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 사진 포스팅의 마지막회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포스팅은 여행의 마지막 날 사진이기도 하군요.
여행의 마지막날은 조금 BECK's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때우고( 호텔 숙박료에 포함된 조식 ) 체크아웃 후 호텔 로비에 짐을 맡기고... 써니양과 케로군이 꿈꾸던 여행 방식(?)을 택했습니다. 써니양과 케로군이 꿈꾸던 여행 방식이란... 함께 모여서 먹고 자고 하지만... 여행은 따로 하는 것 -_-; 그래서, 써니 양은 위 사진의 Loft에서 맘 껏(?) 쇼핑하러 홀로 떠나고.... 케로군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만다라케 시부야점, 요시모토 홀과 같은 건물에 있는 '이시바시 악기점 시부야점'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11시 문을 여는 타이밍을 기다려 2층에 위치한 이시바시 악기점에 올라가니... 엄청난 고가의 장비들이 저를 반겨주는 것 같더군요... ^^; 50만엔~100만엔의 장비도 많은 데다가... 따로 공간을 구분한 빈티지 코너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은 골동품을 넘어 문화재 수준의 기타들이 잔뜩 있더군요... ㅠ.ㅠ
케로군도 침을 흘리면서 구경하다가... 하나의 기타에 눈이 꽂혔는데... 그 기타는 바로...
빨간색과 S자의 굴곡이 매력적인 gibson SG diablo였습니다. 보통의 SG가 solid라는 이름에 걸맞게 둔탁한 평판 바디인 반면... diablo는 곡선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사진보다 실물이 예쁩니다. +_+ 가격이 살짜쿵 부담됐지만( 22만 엔 ) 살까 말까하는 생각이 머릿 속에서 요동쳤습니다.
케로군이 기타를 뚫어지게 보고 있자니... 점원이 한 번 쳐보라고 권유해주더군요.... ;;; ... 기타 잘 못 친다 그래도 괜찮다는 점원... -O- 튜닝까지 다 해 주고, 픽가드 대신 테이프를 발라주고는 앰프 앞에 저를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거의 한 시간동안 SG diablo를 가지고 놀았습니다.... ^^;;;; 결론은... 기타가 참 좋지만... 제 타입은 아니더군요... 깁슨 다운 입자감이 자글자글하지만... ESP에 심취한 케로군에겐 좀 답답한 사운드... ㅠ.ㅠ 그렇게... 기타를 점원에게 돌려주고... 이시바시 악기점을 떠났습니다.
써니양과 ( 역시 골든위크의 마지막날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는 ) HMV 시부야점에서 다시 만나 허기를 달래기 위해... 케로군의 회사 본사가 있는 셀루리안 타워로 향했습니다.
위 사진의 중국음식점 陳은... 출장 가면 종종 식사를 하는 곳인데... 가격은 좀 쎄지만( 특급 호텔의 간판 식당이라는.... ) 음식은 정말 맛있습니다. 중국 요리의 3대 명인 중 한 사람이라는 주방장이... 마파두부 요리를 그렇게 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식당에서 주문을 하고 마냥 기다리는 써니양.... 소문만 들었지, 직접 맛 본 적은 없어서... 아직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표정입니다. 마파 두부가 달라봤자 얼마나 다르겠어?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이 곳의 마파 두부는 정말 맛있습니다... 처음에는 강한( 양도 많은 ) 향신료가 살짝 부담될 수 있지만... 익숙해지기만 하면 괜찮습니다. 밥도둑이란 말도 있는데... 소식하는 케로군이 많이 먹는 얼마 안 되는 메뉴입니다. ^^;
그 마파 두부를 먹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써니양은 두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
식사를 마치고, 호텔 뒤뜰에서 살짝 사진을 찍다가.... 셀루리안 타워 뒤편에 있는 animate에 들렀습니다. 사고 싶은 것은 많지만... 막상 구입은 잘 하지 않게 되는 animate.... ㅠ.ㅠ
다행히, 이번에는 써니 양이 소소한 물건들을 잔뜩 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위 사진의 핸드폰 액정 보호막은 정말 맘에 들더군요... 담에는 서 너 개 사올까 합니다... ㅎㅎ
그렇게,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서... 다시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은 뒤.... 택시를 탈까 기차를 탈까 고민 하다가....( 이미 너무 지쳐 있었습니다. ) 호텔 바로 앞에서 린카이센 - 동경모노레일 코스를 택해 하네다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이쯤 되니, 집에 있는 고양이들도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더군요... ( 한동안 잊고 있던 고양이들에게 미안할 따름 )
모노레일엔 좌석도 없어서 써니양이 많이 지쳐했습니다. 택시를 탈 껄 하고 후회하고 있는 모습.... 그래도, 이번 여행은 돈을 좀 많이 썼기 때문에.... 마지막 교통편이라도 아껴야 했습니다.... .... 만, 돌아오는 비행기에선.... 기내 면세점에서 꼬냑도 한 병 샀다죠... -_-;;;; 무슨 귀신이 씌웠나 봅니다.
어떻게 돌아왔는지 정신 없이 한국에 도착하고 보니 그래도 고국이라고 기운이 좀 나더군요... 기내식이 별로인 JAL이었던지라... 허기가 끓어넘쳐 먹을 거리를 찾았습니다만.... 출발 직전에도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도착 직후에도 롯데리아 햄버거.... 그래도 달라진 점이 하나... '우리 롯데리아는 호주산 청정육' 운운 하는 글귀가 붙어있더군요... ( 이 때가 막 촛불 시위 시작된 직후라는... )
이렇게 써니양과 케로군의 결혼 4주년을 기념한 동경 여행이 끝났습니다. 여행기를 쓰는 동안 결혼기념일이 지나가 버렸네요. 변변한 선물 하나 없는 기념일이 되어버렸지만...( 넘 미안하다는... ㅠ.ㅠ ) 비슷한 생각으로 재미있게 함께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동반자 써니양에게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고맙다는 뜻에서.... 조만간 꼭 다시 일본 여행을 다녀오리라 마음 먹어봅니다. 다음엔 꼭... 하코네 온천 같은 데에서 푸욱 쉬기만 하고 오리라 마음 먹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