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 motorsports/F1 2010 시즌 2010. 8. 13. 09:12
이 글은 시리즈로 연재되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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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롤의 압박이 좀 있습니다. ;;; )
시즌 전반기 리뷰 세번째 순서로는 중위권 드라이버들의 성적을 리뷰해보겠습니다.
앞선 두 번의 리뷰에서 상위권의 소위 8강 드라이버들의 성적을 정리했는데,
오늘은 그 다음 중위권에서 두 자릿 수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일곱 명의 드라이버들의 성적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재까지의 포인트 순위를 보면 몇 개의 분명한 그룹이 형성되어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선두 그룹 다섯 명의 드라이버가 161 ~ 141 포인트의 20 포인트 차 안에 모여 있고...
2위 그룹 세 명의 드라이버는 97 ~ 89 포인트의 8 포인트 차 안에 또 모여 있죠.
같은 8강이라고 하지만 두 그룹 사이에는 44 포인트의 큰 갭이 있고...
오늘 소개할 중위권과 2위 그룹 사이에는 다시 51 포인트의 갭이 자리 잡고 있죠.
포인트 9위의 슈미조차 포인트 8위의 쿠비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중위권이 2위 그룹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면, 중위권에서 두 자릿 수 이상의 포인트를 기록한 드라이버들의
누적 포인트 추이를 그래프로 살펴보는 것으로 세번째 리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 그래프들은 클릭하시면 좀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래프를 통해 보면...
중위권에서 나름 꾸준한 성적을 올린 드라이버는 9위를 기록 중인 슈미와 10위의 수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몇 번의 그랑프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30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바리첼로까지...
구분 자체가 조금 민망하지만 나름 3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죠.
그 다음 페트로프와 코바야시의 경우에는 현재 17포인트로...
한 번의 그랑프리에서 2위만 하면 얻을 수 있는 18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8강 드라이버를 제외하고는 올 시즌 포디움에 오른 드라이버가 없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포디움에 도전하기 힘든 중위권 드라이버들은...
우승이나 포디움을 향해 달린다기 보다는
비교적 뒤진 그리드에서 출발하더라도 순위를 끌어올리는데 목표를 두고
무엇보다 완주를 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하죠.
결국 큼지막한 포인트를 얼마나 쌓았느냐를 보기보단...
퀄리파잉의 결과와 결승 레이스에서의 순위 변동 폭을 살펴보면서,
얼마나 중위권 드라이버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느냐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중위권 드라이버 중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 드라이버는
예상 외의 총체적 부진을 겪고 있는 슈미입니다.
9. Michael Schumacher - Mercedes [ 38포인트 ]
위 그래프에서 한 눈에 알 수 있는 슈미의 올 시즌의 문제점은...
퀄리파잉에서도 비교적 부진하면서 자주 좋지 않은 자리에서 레이스를 시작하지만,
레이스에서도 좀처럼 순위를 끌어올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부분입니다.
리타이어했던 말레이지아GP를 포함 네 번의 그랑프리에서 출발 순위에도 미치지 못했고,
무엇보다 순위를 퀄리파잉 순위보다 다섯 계단 이상 끌어올린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전성기 시절에도 중위권이나 그리드 후미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던 슈미였지만,
어디에서 출발하든 미친 듯이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레이스를 마치는 순위가 크게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올 시즌에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고
현재 슈미의 레이스 평균 순위 10위는 데뷔 첫 해를 제외하면 거의 최악의 성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돕니다.
위 그래프에선... 상대적으로 한참 앞에서 출발하는( 순위를 끌어올리기 힘든 ) 팀메이트와 비슷하거나
혹은 장미군만도 못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고까지 느껴집니다.
슈미의 부진은 퀄리파잉에서의 부진, 레이스에서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모습 등
한 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퀄리파잉에서는 팀메이트 장미군에게 10대 2로 확실하게 뒤지고 있고...
네 번이나 Q3에 진출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머신 퍼포먼스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저속 써킷의 퀄리파잉에서도
슈미의 퀄리파잉 성적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죠.
게다가 Q3 진출에 실패한 네 번이 모두 전반기의 마지막 다섯 번의 그랑프리에 몰려 있고...
그 중 단 한 번 Q3에 진출한 영국GP에서는 10위에 턱걸이였죠.
슈미가 부진한 동안 팀메이트인 장미군은...
같은 머신의 퍼포먼스가 부족하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퀄리파잉이면 퀄리파잉, 레이스면 레이스에서 모두 슈미를 압도하는 기록을 냈고...
그 중에는 세 번의 포디움까지 기록하면서 슈미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습니다.
메르세데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미를 중심에 두고 슈미 스타일에 맞춘 업데이트까지 준비했지만,
결과적으론 다른 팀 머신들의 퍼포먼스에 상대적으로 뒤지면서 실패한 업데이트가 되고 말았네요.
올 시즌 슈미가 부진한 원인은 3년 간의 공백이나 나이만으로는 다소 설명하기 힘든 면도 있습니다.
