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 motorsports/F1 2010 시즌 2010. 3. 29. 08:45
드라마틱하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F1 2010 시즌 2라운드 호주 GP가
버튼의 9개월만의 그랑프리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2009 챔피언을 차지한 버튼이지만 실제로는 작년 6월 7일 터키 그랑프리 이후 단 한 차례도 우승이 없었는데,
이번 우승을 통해 맥라렌 이적의 가치(?)를 증명해 보였습니다.
2009 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작년 호주 GP에서도 버튼이 우승했으니 2년 연속 우승의 기록도 세웠네요.
포디움에는 르노의 쿠비차와 페라리의 마싸가 올랐는데,
쿠비차는 호주 GP에서 사실상 첫 완주를 2위로 장식하며 2009년 사고의 아쉬움을 달랬고,
마싸 역시 유독 인연이 없었던 호주 GP에서( 무려 다섯 번이나 리타이어했었습니다. )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 Qualifying
7대가 탈락하는 Q1에서 아직까지는 당연히 탈락할 신생팀 3총사( 로터스, 버진, HRT ) 외에...
꼭 한 명의 드라이버가 더 탈락을 하게 되는데 호주 GP에서의 희생자는 르노의 페트로프 였습니다.
Q1의 결과는 그럴 수도 있다라고 하지만 Q2에서는 의외의(?) 탈락자가 발생했는데요,
이른바 Top 4에 속하는 맥라렌의 해밀튼이 영 그립감을 찾지 못하면서 좋지 않은 기록을 내고 11위에 머물렀죠.
Q3에서는 살짝 빗방울이 뿌리면서 약간의 변수를 예고하는 가운데
해밀튼 외에 남은 Top 4의 일곱 명의 드라이버와 함께 쿠비차, 바리첼로 옹, 수틸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는데,
결국은 Q1, Q2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베텔이 폴 포지션을 차지했습니다.
베텔은 비가 내리기 전 열심히 달리던 Q3 첫번째 트라이의 마지막 섹터3에서 코스 아웃할 뻔 했지만
슈튜어트와 프로스트에서 환상적인 콘트롤로 끝까지 버텨내면서 결국 가장 좋은 기록을 냈습니다.
웨버 역시 홈 써킷에서 훌륭한 드라이빙을 펼쳤지만 베텔에는 미치지 못했고,
역시 근소한 차이로 알론소가 P3를 차지한 뒤로는 버튼, 마싸, 로즈버그 등의 순으로 그리드가 결정됐습니다.
- Sunday Race
일요일 그랑프리 레이스의 첫번째 변수는 일단 날씨였습니다.
예보되었던대로 레이스 직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모든 머신들이 인터미디어트 타이어로 그리드에 섰고,
Q3의 타이어 제한이 무색한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스타트에서 많이 늦은 알론소의 뒤에서 마싸가 2위로 치고 나왔고...
사고 양산 포인트인 호주 GP의 첫 코너에서는 4그리드의 버튼이 3그리드의 알론소의 머신 후미를 건드리고
다시 알론소의 머신이 스핀하면서 슈미의 프론트 윙을 건드리는 사고가 발생,
결과적으로 알론소는 다른 머신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뒤를 보고 있어야 했고 슈미는 첫 랩에 피트를 해야 했습니다.
첫 랩의 사고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고 턴 6에서 코바야시의 브레이킹이 늦으면서 방호벽을 들이받고
부서진 채로 그대로 턴 6에서 느려진 머신들을 덥쳐 부에미, 후켄버그가 동반 리타이어하고 말았다죠.
이 사고로 첫 랩에서 스핀한 알론소와 프론트윙이 손상된 슈미는 대열의 맨 뒤로 밀린 상태로
어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세이프티카가 등장해 세 랩 동안 대열을 선도했습니다.
이번 호주 GP 최대의 변수이자 도박은 일곱번 째 랩에서 버튼이 갑자기 피트를 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아주 약간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버튼은 드라이 타이어를 달고 나왔고,
약간 더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되기도 하고 버튼도 나오자마자 코스아웃 하는 등 무모한 도박이라고 보였지만...
