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얘기/movie 2009. 6. 3. 08:25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던 5월의 마지막 날...
어짜피 장은 봐와야 한다는 생각에 갑자기 당일 예매를 하고 극장을 찾았습니다.
이번에 본 영화는 얼마 전에 소설을 읽었던 댄 브라운 원작의 "천사와 악마( Angels & Demons )".
소설로는 나중에 나왔지만 영화로는 전작이 되는 '다빈치 코드'와 엮어서 광고를 많이 하더니...
영화의 감독, 주인공은 물론... 분위기까지 전작을 많이 의식한 영화더군요.
다빈치 코드와 비교하면 상당히 길어져야 되는 영화였지만...
( 책의 분량은 두 배에 가깝지만... 조금 늘어지는 서사가 많아서 내용이 두 배까지는 안 될 것 같습니다. )
어찌된 일인지... 정확하게 같은 플롯을 따르는 듯한 느낌으로 비슷한 시간에 끝나더군요.
( imdb 기준 시간으로 보면 다빈치 코드보다 10분이나 더 짧습니다. )
이쯤에서 누구나 짐작하실 수 있듯이... 소설의 다양한 묘사는 증발되고...
수많은 사건을 짧은 시간에 소화해 내기 위해 영화는 정말 정신 없이 진행됩니다.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인지 주된 영화의 플롯도 일부 편집되었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에 대한 묘사는 거의 대부분 거세되었습니다.
물론, 바티칸과 로마를 가보지 못한 케로군은,
( 사실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지만... ) 관광 온 기분으로 로마의 명소를 구경하는 데 의의를 둘 수도 있겠지만,
순수한 의미로 영화의 재미는 전작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뭐, 그래도 파리와 런던의 명소 구경, 미술관 박물관의 명작 구경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다빈치 코드 블루레이를 지체 없이 구매했던 것처럼,
천사와 악마도 조만간 블루레이가 나오면 찬찬히 뜯어봐야겠습니다.
( 영화의 호흡이 빠르다보니 로마의 명소를 음미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
Ron Howard 감독은 '코쿤'부터 '분노의 역류'나 '뷰티풀 마인드', '신데렐라 맨'같은
나름 괜찮은 영화들을 만들어 낼 능력이 있는 감독인 것 같은데,
전작 다빈치 코드나 이번 천사와 악마는...
왠지 급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이나, 군데군데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Tom Hanks나 Ewan McGregor 같은 훌륭한 배우들도...
캐릭터를 표현할 시간이 전혀 없다보니 출연료가 아까워진다는 느낌도 듭니다.
캐릭터의 묘사가 중요한 원작의 느낌을 담기엔 부족한 런닝 타임인 것 같았습니다.
주인공 여배우는 소설과 다르게 존재감도 없고, 배우도 누군지도 모르겠고... 결정적으로 관심이 안 가는군요. -_-;
이러다보니 차라리 다빈치 코드의 Audrey Tautou가 정말 괜찮은 캐스팅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몇 주 전에 아주 재밌게 감상한 'Terminator Salvation'과 너무나 비교되는...
구멍이 많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재미가 없고 못 만들었다고 얘기할 곳은 별로 없는 영화였지만
반대로, 재미있고 아주 잘 만들었다고 얘기할만한 곳도 별로 없는 영화랄까요?
그냥 그런 팝콘 무비로는 큰 손색이 없었으니 별점을 준다면 별 세 개 ★★★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헐리우드의 흥행 성적도 전작 다빈치 코드에는 크게 못 미칠 것 같더군요.
어째 올 해의 영화 선택은 어째 조금씩 빗나가는 느낌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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