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09 시즌도 이제 서서히 중반으로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이번 주말 올 시즌 다섯 번 째 그랑프리이자 '유럽 시리즈'의 첫 경기인 스페인 GP가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어제 금요일 연습부터 내일 일요일 레이스까지 ) 모든 그랑프리가 다 중요하겠지만, 특히 이번 스페인 GP는 몇 가지 점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몇 가지 면에서 이번 GP를 프리뷰 해 보겠습니다.
1. 더블 디퓨저 전쟁의 제 2라운드
이제 많은 사람이 부르는 명칭이 '더블 덱 디퓨저'가 아닌 '더블 디퓨저'로 통일되는 분위기더군요. '-' 어쨌든, 이 더블 디퓨저 논쟁이 첫 세 GP를 폭풍에 휩싸이게 만들었다면... 이번 스페인 GP는 본격적으로 대부분의 팀이 더블 디퓨저를 적용하면서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더블 디퓨저를 장착했던 '디퓨저 삼총사' 그 중에서도 특히 1라운드의 승자인 브라운GP는 좀 더 업그레이드된 에어로 패키지를 장착하고 이번 스페인 GP에서 타 팀과의 격차를 벌여 놓으려고 합니다. 반면, 중국 GP부터 에어로 다이나믹 패키지를 수정해 왔던 맥라렌, 르노 등은... 이번 스페인에선 어느 정도 안정된 머신을 보여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무엇보다 더블 디퓨저에선 뒤늦었던 페라리도 '중간형'이나마 더블 디퓨저 등을 적용한 에어로 패키지를 스페인 GP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BMW 자우버의 경우에는 더블 디퓨저는 채택하지 않았지만... 노즈를 비롯해 몇 부분에서 변화를 주었기 때문에 역시 어느 정도 성능 향상이 될지 기대됩니다.
스페인 GP가 다른 서킷에 비해 공기 역학, 특히 다운포스의 비중이 큰 서킷이기 때문에 과연 더블 디퓨저 전쟁의 제 2라운드가 어떻게 펼쳐질지... 매우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예상하기로는 팀들간의 격차가 이전 그랑프리보다는 좁혀질 것이며, 버튼이 선두권을 노리겠지만, 다른 선수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봅니다.
2. 유럽 시리즈의 시작
17번의 그랑프리가 열리는 2009 시즌을... 좀 더 잘게 쪼개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우선 아래의 올 시즌 캘린더를 보시죠.
F1 2009 시즌 캘린더
[Rd01] 03월 27일 ~ 03월 29일 : 호주 GP (Melbourne) [Rd02] 04월 03일 ~ 04월 05일 : 말레이지아 GP (Kuala Lumpur) [Rd03] 04월 17일 ~ 04월 19일 : 중국 GP (Shanghai) [Rd04] 04월 24일 ~ 04월 26일 : 바레인 GP (Sakhir) [Rd05] 05월 08일 ~ 05월 10일 : 스페인 GP (Catalunya) [Rd06] 05월 21일 ~ 05월 24일 : 모나코 GP (Monte Carlo) [Rd07] 06월 05일 ~ 06월 07일 : 터키 GP (Istanbul) [Rd08] 06월 19일 ~ 06월 21일 : 영국 GP (Silverstone) [Rd09] 07월 10일 ~ 07월 12일 : 독일 GP (Nürburgring) [Rd10] 07월 24일 ~ 07월 26일 : 헝가리 GP(Budapest) 여름 휴가? [Rd11] 08월 21일 ~ 08월 23일 : 유럽 GP (Valencia) [Rd12] 08월 28일 ~ 08월 30일 : 벨기에 GP(Spa-Francorchamps) [Rd13] 09월 11일 ~ 09월 13일 : 이탈리아 GP (Monza) [Rd14] 09월 25일 ~ 09월 27일 : 싱가폴 GP (Singapore) [Rd15] 10월 02일 ~ 10월 04일 : 일본 GP (Suzuka) [Rd16] 10월 16일 ~ 10월 18일 : 브라질 GP (Sao Paulo) [Rd17] 10월 30일 ~ 11월 01일 : 아부다비 GP (Yas Marina Circuit)
시즌 캘린더의 구성을 크게 네 덩이로 나눠서 보면...
1. 시즌 오프닝 부터 비유럽 지역 그랑프리 4회 ( Rd01 ~ Rd04 ) 2. 유럽 지역 그랑프리 전반 6회 ( Rd05 ~ Rd10 ) 3. 한 달 간의 휴가 후 유럽 지역 그랑프리 후반 3회 ( Rd11 ~ Rd 13 ) 4. 시즌을 마무리 하는 비유럽 지역 그랑프리 4회( Rd14 ~ Rd17 )
정도로 구분할 수 있겠네요. 즉, 모든 팀에게 홈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는 유럽 지역 그랑프리가 이제 시작되고, 각종 이벤트나 이동보다 레이스 자체에 비중이 실리는 기간이 캘린더의 두 번째, 세 번째 단락이 되는만큼 유럽 시리즈의 첫 스타트는 많은 팀과 드라이버들에게 의미가 적지 않을 겁니다.