슈미가 몸 관리를 잘 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우리나이로 42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몸 상태는 아주 좋다고 할 수 있고
3년 간의 공백 기간에도 여러모로 레이싱 감각을 유지하면서 F1의 현장에 있기도 했죠.
이런 문제를 설명하는데 버튼의 설명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버튼은 MGP W01의 모태가 되는 BGP 001부터 머신이 강한 언더스티어 경향이 있는데,
슈미는 딱 돌리는 만큼 스티어링되는 느낌을 선호해서 현재의 머신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스티어링 성향 등 머신의 밸런스와 관련된 성향은 시즌 중에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죠.
비내리는 호켄하임 등에서 남들이 모두 오버스티어로 고생할 때,
홀로 언더스티어로 고생하는 슈미를 보면 이 설명이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어쨌든,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슈미에겐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하고,
올 시즌이 아니라 내년 이후를 기대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년에 우리나이로 43세가 되는 나이는 물론 올해보다 좀 더 슈미를 괴롭힐 것 같습니다.
후반기의 시작이 슈미가 강했던 스파이긴 하지만...
슈미가 스파에서부터 갑자기 강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하기는 좀 무리인 것 같네요.
10. Adrian Sutil - Force India [ 35포인트 ]
슈미의 뒤를 바짝 좇고 있는 드라이버는 현재 드라이버 챔피언십 포인트 순위 10위의 수틸입니다.
올해는 어쩐지 꾸준하게 포인트를 쌓고 있는 포스인디아의 성적이 당연하게까지 보이지만...
포스인디아가 창단 후 완전한 하위권 팀으로,
창단 2년차인 작년 11라운드까지 단 한 차례도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걸 상기한다면...
올 시즌의 꾸준한 성적은 놀랍다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스파이커 시절부터 팀에 몸담고 있는 수틸이 있죠.
10위까지 포인트가 주어지는 포인트 시스템의 변경 때문이란 말도 할 수 없게...
수틸이 5 차례나 8위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은 인상적입니다.
수틸은 시즌 초반을 중심으로 다섯 차례나 Q3에 진출하면서 퀄리파잉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팀메이트와의 퀄리파잉 경쟁에서도 10대 2로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습니다.
게다가 레이스에서도 유럽GP에서 7계단을 끌어올린 것을 비롯해,
레이스에서도 착실하게 순위를 끌어올리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죠.
( 리우찌와의 기록 비교에서도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
특히, 몇 번의 그랑프리에서 수틸은 상위권 팀들의 강력한 머신들을 상대로 훌륭한 블로킹을 보여줬는데,
역시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머신으로 방어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여준 쿠비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작년까지는 종종 빠른 모습을 보여줬지만 안정적이지 못한 레이스로 좋은 기회를 많이 놓치던 수틸이었는데,
이제는 실속 있는 포인트를 쌓아가는 원숙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어서
올 시즌도 올 시즌이지만 그보다 보다 강한 워크스 팀으로 옮길지도 모르는 내년 이후가 더욱 기대되네요.
하지만, 포스인디아의 업데이트 속도가 상위권 팀들은 물론 윌리암즈 등에도 다소 쳐지면서,
전반기의 마지막 네 번의 레이스에서는 연속으로 Q3 진출에 실패하면서
시즌 초반만큼의 스피드는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누적 포인트 그래프에서 보기에도 그 흐름이 다소 둔화된 게 눈에 띄고 있는데,
과연 여름 휴가를 마치고 지난 시즌 포스인디아의 약진을 보여줬던
스파와 몬짜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11. Rubens Barrichello - Williams [ 30포인트 ]
바리첼로의 누적 포인트 그래프를 보면,
캐나다GP까지만해도 윌리암즈가 올 시즌에도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부진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윌리암즈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는 코스워스 엔진의 낮은 출력 때문인지
기본적인 스피드에서 상위권은 물론 중위권 팀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모습이었죠.
하지만, F-duct 업데이트 등이 진행된 이후,
유럽GP부터는 분명하게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바리첼로의 경우 이제 수틸과 슈미를 충분히 위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올 시즌 초반 몇 번의 그랑프리와, 머신 업데이트 후의 약진을 보면...
몰락한 명가 윌리암즈의 부활을 위해 바리첼로가 얼마나 현명한 선택이었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9 시즌에는 강력한 더블덱 디퓨저로 시즌 초반 유리한 고지를 점했음에도,
결과적으로 시즌 중반까지 이렇다할 향상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것과 달리...
올 시즌에는 퍼포먼스가 좋지 않을 때는 좋지 않은대로,
또 경쟁력이 생겼을 때는 확실한 성적으로,
바리첼로가 현역 F1 드라이버 중 최고의 원숙한 경험을 바탕으로 팀에 확실히 공헌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특히, 18 그리드에서 출발해 9위로 레이스를 마친 스페인GP나
9 그리드에서 출발해 5 계단을 올라서며 4위의 성적을 거뒀던 유럽GP,
늦은 핏스탑을 통해 슈미를 추월하고 포인트를 챙긴 전반기의 마지막 헝가리GP에서의 멋진 드라이빙은...
