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날 저녁은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숙소에서 가까운 시부야 지역만 둘러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호텔이 위치한 JR 야마노테센 시부야 역의 '신미나미구치(新南口)'에서 출발해서 시부야 역을 한바퀴 도는 느낌으로 동선을 잡았습니다.
가장 먼저 악기 전문점인 KEY에 들려서 구경을 하고( 피크 열 개 구입 -_-a ) 케로군의 회사 본사가 위치한 셀루리안 타워를 잠깐 들러서 -> 여기까지의 사진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부근의 하늘 사진을 찍었던 예전 글을 참고 해 주세요. ^^ 이제는 많이 익숙해진 하치코구치(ハチ公口) 앞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도로를 메우고 있더군요. '골든 위크'를 몸으로 느끼며 인파를 헤치고 도착한 곳은 애플 스토어 시부야( Apple Store, 渋谷 )였습니다.
건너편에 GAP 매장이 있어서 잠시 GAP을 구경하고 애플 스토어에 들어가보니... 내부는 ( 마치 건물 전체가 애플 매장일 것 같은 ) 겉모습과는 달리 상당히 아담한 2층 짜리 매장이었습니다. 정작 매장의 넓이나 판매하는 상품 수로만 따지면 코엑스의 애플샵보다도 작을 겁니다. ( 그러나 안내를 위한 도우미와 직원은 그 좁은 공간에 열 명 이상이 배치되어 있더군요 -O- ) 거기다가 2층은 매장을 위한 공간보다는 워크샵을 위한 공간으로 '여유있게' 구성이 되어 있는 덕분에 오랫동안 둘러보고 쇼핑할만큼 물건이 많지는 않더군요....
사실 이번에 애플 스토어 시부야에 꼭 가려고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애플 스토어 시부야 한정 '하치코(ハチ公)' iPod 케이스를 구입하는 것이었습니다만, 너무너무나 아쉽게도 iPod nano 전용 케이스만 남아있고, Touch 전용 케이스는 품절이더군요... oTL 이로써 시부야의 상징 하치코가 그려진 iPod 케이스는 포기하고 고무 케이스 하나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애플 스토어와 같은 블럭이라... 길모퉁이만 돌아가면 나오는... 케로군이 꿈에 그리던 매장 ESP 시부야 CRAFT HOUSE를 방문했습니다.
이렇게 ESP 직영 매장이 있음을 알리는 간판과
입점 업소 안내판만 봐도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케로군의 기타( Explorer )와 써니양의 기타( Viper )가 모두 ESP이기도 하고, 이래저래 많은 글을 썼던 것처럼 케로군이 너무나 좋아하는 기타 브랜드였기 때문에... ESP의 직영점은 꼭 한 번 방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10년 묵은 한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ESP 시부야 CRAFT HOUSE로 올라가는 길에는, ESP를 사용하는 아티스트들의 사진이 잔뜩 붙어 있었습니다.
문 앞에만 서도 가슴이 뿌듯해져 오는 ESP의 느낌. 저 안에는 800 개 이상의 ESP 기타가 전시되어 있는 것입니다.( ESP 광고에 의하면 '-' ) 물론, 케로군의 상식으로는 이런 점포에 800 개의 기타가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면 20만 엔( 우리 돈 200만 원 정도 ) 이상의 고가의 기타는 열 댓 개 정도를 전시해 놓겠군... 하는 것이었지만, 매장에 들어서자... 이런 상식이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이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깜짝 놀라면서 촬영 여부를 물어보자 점원은 친절하게도 자유로운 촬영을 허락해주셨으나... 흥분해서 기타만 보기에도 여념이 없는 케로군은 정작 사진을 찍을 생각은 해보지도 못하고, 조용히 구경하던 써니 양의 5D만이 열심히 셔터를 여닫았습니다. ( 써니양에게 감사할 따름 ㅠ.ㅠ )
[ 잠깐 정보 : ESP 渋谷 CRAFT HOUSE ]
ESP는 1975년 일본에서 설립된 악기 회사입니다. ESP라는 이름은 Electric Sound Products... 심하게 뻔한 이름입니다만, 예전에도 케로군이 짧지 않게 칼럼을 쓴 적이 있지만 gibson이나 Fender 같은 넘사벽 너머의 기타 브랜드를 빼놓는다면,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하드한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훌륭한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지명도가 하늘을 찌르는 ESP의 직영점이 ( 홈페이지에 의하면 ) ESP의 본 고장인 일본에도 단 세 곳 밖에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오사카의 우메다와 도쿄의 오차노미즈, 그리고 바로 ESP 시부야 CRAFT HOUSE입니다. ESP의 강점 중 하나가 "고객이 원하는 기타라면 어떻게든 만들어낸다"라고도 하는데, 바로 이 곳에는 상당한 규모의 공방이 있어서, 원하는 기타의 주문 제작이 가능합니다. 덕분에 ESP를 이용하는 일본 아티스트들( 루나씨, 라르깡, 나이트메어 등등 )은 독특하다 못해 괴상하기까지 한 시그네이쳐 기타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죠. 재미있는 일본 아티스트들의 기타를 보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해서 확인해 보세요. 아래에서는 톱 클래스 메탈 아티스트들의 시그네이쳐 기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타들의 실물을 시부야 도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ESP 渋谷 CRAFT HOUSE입니다.
