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케로군도 홈페이지의 내용만 보고 써니양에게 이곳을 추천했는데, 막상 찾아가보니 넨네코야보다 많이 부족하더군요. 전시회의 작품은 소수의 작품만 전시된 데다가, 대부분 고가 아니면 품절이란 점도 아쉬웠고... 작은 공간에 비해 너무 귀족적이려고 애쓰는 듯한 분위기는 그닥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역시 고양이다운 것은 자연 그대로, 혹은 골목길 그대로 주저 앉아 동화되는 서민적인 게 아닐까합니다. ( 귀족 고양이들의 거센 비난을 들을지도 모르겠군요... ^^; )
결국 고양이발 핸드폰 줄 두 개만 구입한 뒤( 그래도 득템 ! ! ) 바로 네즈 신사로 향했습니다.
네즈 신사( 根津神社 )에서는 매년 골든위크가 걸리는 4월 말에서 5월 초 즈음에 츠츠지마츠리( つつじ祭り )라고 불리는 축제가 열립니다. 츠츠지(つつじ)는 우리 말로 하면 철쭉이던가요? ( 식물에 문외한 인 케로군 -_-; ) 어쨌든, 써니양과 케로군 모두 제대로 된 마츠리는 처음 구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를 했습니다.
이미 신사 주변 1km의 모든 길에 몇 미터 간격으로 마츠리 광고가 붙어 있고... 신사가 눈에 들어오는 거리가 되면 노점상들 덕분에 말그대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 덕분에 마츠리가 열리는 신사를 찾아가는 건 너무나 쉽습니다. -_-; 광고와 인파를 따라가면 됩니다. ) 말 그대로의 인파를 헤치고 네즈 신사에 도착하자...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보던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지더군요.
그것은 바로 "먹고 노는 시장 바닥" ... 이었습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만화나 사진으로 볼 때는 상당히 낭만적인데.... 막상 저 가운데 들어가서 인파에 휩쓰리며 진흙탕 위를 걷고 있노라면... 조금 생각이 바뀌더군요... 물고기 건지고, 각지의 특산 요리를 노점상에서 만들어 주는데... 그닥 청결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O-
마츠리를 제외하고 네즈 신사의 특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 냉정하게 말하면 없습니다. -_-; 같은 날 이미 우에노 공원 안에 있는 고조텐 신사( 五条天神社 )를 보고 왔기 때문에.... 작은 도리가 주욱 늘어서 있는 것이나, 여우 상 같은 것들이 특징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철쭉 축제 같은 걸 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명색이 철쭉 축제라고 철쭉이 많긴 많았습니다만, 사실 사람이 더 많았다는 기억만 남아있습니다. ㅠ.ㅠ 30분 가까이 인파에 치이다보니, 사진이고 관광이고 뭐고... 쉬고 싶은 생각만 들더군요... 마츠리는 채 한 시간도 구경하지 않고, 들어간 입구와는 반대쪽인 남쪽의 정문으로 신사를 탈출했습니다. 다음 목적지이자 쉼터로 삼을 곳을 찾으면서 뒷골목으로 이동했는데...
관광 안내 책자 같은 곳에서 추천하던... 이세타츠( いせ辰 )나
쵸지야( 丁子屋 ) 같은 곳에서도...
( 재미있는? ) 연출 사진 몇 장만 찍고... 카페 람포( 乱歩 )로 서둘러 이동했습니다. 야나카의 특징적인 꾸불꾸불한 골목을 돌고돌아 람포 앞까지 도착했을 때는... 순간 깜딱 ! ! ! 문 앞에 "Closed"라고 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까 ! 쉬는 날까지 분명 조사하고 왔는데 이 무슨 날벼락.... 하면서 가게 앞을 떠나지 못하는데... 안에서 손님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오더군요... 점원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다른 손님을 안으로 인도하는 것을 보고 써니 케로도 진입 ! ! ! 한 시간 여 동안 지친 몸을 쉬게 했습니다. '-'
안으로 들어가서 메뉴 설명을 들어보니... 오늘은 '식사가 안 되기 때문에' 안내를 하는 중이었다고 하더군요... 어짜피 밥 생각은 없었으므로 커피 한 잔과 함께 긴 휴식을 가졌습니다.
