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얘기/issue / gossip 2008. 6. 27. 08:36
구국의 강철대오!
이 말을 들으면 무엇이 생각나십니까?
케로군이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만 해도...
비록 소위 운동권과 거리가 있었던 케로군이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전대협은 나와 우리를 대표하는 사람들이라고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잘잘못을 비판하고 개선하는 문제와는 별도로 말이죠...
그런 알 수 없는 소속감은 사람마다 달랐겠지만...
적어도 제 주위 사람들은 비슷하게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조금 비약해서 말하자면...
어쨌든 케로군도 전대협의 일원이었습니다.( 단 한 번도 어떤 '대표자'는 아니었습니다만 ㅎㅎ )
아니,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NL이고 PD고 아웅다웅 싸우던 시절에도...
앞장서서 좀 더 적극적으로 교투와 가투를 나가던 친구든...
뒤에서 혼자 팔짱을 끼고 바라보며 독설만 늘어놓던 친구든...
말하지 않아도 느끼는 모종의 소속감이란 게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서도 이제 선배 소리를 듣던 시절,
시민들과 괴리되어 있는(?) 전대협을 대체한다는 한총련이라는 단체가 나타났지만...
아마도 그 이전에 스스로를 '전대협'으로 각인했던 사람들은...
끝까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전대협'에 두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15년이 지났습니다.
그 때의 전대협들은...
다들 사회에서 가정에서.... 삶이라는 버거운 상대와 또 다른 치열한 투쟁을 벌이고 있겠죠.
2008년...말도 많고 탈도 많고 짜증나고 화나고 답답한 시국에...
그냥 답답하다는 말로는 이루 표현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할 즈음에...
비폭력이라는 허울 좋은 이상에 발목이 잡혀 누구와 싸우고 어디로 가야할지조차 모르는
갈 곳 잃은 사람들의 한 숨 속에... 그리운 목소리가 섞여 들리더군요...
28일 오후 2시에... 빨간 손수건을 들고 '전대협'의 깃발 아래 모이자...
그 이름을 입에 올릴 때는... 정말 많은 생각들이 머릿 속에 태풍처럼 몰아칩니다.
구국의 강철대오 전 ! 대 ! 협 ! 말입니다.
대학 새내기 시절... 꼭 '철의 노동자'와 후렴구가 헷갈리곤 했던...
그 진군가도 기억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폭발하는 후렴구의 바로 앞 구절...
'조금만 더 쳐다오! 시퍼렇게 날이 설 때까지' 이 구절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일어섰다 우리 청년 학생들 / 민족의 해방을 위해
뭉치었다 우리 어깨를 걸고 / 전대협의 깃발 아래
강철같은 우리의 대오 / 총칼로 짓밟는 너
조금만 더 쳐다오 / 시퍼렇게 날이 설 때까지
아아 전대협이여~
우리의 자랑이여~
나가자~ 투쟁이다~
승리의 그 한길로~
28일 과연 전대협의 깃발이 등장하고....
그 아래 빨간 손수건을 든 사람들이 단 몇 명이라도 나타난다면...
왠지 북받쳐오르는 감동에 눈시울을 적시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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