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F1 모나코 GP가 개최됩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국가 모나코에서 열리는 모나코 GP는 몬테 카를로 GP라고도 불리며, F1 시즌마다 가장 주목받는 레이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매년 F1 그랑프리가 열리는 써킷이 조정되면서 많은 써킷이 F1에 이름을 올렸다 내리지만... F1에 엄청난 변화가 없다면 적어도 당분간 모나코 GP가 F1 캘린더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주못받는 써킷의 그랑프리를 앞두고 혹시 모나코 GP를 보면서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서 써킷에 대한 간단한 분석을 해보고자 합니다.
모나코 GP가 열리는 모나코 써킷( Circuit de Monaco )의 다이어그램은 위 그림과 같습니다.
위 그림과 같은 모나코 써킷/모나코 GP가 가지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계 방향 써킷
- 시가지 써킷
- 2009 F1 캘린더에서 가장 짧은 써킷
- F1 경기가 열리는 서킷 중 가장 추월이 어려운 써킷 중 하나
- 그립, 다운포스가 더없이 중요한 써킷
정리하자면, 모나코의 시가지 써킷은 길이 매우 좁고, 런오프가 거의 없는 가운데 거의 매 코너마다 머신을 방호벽에 바짝 붙여야 하는 써킷이므로 단 한 번의 실수만으로도 사고를 내고 리타이어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다른 시가지 써킷이 다 비슷하다지만 모나코 써킷 역시 사고가 참 많이 나는 써킷이기도 합니다. ) 또한, 써킷의 폭이 매우 좁고 딱히 추월이 쉽다고 말할만한 곳이 거의 없으므로 F1 캘린더에서 가장 추월을 보기 힘든 써킷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드라이버들은 기차놀이를 하면서 추월도 없고 순위 변화가 없어서 재미가 없을 수 있겠지만, 그만큼, 피트 전략이 중요하고... 앞 차량을 압박하면서 실수를 유발하는 심리전이 재밌습니다. ( 이런 심리전을 읽기 어려운 초보자에겐 별로 재미없게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실제로 최근 5년 동안의 우승 기록을 보면... - 2008년 해밀튼 grid 3 - 2007년 알론소 grid 1 - 2006년 알론소 grid 1 - 2005년 키미 grid 1 - 2004년 트룰리 grid 1 다섯 그랑프리 중 네 번 동안 폴투윈이 이루어진 걸 알 수 있습니다. 2008년 해밀튼의 우승도 추월을 통해 순위를 바꾼 건 아니었죠. ( 참고로 2008년 폴포지션은 마싸입니다. )
또한, 차량의 세팅도 복잡해지는데, 불규칙한 시가지 써킷임을 감안한 서스펜션이 필요함은 물론 곳곳에서 복병으로 작용하는 그립 문제를 위해 상당한 다운포스가 필요해지는 써킷이기도 합니다. 2009 시즌처럼 다운포스 문제로 혼란스러운 판세가 만들어진 시즌이라면... 더더욱 다운포스 문제에서 앞서나간 팀( 현재라면 브라운 GP와 레드불? )에게 유리한 써킷이 되겠습니다. 또, 높은 그립을 얻기 위해 보통 소프터 타이어 선택이 크게 선호되는 써킷이 모나코 써킷입니다. 모나코 써킷이 다른 F1 써킷에 비해 짧기 때문에( 대부분이 5 Km 이상이며, 적어도 4 Km는 넘습니다. ) 모나코 GP는 무려 78랩을 돌게 되어 있으며, 그 와중에 '트래픽'의 압박도 심하고 백마커도 많이 생깁니다. '작전'이 그랑프리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밖에 없겠지요.
써킷의 주요 포인트 공략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유명한 코너들의 이름은 볼드로 표시했습니다. )
A. 1 코너 - 스타트/피니시 라인을 지나 첫 코너인 1코너는 90도 이상 꺾어지는 난이도 높은 코너입니다. - F1의 경우에는 최저 110 Km/h 이상의 속도로 공략을 해야 하지만 90도 이상 꺾어진 코너의 탈출구에는 약간의 여유도 없이 방호벽이 자리잡고 있어서 간혹 크고 작은 사고가 벌어집니다.( 심지어는 연습이나 예선에서도 사고가 일어납니다. ) 하지만, 그런 사고를 의식한다면 제대로 레이스를 펼칠 수 없습니다.