그럼, 여기서 잠시 5D로 담은 ESP 渋谷 CRAFT HOUSE의 사진을 싣겠습니다.
매장 정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기타들. 정면에 60만 엔이 넘는 ( 그나마 구형이라 이 가격 -_- ) 타카미자와 모델이 보이는군요... LTD, Edwards, Grass Roots, Navigator 같은 ESP 계열 브랜드가 비교적 저가라고 무시하는 게 아니라 값이 싸든 비싸든 관계 없이 모두 보여주겠다는 전시 태도 덕분에... 비교적 고가의 ESP 브랜드 제품들을 맘껏 볼 수 있어서 감동 백배 ! ! !
케로군이 가장 갖고 싶은 39만 9천 엔밖에( ! ! ! ) 하지 않는 White Explore 앞에서 넋을 놓고 있습니다. 그 뒤에는 57만 엔과 54만 엔의 가격표가 빛나는 짝V 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군요... 케로군의 왼쪽으로는 오리지널 트럭스터가 걸려 있습니다. 메탈리카 덕분에 ESP를 알게 되었고, 그 덕분에 ESP의 기타를 사랑하게 된만큼... 이 코너가 케로군에겐 가장 소중한 장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아 White Explore... OTL
이곳은 말 그대로 카탈로그에서 볼 수 있는 기타는 모두 다 걸려 있는 꿈의 가게 ! ! !
이 가게에서는 싼 축에 드는 Edwards의 10만 엔 짜리 요코야마 켄 모델 기타... 알로하~~~ 이것도 사실 갖고 싶었던 기타 중 하나였는데... 실물로 보니 웹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고급스러워서, 덕분에 이것도 지름신이 강림할 뻔 했습니다. -_- ( 웹의 사진만 봐서는 상당히 장난감 같을 줄 알았는데... ㅠ.ㅠ ) 떼 돈 벌어야겠습니다. ㅠ.ㅠ
'라우드니스'의 타카사키아키라 전용 기타... "본인 사용 기타" "Don't Touch Please"라고 써 있더군요... ㅎㄷㄷ 써니 양이 라우드니스를 좋아해서 이 사진을 찍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역시 ESP의 기타는 소리 뿐 아니라 겉모습만으로도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라고 생각하면 좀 오버일까요? '-'?
이 곳에서는 ESP 로고가 찍힌 열 개의 피크를 구입하고, ( ESP 로고만으로도 정말 많은 피크가 있습니다. ㅠ.ㅠ ) 못내 아쉬워서 ESP 30주년( 벌써 3년이 지났지만... -_- ) 기념 T셔츠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언젠가 꼭 다시 가서 기타 하나를 꼭 사들고 오고야 말겁니다.( 돈 번 다음에... )
ESP 시부야 CRAFT HOUSE를 나와서, 어디로 갈지를 고민하다가 써니양이 꼭 구입하고 싶었다는 EAST BOY 옷을 구매하기 위해, 신주쿠의 이세탄 백화점 2층 EAST BOY 매장을 찾아갔습니다. 이 곳은 지점장(?)으로 보이는 분이 사진 촬영을 거부해서 못 찍었습니다만....
대략 저런 옷들입니다. 학생이나 일반인을 위한 학생복 같은 옷 정도랄까? 음... 써니양보다는 케로군이 더 좋아하는 옷일지도 모르겠네요.
신주쿠에서는 EAST BOY 외에는 목표로 삼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계획이 없었던 저녁 식사는 시부야로 돌아와 '스키야'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첫 날의 짧지만 피곤했던 일정을 일찍( 열 시도 되기 전에 -_- ) 마무리 했습니다.
사실 호텔에 짐을 풀고 본격적인 시부야 여행을 시도할 때만 해도 쌩쌩 그 자체였습니다만, FM2를 비롯한 사진기와 이런 저런 짐들( 쇼핑하면서 늘어난 짐들까지 )도 많고... 다섯 시 부터 아홉 시 경까지 한 번도 어디 앉지 못하고 여행을 한지라... 허리, 다리, 등까지 몸이 많이 망가지더군요... ㅠ.ㅠ 덕분에 첫날은 메츠에서 주는 아로마 솔트로 잠시 몸을 물에 담근 뒤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FM2를 호텔에 남기고, 가볍게 여행을 다니기로 한 둘째 날부터의 이야기는 다음 회에 이어서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