이 감각적인 드라이버의 드라이빙이 아직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해 줍니다.
맨홀 뚜껑이라는 외적인 변수에 의해 리타이어한 모나코GP를 제외하고,
전반기 11번의 그랑프리를 완주했다는 데에서도 바리첼로의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죠.
바리 옹의 드라이빙이 정교하기보단 감각에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머신의 기본적인 퍼포먼스가 받쳐준다면
시즌 후반기의 약진이 가장 기대되는 드라이버 중 한 명이 바로 바리첼로가 아닌가 싶네요.
12. Vitaly Petrov - Renault [ 17포인트 ]
모터스포츠 불모지인 러시아가 배출한 최초의 F1 드라이버인 페트로프는 올 시즌 초반을 불안하게 출발했습니다.
루키로서 F1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지 시즌 초반 세 번의 그랑프리에서 연속으로 리타이어했고,
2라운드인 호주GP에서는 Q2 진출에도 실패했죠.
페트로프가 F1 적응에 애를 먹는동안 팀메이트 쿠비차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그에 대한 평가는 더욱 나빠졌습니다.
심지어는 리타이어 스페셜리스트였던 넬슨 피케 주니어나
예상 외로 부진해 퇴출되었던 그로장과 비교되기도 했죠.
( 그로장은 좀 심하게 저평가된다는 느낌입니다만 ;;; )
하지만 누적 포인트에선 보이지 않는 페트로프의 퍼포먼스 향상은
전반기의 막판에 그에게 많은 포인트를 선사했습니다.
호주GP 이후 페트로프는 한 번도 Q2 진출에 실패하지 않았고...
이스탄불과 발렌시아에서는 Q3에도 진출해 톱 텐으로 레이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헝가리GP 퀄리파잉에선 최초로 팀메이트 쿠비차를 앞서기도 했죠.
( 팀메이트와의 퀄리파잉 대결에선 1대 11로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
성적도 성적이지만 프리 프랙티스 등에서 보여줬던 퍼포먼스는...
비록 아직 팀메이트 쿠비차만큼은 아니지만,
페트로프 역시 충분히 빠른 스피드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게 했습니다.
레이스 중에는 아직까지는 그렇게까지 인상적인 드라이빙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퍼포먼스가 다소 떨어지는 르노 머신을 가지고도
점차 다른 머신들과 나란히 달릴 수 있는 경지에 근접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레이스 초반 해밀튼에게 추월당한 것이 다소 아쉽지만 헝가리GP에서 보여줬던 빠른 스피드나,
비내리는 중국GP에서 일곱 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렸던 모습 등에서
( 웻 컨디션이라 드라이버의 능력이 많은 영향을 줄 때 )
경험이 쌓여가면서 후반기 성적이 기대되는 페트로프였습니다.
13. Kamui Kobayashi - Sauber [ 17포인트 ]
2009 시즌 말미 글록의 부상에 힘입어 토요타에서 F1에 데뷔한 코바야시는
역대 일본인 드라이버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드라이빙을 선보이는 드라이버였습니다.
보통 일본인 드라이버들의 특징이라고 일컬어지는 수줍은 드라이빙과 전혀 다르게,
공격적이고 배틀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빠른 스피드를 보여줬었죠.
( 이게 다 코바야시가 일본이 아니라 유럽에서 성장한 드라이버라서 그럴지도... )
그렇게 기대되는 코바야시라도
올 시즌 초반 ( 스폰서도 떨어져나가면서 여러모로 너무나 힘들었던 ) 자우버의 부진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전반기 6라운드 모나코GP까지 포인트를 전혀 올리지 못한 자우버는
페라리에서 공급받은 엔진 문제를 비롯해 이런저런 문제로 레이스를 마치기도 쉽지 않아보였었고,
코바야시 역시 여섯 번의 그랑프리 중 다섯 번을 리타이어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터키GP에서 10위로 첫 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유럽GP에서 퀄리파잉에 비해 11계단, 헝가리GP에서 9계단을 끌어올리는 괴력을 발휘하면서...
작년 말미의 모습이 허상이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올 시즌 전반기 코바야시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던 건 역시 유럽GP였는데,
세이프티카 상황에서 핏스탑을 하지 않고 심하게 닳은 타이어로도 빠른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버튼을 비롯한 상위권 팀의 머신들을 확실하게 막아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레이스 종반 뒤늦은 핏스탑 후에는 싱싱한 수퍼소프트 컴파운드 타이어로
연달아 알론소와 부에미를 추월하고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런 유럽GP에서의 인상적인 레이스 이후 코바야시의 성적도 확실히 상승세인데,
위 그래프를 통해 보면 캐나다GP 이전까지 퀄리파잉에서의 순위를 레이스에서 향상시키지 못했지만...
유럽GP 이후에는 네 번의 그랑프리 중 세 번이나 레이스에서 퀄리파잉 성적을 향상켰죠.
이런 레이스에서의 성적 향상 능력은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확실히 팀메이트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망이 밝은 코바야시지만,
아직까지 크게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역시 퀄리파잉 성적입니다.