단 두 랩을 도는 동안 슬릭 타이어로 달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레이스 라인이 마르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모든 다른 머신들이 줄 지어 피트로 몰려 들어오게 됩니다.
피트를 한 뒤에도 베텔이 꾸준히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2랩 이상 먼저 피트한 버튼이 가장 이득을 보면서 2위로 올라섰고,
베텔 때문에 한 랩 늦게 피트한 웨버가 가장 손해를 보았습니다.
대열 후미에 알론소와 슈미 등 빠른 드라이버들이 중하위권 머신을 추격하고,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은 써킷에 타이어 교체 타이밍이 엇갈리며 많은 추월과 휠투휠 배틀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모든 머신이 슬릭 옵션 타이어를 달고 자리가 안정(?)된 이후 가장 큰 드라마는
무난하게 선두로 달리던 베텔이 26 랩째에서 갑작스런 brake failure로 코스아웃한 장면인데요,
아쉽게도 올 시즌 두 레이스에서 모두 폴 포지션을 차지하고도 포디움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하고 말았네요. ㅠ.ㅠ
결국 버튼이 선두로 올라섰고 이후에는 2~7위권에서 쿠비차와 Top 4 팀의 머신들이 복잡한 추격전을 펼치는 가운데
레이스 마지막까지 타이어 교환도 없이 선두를 유지해 결국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버튼은 소프트 타이어로 무려 51랩을 달리면서 리어 타이어가 손상됐지만 레이스에 큰 지장은 없더군요.
버튼의 독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그 뒤에서는
슈미는 한 단계 낮은 머신의 알게수아리에 막혀 30랩가까이 추월하지 못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고,
2위권을 노리던 해밀튼과 웨버는 새 타이어로 교체한 두 번째 핏스탑이 자신들의 발목을 잡고
알론소를 따라잡고 추월을 시도하던 중 해밀튼과 웨버가 추돌...
결국 스핀한 해밀튼은 6위, 노즈를 교체한 웨버는 9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Top 4를 제외하고는 포스 인디아의 리우찌가 7위로 레이스를 마치면서 두 경기 연속 포인트를 기록했고,
8위를 기록한 바리첼로 역시 두 그랑프리 연속으로 윌리암스에 포인트를 선사했습니다.
슈미는 앞길을 막던 알게수아리를 끝내 추월한 뒤 극적으로 델라로사도 잡으면서 1 포인트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레이스를 마치고 뿌듯했을 드라이버라면
비록 선두에 5랩이나 뒤졌지만 처음으로 레이스를 완주하고 14위를 기록한 HRT의 카룬 찬독이 아닐까 싶네요.
베텔에게는 이보다 아쉬울 수 없는 레이스였고,
타이어 교체가 거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그랑프리였지만...
근래에 보기드문 휠투휠 배틀과 추월, 추월 시도가 많았고,
역시 호주 GP답게 세이프티카도 출현하고 24 대의 머신 중 10 대가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면서...
이런저런 사건사고와 이야깃거리가 많았기에 상당히 재밌는 그랑프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베텔에게는 너무 아쉬운 레이스였지만, 극적인 시즌 중후반 역전 우승을 기대하며 힘 냈으면 좋겠고...
간만에 우승한 버튼이나 첫 완주의 카룬 찬독을 특히 축하해주고 싶네요.
바로 다음 주 이어질 세팡에서도 어느 정도의 기후 변화가 예상되는데,
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베텔은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하며 일주일을 기다리겠습니다.
'F1 & motorsports > F1 2010 시즌' 카테고리의 다른 글
[F1 2010 시즌 - 3 Round 말레이지아 GP] 드디어... 드디어 베텔 우승! 레드불 원투! (6) | 2010.04.05 |
---|---|
Malaysian GP - '세팡 인터내셔널 써킷( Sepang International Circuit )' 분석 (8) | 2010.04.02 |
Australian GP - '멜버른 그랑프리 써킷( Melbourne Grand Prix Circuit )' 분석 (6) | 2010.03.25 |
F1 단신 - 베텔의 엔진에 문제가 없었다면... (4) | 2010.03.19 |
[F1 2010 시즌 - 1 Round 바레인 GP] 알론소의 우승과 페라리의 원투 피니시 (16) | 2010.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