이 가게의 주인 할아버지가 추리소설가 에도가와람포( 江戸川乱歩 ) 씨를 좋아해서 지었다는 가게 이름. ( 그러나 케로군은 그 분의 소설을 구경도 해 본 적이 없다는... ㅠ.ㅠ ) 고양이 료스케군( 3회 여행 사진 포스트를 참조 해 주세요 )이 주도하는 '온통 고양이 분위기'. 그리고, 어두운 조명 아래... 국적 불명의, 서민적이고 아기자기한 카페가 너무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정신 없이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있다보니, 주인 할아버지가 이것 저것 공연 전단도 나눠주시고, 료스케 군 사진 연출도 해 주시고... 너무 편안하고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지친 몸 충전 90%( 아무리 해도 100%는 충전이 안 되는 ㅠ.ㅠ )를 마치고... ( 너무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 남은 야나카 지역( 야나카긴자, 스카이자바스하우스, 텐노지 등등 oTL )은 다음 여행을 위해 패스하고, 지하철 센다기역을 거쳐 미드타운으로 바로 이동했습니다.
[ 잠깐 정보 : 야나카( 谷中 )]
야나카( 谷中 )는 JR 야마노테센 '닛뽀리 역'의 남쪽 지역을 가리키는 지명으로 서쪽으로는 '야나카긴자' 남쪽으로는 지하철 '센다기 역'과 '네즈 역' + 네즈 신사, 동으로는 우에노 공원에 이르기 전까지의 지역을 야나카라고 부릅니다.
야나카의 특징이라면, 야나카긴자로 대표되는 '옛스러운 가게'들과 '현대적인 상점'이 뒤섞여 있다는 것. 교토처럼 옛스럽기만 한 느낌은 아니고, 도쿄의 다른 지역처럼 현대적이지만도 않은. 그러면서도 전반적으로 서민적인 느낌이 나는 곳입니다. 관광지(?)라고 불릴만한 건물들은 하나같이 '작거나', '낡았거나', '소박'합니다.
케로군처럼 JR 야마노테센 우에노 역을 이용하여 '우에노 공원'부터 야나카로 이동하거나, 지하철 '토다이마에 역'( 동경대 앞 역 )에서 내려 이동할 수도 있으나, 보통은 JR 야마노테센 닛뽀리 역, 또는 니시(西)닛뽀리 역 또는 지하철 센다기/네즈 역을 이용하여 관광하는 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예전에는 관광책자에 종종 소개되는 곳이었는데, 일반적인 쇼핑 아이템이 적은 편이고, 볼거리는 소소한데다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덜 상업화된(?) 지역적 특성 덕분에... ( 상점이 많긴 한데... 왠지 쇼핑에 편한 구조는 아닙니다. ) 요즘은... 소소한 여행지를 소개하는 책에만 가끔 등장하는 지역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아무리 주요 여행 코스로 소개가되지 않는다고 해도 ( 특히 케로군과 같은 타입이라면 ) 추천할만한 여행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 한국인을 포함해서 ) 많은 여행객들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오늘은 보너스로... 5D에 담은 ( 고조텐 신사와 ) 야나카 지역의 사진을 올려보겠습니다.
우에노 공원에서 고조텐 신사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써니양. 역시 5D !
고조텐 신사의 여우 상... 네즈 신사의 여우 상보다 훨씬 예뻤습니다. 역시 역시 5D !
고조텐 신사에서 써니양의 연출 사진... ( 이번 여행에선 가능하면 사진을 '재미있게' 찍으려고 노력했다죠? ^^ ) 음... 이것도 역시 5D ? ... 이제 그만... ㅠ.ㅠ
평범한 야나카의 골목길... 이런 곳입니다. '-'
넨네코야 앞. 왼쪽 길로 쭈욱 걸어가서 길을 건너면 네즈 신사의 정문이 나옵니다.
써니양이 찍은 우체통... '-'
갤러리 네코마치는 이쪽 골목으로 들어가시오. 오른 쪽으로 돌아서 돌계단 위 !
바로 이 계단 위가 갤러리 네코마치...
갤러리 네코마치 문 앞에서...
네즈 신사의 츠츠지 마츠리. 마츠리라면 역시 물고기를 건져야 ! ! !
마츠리 홍보 대사 써니양...
갤러리 네코마치에서 구입한 핸드폰 줄... 젤리가 까만 게 케로군 것 ! 사진 촬영은 카페 람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