팀메이트와의 대결에선 5대 7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지만,
레이스에서의 성적 향상 면에서 다른 중위권 드라이버들을 압도하는 모습에 비하면
이 정도의 퀄리파잉 성적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겠죠.
특히, 전반기의 마지막 다섯 번의 그랑프리 중
캐나다GP, 유럽GP, 헝가리GP까지 세 번의 그랑프리에서 Q2 진출에도 실패한 건 확실히 기대 이하였습니다.
같은 전반기의 마지막을 보내는 동안에 팀메이트인 델라로사가
두 번이나 Q3에 진출했던 것과 분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14. Vitantonio Liuzzi - Force India [ 12포인트 ]
( 수틸을 다룬 부분에서 그래프를 올렸으므로 그래프는 생략합니다. )
아주 많은 기대를 받았던 것이 아니라 많은 언급이 되진 않았지만,
리우찌 역시 중위권에서 또 한 명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드라이버 중 한 명입니다.
특히, 시즌 전에 여러 인터뷰에서 보였던 강한 자신감을 생각하면
팀메이트에게도 크게 뒤쳐져 있는 리우찌의 모습은 안타까울 정돕니다.
퀄리파잉에서 팀메이트인 수틸에게 2대 10으로 크게 뒤지고 있는 것은 물론...
독일GP에서의 사고를 포함해서 세 번이나 Q2 진출에도 실패하는 퀄리파잉의 영향을 받아,
12라운드 동안 기록한 포인트는 팀메이트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죠.
전반기의 마지막 몇 번의 그랑프리에서
포스인디아는 업데이트 이후 불안해진 머신때문에 여러모로 어려워보였는데,
호켄하임링 퀄리파잉에서 오버스티어로 머신을 크게 파손시켰던 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분명하게 수틸보다 더 심하게 어려움을 겪은 건 리우찌였습니다.
1라운드부터 8라운드까지 평균 13 그리드를 차지했던 리우찌는,
9라운드부터 12라운드까지는 평균 17그리드로 쳐졌죠...
레이스에서 퀄리파잉의 성적을 향상시키는 부분은 분명 나쁘지 않아보이지만,
퀄리파잉 성적이 나쁜 것에 비해서는 그 폭이 너무 적기 때문에...
'대열 후미에서 출발해 열심히 레이스를 완주하고 포인트 없이 빈 손으로 돌아가는'
전형적인 약팀의 공식에 빠진 리우찌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모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팀메이트 수틸의 퀄리파잉 스피드나
코바야시 같은 레이스에서의 확실한 성적 향상 둘 중의 하나는 갖춰야 할텐데...
올 시즌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봐서는 후반기 몬짜의 홈 그랑프리에서도 크게 향상된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워보입니다.
15. Nico Hulkenberg - Williams [ 10포인트 ]
( 바리첼로를 다룬 부분에서 그래프를 올렸으므로 그래프는 생략합니다.)
페트로프에 이은 또 한 명의 루키 후켄버그는
사실 케로군이 올 시즌 가장 많이 기대했던 드라이버였습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성적은 F1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고...
비 내리는 중국GP에서의 1포인트를 제외하면 9라운드 유럽GP까지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었죠.
윌리암즈의 퍼포먼스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열 두 번의 그랑프리 중 무려 여덟 번이나 퀄리파잉 성적에 미치지 못하는 순위로 레이스를 마쳤다는 점에서,
후켄버그가 F1에 적응하는데 유난히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팀메이트와의 퀄리파잉 경쟁에서 4대 8로 뒤져있는데도 불구하고,
레이스에서의 순위 향상이 바리첼로보다 뒤졌다는 데서 문제는 더 분명해집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리우찌와는 반대되는 모습으로,
전반기 마지막 네 번의 그랑프리 중 세 차례나 Q3 진출에 성공했고...
레이스에선 10라운드 영국GP에서 두번째 포인트 피니시를 기록한 데 이어,
헝가리GP에선 시즌 최고 성적인 6위로 레이스를 마쳐 앞날이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퀄리파잉에선 스피드가 부족했고, 레이스에선 인상적이지 못했던 후켄버그였지만...
GP2에서 보여줬던 압도적이고 강력한 드라이빙이 살아나고
전반기 막판 FW32의 업데이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추세가 후반기까지 이어진다면,
후반기 7번의 그랑프리동안 현재의 포인트 이상을 수확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가 되네요.
다른 드라이버에 비해 특징적으로 언급할 부분이 많이 부족한만큼...
올 시즌 후반기와 내년 이후에는 후켄버그가 보다 '인상적인' 드라이빙을 보여줬으면 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아직까지는 길게 할 말이 없어서 리뷰도 가장 짧게 끝났네요.
지금까지, 현재 15위를 기록하고 있는 윌리암즈의 후켄버그까지 전반기 성적을 리뷰 해봤습니다.