3. 폴 포지션의 행방
올 시즌 네 번의 GP에서 세 번의 그랑프리가 폴투윈( pole-to-win )으로 끝났습니다. 그만큼 폴 포지션의 중요도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재밌는 것은 스페인 GP의 최근 5년의 기록을 보면... 모든 레이스가 폴투윈으로 끝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4년에는 막강 F2004를 몰았던 페라리의 미하엘 슈마허, 2005년에는 맥라렌 유니폼을 입고 있던 키미, 2006년에는 르노의 알론소, 2007년에는 페라리의 마싸, 가장 최근인 2008년에는 페라리로 유니폼을 갈아 있은 키미까지...
모두가 폴투윈으로 스페인 GP 포디엄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습니다. 두 번이나 우승했던 키미와 알론소, 마싸가 모두 이번 그랑프리에 참가하지만... 머신의 성능에서 볼 때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또 다른 누군가가 폴투윈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 봅니다. 이런 기록을 잘 알고 있는 각 팀이 퀄리파잉 3에서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도 굉장히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물론 바레인 GP 때의 토요타처럼 주유 전략이 빗나가면 폴 포지션이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으니, 작전을 짜는 사람들의 머리가 굉장히 아프지 않을까 싶네요.
결론적으로 이번 GP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 새로운 에어로파츠로 무장한 각 팀 간의 격차가 얼마나 줄어들 것인가... - 버튼의 독주는 계속될 것인가? 베텔은 얼만큼 버튼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인가? - 폴투윈이 압도적인 스페인GP에서 폴 포지션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이 정도로 압축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 2005, 2008 우승자인 키미.... 홈그라운드인 알론소 등의 선전도 기대해 보고요... 나아가서 조금 더 자잘한 관전 포인트를 두 가지 언급해 보자면...
4. 브라운 GP의 터미네이터 솔베이션 홍보
갑자기 2006년 모나코의 레드불이 떠오르는 얘깁니다만... 당시 레드불이 슈퍼맨 리턴즈의 홍보를 하면서 드라이버들이 망토를 두르고 나오더니만... 포디엄에 오른 쿨싸드 옹이 망토를 착용하면서... 제대로다! 라는 인상을 주었었는데요... 올 시즌 가장 차량에 스폰서 홍보물이 적은 브라운 GP가 이번 달 개봉하는 영화 터미네이터 솔베이션의 홍보를 맡아서, 차량에 터미네이터 이미지를 심고 나오는 것도... 재밌다면 재밌는 점이네요. ^^; 아래 사진을 참고해 주세요.
패독에 포스터도 붙이고...
리어 윙 측면도 이렇게 장식했습니다. +ㅅ+
5. 레드불, 토로 로쏘의 써드 드라이버브랜든하틀리( Brendon Hartley )
얼마 전까지 수퍼 라이센스를 가진 써드 드라이버가 없어서 BBC 해설자로 변신한 쿨싸드가 써드 드라이버로 등록되어 있던 레드불이었는데... 드디어 이번 스페인 GP에 써드 드라이버가 정식 데뷔합니다. GP2에서 이름을 날렸던 선수도 아니고( GP2에 참가하지도 않은... -_-a ) 무슨 마카오GP에서 우승하거나 한 선수도 아닙니다만... 예전의 레드불과의 인연이 이 선수를 써드/테스트 드라이버로 만들어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역시... 인맥이 중요한 걸까요? -_-?
2008년에는 토로 로쏘의 테스트 드라이버였습니다만... 이번 스페인 GP부터 정식 써드 드라이버가 되었으니.... 누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꿈의 F1 머신을 몰 수 있겠군요... 그런데, 이 선수... 무려 89년생입니다. -_-; 베텔보다 두 살이나 어리고, 부에미보다도 한 살이 어립니다....
2007년 포뮬러 르노 시절의 하틀리...
헛.... 얼굴 보고 뽑았나? ( 잘 모르겠는데... 이런 스타일 여성들이 좋아하나요? '-'? )
사족이지만... 브랜든하틀리 선수가 2008, 2009 시즌 F3 유로 시리즈를 뛰는데 소속이 Carlin Motorsport더군요. 바로 A1 GP에서 한국팀의 운영을 담당했던 팀인데요... ( A1 GP 얘기가 나오니까 가슴이 참 답답... 하군요... ㅠ.ㅠ 어쨌든 엊그제 2008~2009 시즌이 끝났습니다. ) 요즘 레드불 이미지가 한창 좋은데다가... 젊고 미래가 창창한 드라이버들이 대거 등장하는 게 더욱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꽃미남? ( ... 그러나 다른 사진 중엔 굉장히 촌스러운 이미지도 많았다는... -_-;;;; )
어쨌든... 이런 사소한 이슈까지.... 이번 스페인 GP에 대해 간단 프리뷰를 해 보았습니다. 일요일 밤( 일요일 레이스는 한국 시간으로 밤 9시 시작! )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