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얘기/diary / family 2007. 7. 31. 10:26
"오차드 마마"는 케로군이 처음 가 본 홍차 카페의 이름입니다.
처음 오차드 마마에 갔던 게 벌써 8년 쯤 된 것 같은데,
타로 동호회 사람들의 소개로 처음 찾은 오차드 마마에서 제대로 된 홍차를 처음 마셔보고,
한 동안 커피는 마시지 않고 홍차만 찾게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몇 년 동안... 특히 2002 월드컵을 전후해서, 오차드 마마에 자주 가게 되었었죠...
제가 가르치는 타로 스터디를 오차드 마마에서 했기 때문에...
몇 년 동안 최소 격주에 한 번은 오차드 마마를 찾았습니다.
오차드 마마의 사장님... 처음 보는 사람은 무섭게 볼 수도 있지만, 성격 좋으시고 털털하신 분....
그리고, 사장님의 조카(?)로 지배인으로 일하시던 누님...( 아... 실제로는 저보다 어리실 듯 ^^ )
홍차에 대해서 늘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항상 착실하고 성실하신 분....
그래서, 그닥 넓은 곳도 아니고, 가구도 낡고 바닥은 삐걱 거리는... 어쨌든 세련된 곳은 아니었지만...
그냥 가정집의 느낌 그대로, 벽에 무성한 덩쿨을 바라보면서
어두운 조명 아래, 약한 난롯가에서 홍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라
종종 찾아가고 싶었던 그런 곳이었습니다....
케로군 뿐 아니라, 써니양에게도... 꽤나 애착이 가는 장소였습니다만
( 이 글의 사진은 모두 써니 양이 직접 찍은 오차드 마마의 사진이라죠 )
바쁘다는 핑계를 대면서 그 따듯했던 정감을 오래도록 잊고 있던 것 같네요....
벌써 1년은 찾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어젯 밤 채널을 돌리다가 "커피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는데...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의 가게가 등장하더군요....
너무나 눈에 익은 언덕 길.... 너무나 눈에 익은 가게의 입구....
그러나 세련되게 고쳐진 가게....
깜짝...까지는 아니지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차드 마마를 뜯어 고친 게 분명했습니다.
한 편 아쉽고, 한 편 잘 되었다 싶기도 하고....
부디, 좋은 대우 받고 가게를 리뉴얼(?) 해주는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사장님 지배인님(?) 모두 어렵게... 케로군같은 이들의 낭만을 지켜주고 계셨는데...
이 기회에 리뉴얼을 해서 그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쁘게 볼 일은 아니겠죠...
그래도 한 편으로는...
너무 가게가 어려워서 넘겨 버린 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커피가 아닌 홍차가 좋아서 찾던 가게에서....
커피가 주요 소재인 드라마를 찍는 다는 게 조금 착잡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이제는... 오차드 마마는 추억으로만 남는 걸까요?
아니면, 드라마 끝나면 세련된 가게로 다시 오픈하는 걸까요?
궁금해지네요...
적어도 아래 사진처럼...
정돈되지 않고, 세련되지 않은 낭만이 가득한 홍차 카페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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