아직 언급하지 않은 포인트가 한 자릿수이거나 포인트가 없는 나머지 열 명의 드라이버는 따로 리뷰하지 않았는데요,
다음 글에서 각 팀의 머신 퍼포먼스 및 성적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리뷰할 때 간단하게 언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F1 2010 시즌 전반기( 01 ~ 12 라운드 ) 리뷰 1을 보시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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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롤의 압박이 좀 있습니다. ;;; )
시즌 전반기 리뷰 세번째 순서로는 중위권 드라이버들의 성적을 리뷰해보겠습니다.
앞선 두 번의 리뷰에서 상위권의 소위 8강 드라이버들의 성적을 정리했는데,
오늘은 그 다음 중위권에서 두 자릿 수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일곱 명의 드라이버들의 성적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재까지의 포인트 순위를 보면 몇 개의 분명한 그룹이 형성되어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선두 그룹 다섯 명의 드라이버가 161 ~ 141 포인트의 20 포인트 차 안에 모여 있고...
2위 그룹 세 명의 드라이버는 97 ~ 89 포인트의 8 포인트 차 안에 또 모여 있죠.
같은 8강이라고 하지만 두 그룹 사이에는 44 포인트의 큰 갭이 있고...
오늘 소개할 중위권과 2위 그룹 사이에는 다시 51 포인트의 갭이 자리 잡고 있죠.
포인트 9위의 슈미조차 포인트 8위의 쿠비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중위권이 2위 그룹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면, 중위권에서 두 자릿 수 이상의 포인트를 기록한 드라이버들의
누적 포인트 추이를 그래프로 살펴보는 것으로 세번째 리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 그래프들은 클릭하시면 좀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래프를 통해 보면...
중위권에서 나름 꾸준한 성적을 올린 드라이버는 9위를 기록 중인 슈미와 10위의 수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몇 번의 그랑프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30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바리첼로까지...
구분 자체가 조금 민망하지만 나름 3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죠.
그 다음 페트로프와 코바야시의 경우에는 현재 17포인트로...
한 번의 그랑프리에서 2위만 하면 얻을 수 있는 18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8강 드라이버를 제외하고는 올 시즌 포디움에 오른 드라이버가 없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포디움에 도전하기 힘든 중위권 드라이버들은...
우승이나 포디움을 향해 달린다기 보다는
비교적 뒤진 그리드에서 출발하더라도 순위를 끌어올리는데 목표를 두고
무엇보다 완주를 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하죠.
결국 큼지막한 포인트를 얼마나 쌓았느냐를 보기보단...
퀄리파잉의 결과와 결승 레이스에서의 순위 변동 폭을 살펴보면서,
얼마나 중위권 드라이버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느냐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중위권 드라이버 중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 드라이버는
예상 외의 총체적 부진을 겪고 있는 슈미입니다.
9. Michael Schumacher - Mercedes [ 38포인트 ]
위 그래프에서 한 눈에 알 수 있는 슈미의 올 시즌의 문제점은...
퀄리파잉에서도 비교적 부진하면서 자주 좋지 않은 자리에서 레이스를 시작하지만,
레이스에서도 좀처럼 순위를 끌어올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부분입니다.
리타이어했던 말레이지아GP를 포함 네 번의 그랑프리에서 출발 순위에도 미치지 못했고,
무엇보다 순위를 퀄리파잉 순위보다 다섯 계단 이상 끌어올린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전성기 시절에도 중위권이나 그리드 후미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던 슈미였지만,
어디에서 출발하든 미친 듯이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레이스를 마치는 순위가 크게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올 시즌에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고
현재 슈미의 레이스 평균 순위 10위는 데뷔 첫 해를 제외하면 거의 최악의 성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돕니다.
위 그래프에선... 상대적으로 한참 앞에서 출발하는( 순위를 끌어올리기 힘든 ) 팀메이트와 비슷하거나
혹은 장미군만도 못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고까지 느껴집니다.
슈미의 부진은 퀄리파잉에서의 부진, 레이스에서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모습 등
한 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퀄리파잉에서는 팀메이트 장미군에게 10대 2로 확실하게 뒤지고 있고...
네 번이나 Q3에 진출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머신 퍼포먼스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저속 써킷의 퀄리파잉에서도
슈미의 퀄리파잉 성적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죠.
게다가 Q3 진출에 실패한 네 번이 모두 전반기의 마지막 다섯 번의 그랑프리에 몰려 있고...
그 중 단 한 번 Q3에 진출한 영국GP에서는 10위에 턱걸이였죠.
슈미가 부진한 동안 팀메이트인 장미군은...
같은 머신의 퍼포먼스가 부족하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퀄리파잉이면 퀄리파잉, 레이스면 레이스에서 모두 슈미를 압도하는 기록을 냈고...
그 중에는 세 번의 포디움까지 기록하면서 슈미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습니다.
메르세데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미를 중심에 두고 슈미 스타일에 맞춘 업데이트까지 준비했지만,
결과적으론 다른 팀 머신들의 퍼포먼스에 상대적으로 뒤지면서 실패한 업데이트가 되고 말았네요.
올 시즌 슈미가 부진한 원인은 3년 간의 공백이나 나이만으로는 다소 설명하기 힘든 면도 있습니다.