B. 3코너 - 1코너를 지나 3코너까지는 긴 오르막길이 계속됩니다. - 2코너는 코너같지 않은 코너이지만... 오르막길이 계속되는 동안 앞바퀴 그립이 강하지 않은 가속 구간이라 머신을 안정되게 다뤄야 합니다. - F1에선 최대 270 Km/h까지 가속을 하다가 왼쪽으로 선회하며 160 Km/h 이하로 속도를 줄입니다. - 하지만, 오르막이 끝나는 구간의 고속 선회( 3.5 G 이상이 발생합니다. )이므로 언더스티어의 위험이 있습니다.
C. 4코너 - 3코너 이후 오르막길이 내리막길로 바뀌는 코너로 이른바 '카지노 스퀘어'구간입니다. - 4코너는 3코너에서 이어지므로 좀 더 난이도가 높아지는데 반대 방향으로 3.5G 정도가 발생하므로, 상대적으로는 7G를 견뎌야 하는 구간이 됩니다. ;;; - 4코너를 안정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면 이후의 내리막길 구간에서 페이스를 잃게 됩니다.
D. 5~8코너 - 200 Km/h 이상으로 내리막길을 달리던 머신은 F1 써킷 중 가장 느리고 복잡한 구간에 진입합니다. - 5코너 - '미라보'에서는 내리막-급감속-130도의 우회전을 한 번에 감수해야 하며, 80 km/h 이하로 속도를 줄이게 됩니다. - 6코너 - '그랜드호텔 헤어핀'은 1단까지 낮춘 상태에서 50km/h 이하로 감속하는 F1에서 가장 느리면서도 가장 난이도 높은 구간입니다. - 그랜드호텔은 스티어링 휠을 '최대'로 돌려야 함은 물론 느린 속도 조절이 쉽지 않으므로 의외로 종종 추월 시도가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 또한, 너무 느리고 스티어링을 심하게 해야 하는 곳이므로 탈출시 쓰로틀 조절이 중요합니다. - 7, 8 코너는 '포르티에'로 불리며 다음 가속 구간을 위해 마지막으로 숨을 고르게 됩니다.
E. 9코너 - 말 그대로의 '터널'구간으로 오른쪽으로 매우 완만한 선회를 하면서 계속 가속을 합니다. - 터널 속에서는 큰 굉음이 드라이버들을 괴롭히지만, 시원시원한 가속 구간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 터널을 통과하면 갑자기 환해지기 때문에 아무리 바이저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약간의 변수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 갑자기 밝아진 터널 출구 앞에는 스피드 트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 10코너에서 추월을 시도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9코너에서 앞 머신에 최대한 달라붙을 필요가 있습니다.
F. 10, 11코너 - '씨케인'으로 불리는... 말그대로 씨케인인 이 구간은... 모나코 최고의 추월 지점입니다. - 추월에 실패하거나 브레이크가 잠기거나 감속에 실패하더라도 씨케인을 그대로 지날 수 있으므로 누구나 한 번 쯤 모험을 걸어보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 하지만, 터널에서 씨케인까지의 구간이 내리막길로 브레이킹이 쉽지 않으므로, 자칫하면 앞 머신을 추돌할 수 있는 구간이라 조심해야 합니다. ( 실제로 2008년 첫 포스 인디아의 득점이 가능했던 수틸이 페리라의 키미에게 이곳에서 추돌당해 결국 리타이어하고 말았습니다. )
G. 12코너 - 시가지 써킷 다운 90도 코너인 '타박'은 정확한 라인을 탈 필요가 있습니다. - 1코너와 비슷하게 '런오프가 없는' 중고속 코너라 은근히 종종 사고가 발생합니다. - F1에서는 160 km/h 정도의 속도를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H. 13~16코너 - 13코너 부터는 유명한 '스위밍풀' 구간입니다. - 스위밍풀은 씨케인입니다만... F1의 경우 200 km/h 이상으로 돌파해야 하는 고속 씨케인입니다. - 고속 씨케인을 통과하다가 15, 16코너에서는 다소 속도를 줄일 수 밖에 없습니다만, 90 km/h 이상의 속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I. 17, 18코너 - 짧은 가속 후 헤어핀에 가까운 우회전을 하게 되는 '라스카스 구간'입니다. - F1에선 17코너에서 200 km/h 가까이 끌어올린 속력을 18코너에서 60 km/h 전후까지 떨어뜨립니다.
J. 19코너 - '앤서니 노이에'라고 불리는 모나코 GP의 마지막 코너입니다. - 코너의 모양에 현혹되지 말고 정확한 라인을 잡아야 하는 오른쪽 90도 회전의 코너입니다. - F1이라면 100 km/h에 가깝게 코너를 공략하면서, 이후의 긴 직선 주로를 대비해야 합니다.
이상의 써킷 설명을 참고하시면서... 아래 너네튜브에 있는 마싸의 온보드 영상을 통해 모나코 써킷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