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매번 생각하는 것은... 제발 다음 여행은 천천히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다니자... 하는 것입니다만, 이번 여행도 3일차 아침에는 이미 몸이 녹초였습니다. 다행히 3일차는 동선이 짧았기 때문에( 하라주쿠 > 시모기타 > 다이칸야마 정도로 계획했었습니다. ) 쉬엄쉬엄 구경하며 다닐 수 있으리라고 생각을 했죠...
아침 식사는 숙소인 HOTEL METS 3층의 중식당( 이름이 계림인가? )의 간단한 조식 부페, 또는 위 사진의 BECK'S에서 토스트 세트를 골라 먹는 것이 가능했으므로... 나름 아침은 든든히 먹고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서 11시가 다 되어서 호텔 문을 나설 때까지는 적어도 상태가 좋았습니다...
그렇게, 용감하게 여행 셋째날 첫 목표 지역인 캣 스트리트로 향했습니다. 5년 전의 올빼미 여행 때도 좋은 추억이 있었으므로 기대 충만하여 출발했다죠.
그러나, 이게 왠 일... 전에 가 본 적이 있다는 게 함정이었는지, 따로 자료를 찾아보지 않은 죄로... 캣 스트리트에서는 위 사진처럼 휑한 거리를 걷는 것 밖에는 할 것이 없었습니다.
아침 열 한 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 캣 스트리트의 가게들은... 대부분 열 두 시 오픈... 간혹 오후 한 시 오픈도 있더군요... -_-;;;; 젊은이들이 바글바글한 아기자기한 거리의 모습은... 결코 볼 수 없었습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우중충한 날씨에 썰렁한 캣 스트리트를 걷다보니... ( 아무 것도 구경한 것이 없는 덕분에 ) 캣 스트리트의 끝을 알리는 불가리 매장까지 와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캣 스트리트에 죽치고 앉아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시간을 기다릴 수도 없고 해서, 과감하게 하라주쿠 역 방향으로 이동해 버렸습니다. 잘 있어라, 캣 스트리트. 담에 꼭 다시 오마... 오후 늦게... -_-;
불가리 매장을 벗어나 JR 하라주쿠 역으로 가는 육교까지는 얄밉게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더군요... 물론 이쯤에서 파악한 것은... 이 날이 바로 '어린이날'이라는 것 -_-; 결국 셋째날은 하루 종일 어린이 구경을 잔뜩 했습니다. ^^;
위 사진은 육교에서 내려다 본 메이지 신궁 입구입니다. 다리를 건너지 않은 바로 오른쪽에는 JR 하라주쿠 역이 있고,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가면 메이지 신궁, 왼쪽으로 가면 요요기 공원이 되겠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요요기 공원에 가서 꼭 '벼룩 시장'을 구경하자는 것이었습니다만, 막상 요요기 공원 근처에 가니 어디선가 들리는 메탈리카의 "one"... 소리를 따라가보니 위 사진 같은 밴드가 공원 입구에서 연주를 하고 있었더랍니다. 밴드 이름이 'Majellyca'라고 했는데... 메탈리카스러운 연주는 좋았지만.... ... 어쨌든, 이 밴드 연주 구경하면서 10분 정도 앉아서 쉬다가 이동했습니다.
요요기 공원은 그냥 평범한 가족 공원의 느낌이었습니다만... 사진 속의 저 나무들은 상당히 크더군요.... 대도시 중에 도심에 나무가 많은 공원 없는 곳이 어딨겠습니까만은... 위 사진의 나무들은 특히나 심하게 컸습니다. ( 덤으로 위 사진에서 써니양 찾기 해 보시길... ㅎㅎ )
벼룩 시장 장소를 물어보면서 구입했던 오후의 홍차를 마시며( CF 포즈로 사진도 찍으며 ) 유유히 걸어가서 도착한 곳에는...
이런 벼룩 시장이 펼쳐져 있더군요... 도쿄의 3대 벼룩 시장이라고도 누가 그러던데... 막상 현장에서 느낀 느낌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다... 는 것이었습니다. 홍대 벼룩 시장보다도 작은 느낌? 아마도 골든 위크동안 계속 벼룩 시장이 열려서 그렇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홍대의 벼룩 시장과 큰 차이가 있다면 가족 단위나, 어린 아이들이 파는 벼룩 시장이 꽤 많았다는 것... 예쁜 상품보다는 쓰다가 내놓은 상품이 많았다는 것... 정도가 되겠네요... ( 벼룩 시장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완전 상업적으로 물건 팔러 나온 사람들도 꽤 되었습니다. -_- ;;; )
셋째날의 점심은 꼭 시모기타에서 먹자는 생각으로 다시 시부야로 이동을 시작해서, 시부야 코엔도리 쪽으로 걸어나오면서 노점상들을 구경하며 '왠 노점상?'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어린이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곁들여진 페스티발이 진행되던 중이더군요. 꼭 보고 싶었지만 여행 기간이 맞지 않아서 보지 못했던 긴자 시내에서 진행되었던 것 같은 플라워 카펫도 하나 만들어 놨더군요... ( 물론 긴자의 그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정도 구경으로도 감지덕지... ㅠ.ㅠ )
어쨌든, 어린이날의 아이들 러시는 한일 공통인지라... 열심히 인파가 적은 공간을 찾아 이동하면서, 캣 스트리트나 요요기 공원의 벼룩 시장 모두 기대했던 것만큼 볼거리도 없었고, 추억에 남길만한 감동도 없었기 때문에... 조금은 기운을 내서 시모기타자와로 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