슈미가 몸 관리를 잘 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우리나이로 42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몸 상태는 아주 좋다고 할 수 있고
3년 간의 공백 기간에도 여러모로 레이싱 감각을 유지하면서 F1의 현장에 있기도 했죠.
이런 문제를 설명하는데 버튼의 설명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버튼은 MGP W01의 모태가 되는 BGP 001부터 머신이 강한 언더스티어 경향이 있는데,
슈미는 딱 돌리는 만큼 스티어링되는 느낌을 선호해서 현재의 머신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스티어링 성향 등 머신의 밸런스와 관련된 성향은 시즌 중에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죠.
비내리는 호켄하임 등에서 남들이 모두 오버스티어로 고생할 때,
홀로 언더스티어로 고생하는 슈미를 보면 이 설명이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어쨌든,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슈미에겐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하고,
올 시즌이 아니라 내년 이후를 기대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년에 우리나이로 43세가 되는 나이는 물론 올해보다 좀 더 슈미를 괴롭힐 것 같습니다.
후반기의 시작이 슈미가 강했던 스파이긴 하지만...
슈미가 스파에서부터 갑자기 강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하기는 좀 무리인 것 같네요.
10. Adrian Sutil - Force India [ 35포인트 ]
슈미의 뒤를 바짝 좇고 있는 드라이버는 현재 드라이버 챔피언십 포인트 순위 10위의 수틸입니다.
올해는 어쩐지 꾸준하게 포인트를 쌓고 있는 포스인디아의 성적이 당연하게까지 보이지만...
포스인디아가 창단 후 완전한 하위권 팀으로,
창단 2년차인 작년 11라운드까지 단 한 차례도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걸 상기한다면...
올 시즌의 꾸준한 성적은 놀랍다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스파이커 시절부터 팀에 몸담고 있는 수틸이 있죠.
10위까지 포인트가 주어지는 포인트 시스템의 변경 때문이란 말도 할 수 없게...
수틸이 5 차례나 8위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은 인상적입니다.
수틸은 시즌 초반을 중심으로 다섯 차례나 Q3에 진출하면서 퀄리파잉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팀메이트와의 퀄리파잉 경쟁에서도 10대 2로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습니다.
게다가 레이스에서도 유럽GP에서 7계단을 끌어올린 것을 비롯해,
레이스에서도 착실하게 순위를 끌어올리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죠.
( 리우찌와의 기록 비교에서도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
특히, 몇 번의 그랑프리에서 수틸은 상위권 팀들의 강력한 머신들을 상대로 훌륭한 블로킹을 보여줬는데,
역시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머신으로 방어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여준 쿠비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작년까지는 종종 빠른 모습을 보여줬지만 안정적이지 못한 레이스로 좋은 기회를 많이 놓치던 수틸이었는데,
이제는 실속 있는 포인트를 쌓아가는 원숙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어서
올 시즌도 올 시즌이지만 그보다 보다 강한 워크스 팀으로 옮길지도 모르는 내년 이후가 더욱 기대되네요.
하지만, 포스인디아의 업데이트 속도가 상위권 팀들은 물론 윌리암즈 등에도 다소 쳐지면서,
전반기의 마지막 네 번의 레이스에서는 연속으로 Q3 진출에 실패하면서
시즌 초반만큼의 스피드는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누적 포인트 그래프에서 보기에도 그 흐름이 다소 둔화된 게 눈에 띄고 있는데,
과연 여름 휴가를 마치고 지난 시즌 포스인디아의 약진을 보여줬던
스파와 몬짜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11. Rubens Barrichello - Williams [ 30포인트 ]
바리첼로의 누적 포인트 그래프를 보면,
캐나다GP까지만해도 윌리암즈가 올 시즌에도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부진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윌리암즈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는 코스워스 엔진의 낮은 출력 때문인지
기본적인 스피드에서 상위권은 물론 중위권 팀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모습이었죠.
하지만, F-duct 업데이트 등이 진행된 이후,
유럽GP부터는 분명하게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바리첼로의 경우 이제 수틸과 슈미를 충분히 위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올 시즌 초반 몇 번의 그랑프리와, 머신 업데이트 후의 약진을 보면...
몰락한 명가 윌리암즈의 부활을 위해 바리첼로가 얼마나 현명한 선택이었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9 시즌에는 강력한 더블덱 디퓨저로 시즌 초반 유리한 고지를 점했음에도,
결과적으로 시즌 중반까지 이렇다할 향상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것과 달리...
올 시즌에는 퍼포먼스가 좋지 않을 때는 좋지 않은대로,
또 경쟁력이 생겼을 때는 확실한 성적으로,
바리첼로가 현역 F1 드라이버 중 최고의 원숙한 경험을 바탕으로 팀에 확실히 공헌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특히, 18 그리드에서 출발해 9위로 레이스를 마친 스페인GP나
9 그리드에서 출발해 5 계단을 올라서며 4위의 성적을 거뒀던 유럽GP,
늦은 핏스탑을 통해 슈미를 추월하고 포인트를 챙긴 전반기의 마지막 헝가리GP에서의 멋진 드라이빙은...
이 감각적인 드라이버의 드라이빙이 아직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해 줍니다.
