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얘기/issue / gossip 2010. 4. 22. 08:27
요즘 워낙 굵직굵직한 뉴스들이 이쪽저쪽에서 터지고 있는 덕에...
그 어떤 뉴스보다 굵직한 뉴스여야 할 모 국회의원의 전교조 명단 공개 문제가 살짝 묻히는 느낌입니다.
좋든 싫든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사실 민감해야 할 문제인데,
다른 큰(?) 뉴스들에 묻혀서 문제 제기는 둘째치고 보도 조차 시원찮은 현실이 매우 안타깝네요. ㅠ.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라는 조직의 구성원 명단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전교조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 그 존재가 득이 되느냐 실이 되느냐에 관계 없이...
모든 대한민국의 구성원의 인권과 연관된 상징적이면서 중요한 전례가 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요.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어떤 의사 표현, 조직의 구성( 말하자면 결사 )에 대한 완전한 독립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자유와 인권'의 기본적인 가치가 부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이런 종류의 '알 권리'가 인정된다면...
같은 개념을 동원해서 자신과 관련된 누군가의 정치적 성향이나 경제적 선택도 '알 권리'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조금만 더 나가면 '누군가가 어떤 투표를 누구에게 했는가'도 공개하는 시절이 올지 모르겠네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들, 자신이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 '자신'과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 역시 그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인만큼,
전교조를 싫어하는 사람일 수록 전교조 구성원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싸워야 마땅할텐데...
자기 편이 아니라고,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기본적인 인권을 짓밟는 것은 있어샤는 안 되겠습니다.
특히, 법과 제도는 항상 사회적 약자, 개별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해야 하며...
권력의 중심이 있는 정치인, 행정 조직, 경제적 상류층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사회의 개별 구성원을 공격하면서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행태가 팽배하다면...
큰 사회적인 충돌과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늘 그랬지만 요즘 특히 거꾸로 가는 듯한 인상을 받네요.
( 강자와 정치 권력의 권리를 적극 보호하면서 개인과 민간 조직의 개별 구성원에 엄격해지는... ;;; )
민감한 문제다보니 얘기가 좀 어려워졌네요.
어쨌든, 전교조가 좋든 싫든 그 구성원들 역시 또 한 명의 대한민국의 구성원이며...
그들의 기본적인 인권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동시에 다른 모든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의 인권 역시 존중될 수 없다는 아주 간단한 원리가 널리 이해됐으면 좋겠네요.
그에 동의할 수 없다면,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우선적으로 표방하는 헌법부터 바꿀 요량인 사람들이 아닐까요?
그들이 그렇게 쏜 화살이 자기자신에게 돌아올 때는 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참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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