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얘기/movie 2009. 5. 26. 09:10
"터미네이터:미래 전쟁의 시작( Terminator Salvation )"
아무리 T2의 열성적인 팬들이 실망했다는 소리도 들리고,
아무리 작년에 사전 유출됐던 결말이 차라리 더 나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아무리 McG의 연출 능력 부족과 자기만의 색깔 없음이 평론가들의 도마에 오르더라도...
케로군에겐 참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터미네이터:미래 전쟁의 시작( Terminator Salvation )"( 이하 T4 )를 감상했는데
주말의 엄청난 일 덕분에 영화 얘기를 쓸 엄두가 나지 않아 나흘만에 글을 올리게 됐네요.
어쨌든, 영화 얘기에 집중을 해 본다면... 일단 굉장히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오락 영화로서, 블록버스터로서 흠 잡을 데가 없고...
사소한 장면의 꼼꼼함이나 분위기 잡는 연출도 괜찮았습니다.
전작들에 대한 오마쥬도 충분했고....
무엇보다 존 코너 역의 주연 크리스찬 베일( Christian Bale )이 멋있었습니다.
조연들의 연기도 그리 나쁘지 않았고요...
아마도... 호불호가 ( 상당히 많이 )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케로군은 T2 역시 굉장히 재밌었고, 좋은 영화였으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괴물같은 연출력에도 찬사를 보냅니다만...
그 반면에 T3도 ( 다른 의미로 ) 재미있고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관객과 평단의 융단 폭격을 받았던 Jonathan Mostow의 연출도 맘에 들었었구요.
그런 의미에서... 터미네이터의 전작들을 "T2 >> T1 >> 넘사벽 >> T3"와 같이 줄 세우는 데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T1, T2, T3가... 하나의 세계관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영화'라는 느낌을 짙게 받고는 했지요.
T1은 SF 소재긴 하지만... 공포 스릴러물이란 느낌이 강했고...
T2는 정통파라고 하긴 애매한 면이 있지만... 어쨌든 메인스트림의 SF 걸작이라면...
T3는 다소 정치적인 색깔이 담기면서 메인스트림 SF를 비틀었던 의미있는 영화였다는 생각입니다.
이와 같은 흐름에서 평가한다면
T4는 밀리터리적인 색깔과 철학적인 문제 제기가 뒤섞인 새로운 창세기로 크게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 사실 도입부에선 비슷한 것도 아닌데 왠지 '콜오브듀티:모던워페어' 같은 느낌이 좀 나더군요... -_-; )
블루레이가 나올 때 쯤 다시 곱씹어봐야겠지만( 영상, 음향이 아주 제대로라 블루레이가 기대됩니다. ^^ )
결말에 대한 비판은 결과론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작년에 결말이 공개되었을 때는... 그런 결말은 인정 못한다, 말도 안 된다라는 얘기가 많았었는데,
이제 영화가 개봉되어 유출된 결말과 다른 결말이 나오자... 유출되었던 게 나았다라고 얘기하는 건 좀...
물론 케로군이 보기에도... 영화 내내 철학적으로 무게를 잡다가...
결말에 가서 수퍼 히어로물이 되어버리는 느낌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만...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영화를 기대하는 게 아니라면 충분히 참아줄만한 결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말까지 너무 무게를 잡으면... 정말 '배트맨:비긴즈'가 되어버리지 않았을까요?
차라리 다소 유치하더라도 5편으로 바톤을 넘긴 선택은 최선은 아닐지 몰라도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McG의 연출도 예상 외(?)로 괜찮았습니다.
'미녀 삼총사'를 떠올리면 꽤나 걱정이 되는 감독이겠습니다만...
T4에서 보여 준 연출력이나 화면을 잡아내는 것은 물론
전작들에 대한 충실한 오마쥬를 통해 올드 팬을 기쁘게 해 주는데도 빠지지 않습니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AV 매니아 가운데 많이 분포된 T2 매니아들에게는 전혀 만족스럽지 못 할 수도 있지만,
McG가 보여 준 전작의 대사와 장면의 재해석은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색깔을 많이 못 보여준 점은 아쉽다면 아쉬운 점인데요....
이건 아마... 전작에서 Mostow 감독이 당한 수모(?)를 보고 지레 겁 먹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선전한 덕분에... 현재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5편이자... 신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의 연출도 McG가 맡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케로군은 T4에 10점 만점에 8점 +@ 정도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별점으로 하면 ★★★★ 별 네 개죠...
제임스 카메론 식 T2를 신봉하시는 분들에게는 절대 비추입니다.
트랜스포머 정도의 스케일을 기대하셔도 실망하실테고요...
그리고, 배트맨 비긴즈 정도의 무게감을 바라신다면 다소 부족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크리스찬 베일의 팬이라면 반드시 극장을 찾으시기 바라며,
단순한 오락 블록버스터보다는 약간의 철학적 고민이 담긴 영화를 원하신다면 추천할만하고...
( 결단코 많이 담기진 않았습니다. ^^; )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신다면 충분히 만족할만 한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에 만족하지 않으시더라도... 영화가 끝나고 할 얘기는 참 많을만한 영화로는 남아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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