맨홀 뚜껑이라는 외적인 변수에 의해 리타이어한 모나코GP를 제외하고,
전반기 11번의 그랑프리를 완주했다는 데에서도 바리첼로의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죠.
바리 옹의 드라이빙이 정교하기보단 감각에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머신의 기본적인 퍼포먼스가 받쳐준다면
시즌 후반기의 약진이 가장 기대되는 드라이버 중 한 명이 바로 바리첼로가 아닌가 싶네요.
12. Vitaly Petrov - Renault [ 17포인트 ]
모터스포츠 불모지인 러시아가 배출한 최초의 F1 드라이버인 페트로프는 올 시즌 초반을 불안하게 출발했습니다.
루키로서 F1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지 시즌 초반 세 번의 그랑프리에서 연속으로 리타이어했고,
2라운드인 호주GP에서는 Q2 진출에도 실패했죠.
페트로프가 F1 적응에 애를 먹는동안 팀메이트 쿠비차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그에 대한 평가는 더욱 나빠졌습니다.
심지어는 리타이어 스페셜리스트였던 넬슨 피케 주니어나
예상 외로 부진해 퇴출되었던 그로장과 비교되기도 했죠.
( 그로장은 좀 심하게 저평가된다는 느낌입니다만 ;;; )
하지만 누적 포인트에선 보이지 않는 페트로프의 퍼포먼스 향상은
전반기의 막판에 그에게 많은 포인트를 선사했습니다.
호주GP 이후 페트로프는 한 번도 Q2 진출에 실패하지 않았고...
이스탄불과 발렌시아에서는 Q3에도 진출해 톱 텐으로 레이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헝가리GP 퀄리파잉에선 최초로 팀메이트 쿠비차를 앞서기도 했죠.
( 팀메이트와의 퀄리파잉 대결에선 1대 11로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
성적도 성적이지만 프리 프랙티스 등에서 보여줬던 퍼포먼스는...
비록 아직 팀메이트 쿠비차만큼은 아니지만,
페트로프 역시 충분히 빠른 스피드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게 했습니다.
레이스 중에는 아직까지는 그렇게까지 인상적인 드라이빙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퍼포먼스가 다소 떨어지는 르노 머신을 가지고도
점차 다른 머신들과 나란히 달릴 수 있는 경지에 근접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레이스 초반 해밀튼에게 추월당한 것이 다소 아쉽지만 헝가리GP에서 보여줬던 빠른 스피드나,
비내리는 중국GP에서 일곱 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렸던 모습 등에서
( 웻 컨디션이라 드라이버의 능력이 많은 영향을 줄 때 )
경험이 쌓여가면서 후반기 성적이 기대되는 페트로프였습니다.
13. Kamui Kobayashi - Sauber [ 17포인트 ]
2009 시즌 말미 글록의 부상에 힘입어 토요타에서 F1에 데뷔한 코바야시는
역대 일본인 드라이버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드라이빙을 선보이는 드라이버였습니다.
보통 일본인 드라이버들의 특징이라고 일컬어지는 수줍은 드라이빙과 전혀 다르게,
공격적이고 배틀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빠른 스피드를 보여줬었죠.
( 이게 다 코바야시가 일본이 아니라 유럽에서 성장한 드라이버라서 그럴지도... )
그렇게 기대되는 코바야시라도
올 시즌 초반 ( 스폰서도 떨어져나가면서 여러모로 너무나 힘들었던 ) 자우버의 부진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전반기 6라운드 모나코GP까지 포인트를 전혀 올리지 못한 자우버는
페라리에서 공급받은 엔진 문제를 비롯해 이런저런 문제로 레이스를 마치기도 쉽지 않아보였었고,
코바야시 역시 여섯 번의 그랑프리 중 다섯 번을 리타이어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터키GP에서 10위로 첫 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유럽GP에서 퀄리파잉에 비해 11계단, 헝가리GP에서 9계단을 끌어올리는 괴력을 발휘하면서...
작년 말미의 모습이 허상이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올 시즌 전반기 코바야시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던 건 역시 유럽GP였는데,
세이프티카 상황에서 핏스탑을 하지 않고 심하게 닳은 타이어로도 빠른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버튼을 비롯한 상위권 팀의 머신들을 확실하게 막아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레이스 종반 뒤늦은 핏스탑 후에는 싱싱한 수퍼소프트 컴파운드 타이어로
연달아 알론소와 부에미를 추월하고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런 유럽GP에서의 인상적인 레이스 이후 코바야시의 성적도 확실히 상승세인데,
위 그래프를 통해 보면 캐나다GP 이전까지 퀄리파잉에서의 순위를 레이스에서 향상시키지 못했지만...
유럽GP 이후에는 네 번의 그랑프리 중 세 번이나 레이스에서 퀄리파잉 성적을 향상켰죠.
이런 레이스에서의 성적 향상 능력은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확실히 팀메이트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망이 밝은 코바야시지만,
아직까지 크게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역시 퀄리파잉 성적입니다.
