 씩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외는 단 일곱 대의 머신인데요... 페라리 엔진을 사용하는 페라리와 토로 로쏘의 네 머신과 르노의 두 머신이 지난 몬짜까지 여섯 개의 엔진을 사용... 두 개의 새 엔진 씩이 남아있고, 반대로 베텔은 이미 여덟 개의 새 엔진을 모두 사용해 버려서 앞으로는 재활용 엔진을 사용하든가 10 그리드 페널티를 받아야 되는 불리한 조건에 처해져 있습니다. ( 그만큼 이미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얘기도 되지요. ;;; )
이런 상황을 보면 페라리가 막판에 WCC 3위를 수성하는 것은 물론 한 두 번 더 우승을 노려보는 것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닌 것 같고... 베텔의 경우는... 엔진 블로우가 나더라도 달릴 기세이기 때문에 힘이 딸리는 엔진을 가지고 자신의 능력으로 얼마나 극복해낼지... 앞으로 남은 네 번의 그랑프리 동안 드라이버의 능력을 시험하는 시간이 될 것 같네요.
- '크래시 게이트'에 대한 WMSC 판정 이후
이미 주초에 포스팅했던대로 이른바 '크래시 게이트'에 대한 FIA의 긴급 WMSC 소집과 청문회 결과는 나왔습니다. 그 이후... '자신은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었고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는 피케의 발언과 면책권과 WMSC 참석을 모두 거부한 시몬즈의 '그 때 피케의 주장을 바로 딱잘라 막지 못한 게 실수였다'는 얘기까지 여러 가지 얘기들이 오가는 가운데... FIA가 제공한 문건에 등장하는 제 4의 인물... 이른바 '내부 제보자 X'의 증언(?)까지 뒤숭숭한 상황에 온갖 추측과 가정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 내부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또 웃긴 게 맥스나 FIA 상부만 누군지 알게 한다는 식이라... '맥스가 곧 법'인 FIA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결국 결정적인 증거라는 것들은 모두 '증언' 뿐이었다는 얘기기도 하고요.
이 와중에 FIA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던 브리아토레가 ( 적진인 ) FIA의 내부 절차가 아니라 외부에서 법적인 대응을 준비한다는 소문까지 있어... 문제의 '크래시 게이트'가 쉽게 잦아들지는 않을 것 같네요. 브리아토레 입장에서도... 어짜피 일이 이렇게 된 이상 ( 정말로 유죄건 무죄건 관계 없이 ) 법정 싸움으로 끌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판단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크래시 게이트'의 결론이 어떻게 나든... 이미 두 지도부는 해임해버렸고 또 그랑프리에 참가도 해야하는 르노는 부랴부랴 팀의 TD였던 밥 벨( Bob Bell )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맡겼습니다. 과연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르노, 알론소, 그로장... 그리고, 벨이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해지는군요.
- 페라리, 2010 라인업을 곧 발표
F1 계의 이른바 '믿을만한 소문'은 관계자, 당사자들이 아무리 부인하더라도 90% 이상은 사실로 밝혀지곤 했죠. 최근의 '믿을만한 소문'은 피지켈라의 페라리 이적이었고... 소문대로 현실화됐습니다. 그와 함께 꽤나 오랬동안 떠돌던 소문이... 키미의 계약 조기 종료와 알론소의 페라리 이적입니다... ( 키미 팬으로서는 안타깝기 그지 없지만 ) '아이스맨' 답게 항상 무덤덤해 보이고 말수가 적은( 그래서 유난히 의욕이 없어보이는 ) 키미보다는 열정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알론소를 원하는 티포시가 월등히 많은 것만은 사실입니다.
거기에 덩달아 최근엔 키미의 맥라렌 복귀설까지 나오고 있는데다가, 페라리가 '뜬금 없이' 2010년 라인업을 곧 발표하겠다고 해서.. 알론소 페라리 이적설은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었습니다. 물론 케로군도... 알론소 - 마싸의 페라리와 키미 - 해밀튼의 맥라렌이라면 재밌는 구도가 될 것 같긴 한데... 그렇게 원하는대로 상이 차려질지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 조만간 응원하는 팀과 드라이버가 ( 예전처럼 ) 갈라설지도 모르겠군요. ) 페라리의 발표... 한 주 동안 기다려보겠습니다.
- F1 2010 시즌 캘린더 공개, 17 라운드에 한국 GP 등재
중요한 이슈인만큼 제목을 크게 썼습니다. ^^; 이번 주에 F1 2010 캘린더가 공개되었습니다.( 뭔가 이슈가 많은 가을이네요. ) 올 2009 시즌의 개최지 17곳이 그대로 캘린더에 오른 가운데( 써킷이 교체될 수는 있겠지만 ) 두 번의 그랑프리가 추가되었는데요, 그 중 하나는 2009 시즌 쉬었던 캐나다 그랑프리로 아직 미확정이고... 또 하나는 얼마 전 관련 법의 국회 통과로 힘을 얻은 한국 GP(!!!)입니다.
2010년 10월 17일 일요일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언제 엎어질지 불안한 것도 사실이지만... 어쨌든 비행기 타지 않고 F1 그랑프리를 볼 수 있는 여건이 된 게 얼마나 기쁜지 이루 말 할 수가 없네요. 무슨 일이 있어도 첫 한국 GP는 TV가 아닌 육안으로 보고 이 귀로 직접 듣고 와야겠죠. 생전 가본 적 없는 영암이란 고장에서 서리를 맞고 잠드는 한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일단 현재 공개된 F1 2010 시즌 캘린더는 다음과 같습니다.
Round 01 - 3월 14일 바레인 Round 02 - 3월 28일 호주 Round 03 - 4월 4일 말레이지아 Round 04 - 4월 18일 중국 Round 05 - 5월 9일 스페인 Round 06 - 5월 23일 모나코 Round 07 - 5월 30일 터키* Round 08 - 6월 13일 캐나다* Round 09 - 6월 27일 유럽( 발렌시아 ) Round 10 - 7월 11일 영국 Round 11 - 7월 25일 독일 Round 12 - 8월 1일 헝가리 Round 13 - 8월 29일 벨기에 Round 14 - 9월 12일 이탈리아 Round 15 - 9월 26일 싱가폴 Round 16 - 10월 3일 일본 Round 17 - 10월 17일 한국 Round 18 - 10월 31일 아부다비 Round 19 - 11월 14일 브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