팀메이트와의 대결에선 5대 7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지만,
레이스에서의 성적 향상 면에서 다른 중위권 드라이버들을 압도하는 모습에 비하면
이 정도의 퀄리파잉 성적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겠죠.
특히, 전반기의 마지막 다섯 번의 그랑프리 중
캐나다GP, 유럽GP, 헝가리GP까지 세 번의 그랑프리에서 Q2 진출에도 실패한 건 확실히 기대 이하였습니다.
같은 전반기의 마지막을 보내는 동안에 팀메이트인 델라로사가
두 번이나 Q3에 진출했던 것과 분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14. Vitantonio Liuzzi - Force India [ 12포인트 ]
( 수틸을 다룬 부분에서 그래프를 올렸으므로 그래프는 생략합니다. )
아주 많은 기대를 받았던 것이 아니라 많은 언급이 되진 않았지만,
리우찌 역시 중위권에서 또 한 명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드라이버 중 한 명입니다.
특히, 시즌 전에 여러 인터뷰에서 보였던 강한 자신감을 생각하면
팀메이트에게도 크게 뒤쳐져 있는 리우찌의 모습은 안타까울 정돕니다.
퀄리파잉에서 팀메이트인 수틸에게 2대 10으로 크게 뒤지고 있는 것은 물론...
독일GP에서의 사고를 포함해서 세 번이나 Q2 진출에도 실패하는 퀄리파잉의 영향을 받아,
12라운드 동안 기록한 포인트는 팀메이트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죠.
전반기의 마지막 몇 번의 그랑프리에서
포스인디아는 업데이트 이후 불안해진 머신때문에 여러모로 어려워보였는데,
호켄하임링 퀄리파잉에서 오버스티어로 머신을 크게 파손시켰던 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분명하게 수틸보다 더 심하게 어려움을 겪은 건 리우찌였습니다.
1라운드부터 8라운드까지 평균 13 그리드를 차지했던 리우찌는,
9라운드부터 12라운드까지는 평균 17그리드로 쳐졌죠...
레이스에서 퀄리파잉의 성적을 향상시키는 부분은 분명 나쁘지 않아보이지만,
퀄리파잉 성적이 나쁜 것에 비해서는 그 폭이 너무 적기 때문에...
'대열 후미에서 출발해 열심히 레이스를 완주하고 포인트 없이 빈 손으로 돌아가는'
전형적인 약팀의 공식에 빠진 리우찌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모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팀메이트 수틸의 퀄리파잉 스피드나
코바야시 같은 레이스에서의 확실한 성적 향상 둘 중의 하나는 갖춰야 할텐데...
올 시즌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봐서는 후반기 몬짜의 홈 그랑프리에서도 크게 향상된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워보입니다.
15. Nico Hulkenberg - Williams [ 10포인트 ]
( 바리첼로를 다룬 부분에서 그래프를 올렸으므로 그래프는 생략합니다.)
페트로프에 이은 또 한 명의 루키 후켄버그는
사실 케로군이 올 시즌 가장 많이 기대했던 드라이버였습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성적은 F1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고...
비 내리는 중국GP에서의 1포인트를 제외하면 9라운드 유럽GP까지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었죠.
윌리암즈의 퍼포먼스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열 두 번의 그랑프리 중 무려 여덟 번이나 퀄리파잉 성적에 미치지 못하는 순위로 레이스를 마쳤다는 점에서,
후켄버그가 F1에 적응하는데 유난히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팀메이트와의 퀄리파잉 경쟁에서 4대 8로 뒤져있는데도 불구하고,
레이스에서의 순위 향상이 바리첼로보다 뒤졌다는 데서 문제는 더 분명해집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리우찌와는 반대되는 모습으로,
전반기 마지막 네 번의 그랑프리 중 세 차례나 Q3 진출에 성공했고...
레이스에선 10라운드 영국GP에서 두번째 포인트 피니시를 기록한 데 이어,
헝가리GP에선 시즌 최고 성적인 6위로 레이스를 마쳐 앞날이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퀄리파잉에선 스피드가 부족했고, 레이스에선 인상적이지 못했던 후켄버그였지만...
GP2에서 보여줬던 압도적이고 강력한 드라이빙이 살아나고
전반기 막판 FW32의 업데이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추세가 후반기까지 이어진다면,
후반기 7번의 그랑프리동안 현재의 포인트 이상을 수확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가 되네요.
다른 드라이버에 비해 특징적으로 언급할 부분이 많이 부족한만큼...
올 시즌 후반기와 내년 이후에는 후켄버그가 보다 '인상적인' 드라이빙을 보여줬으면 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아직까지는 길게 할 말이 없어서 리뷰도 가장 짧게 끝났네요.
지금까지, 현재 15위를 기록하고 있는 윌리암즈의 후켄버그까지 전반기 성적을 리뷰 해봤습니다.
아직 언급하지 않은 포인트가 한 자릿수이거나 포인트가 없는 나머지 열 명의 드라이버는 따로 리뷰하지 않았는데요,
다음 글에서 각 팀의 머신 퍼포먼스 및 성적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리뷰할 때 간단하게 언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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