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금요일. 샤키르에서 바레인 GP의 Friday Practice를 시작으로 오랫동안 기다렸던 F1 2010 시즌이 열립니다. 케로군의 불[火]로그에서도 이미 11 회에 걸쳐 각 팀과 드라이버별 코멘트를 모아 프리뷰를 올려왔었는데 이제 시즌 프리뷰도 마무리 할 시간이 되었네요.
오늘은 마지막으로 2010 시즌 주요 변경 내용을 중심으로 어떤 변수들이 있을지를 추측하는 전반부와... 팀과 드라이버들의 순위 경쟁을 예측해 보는 후반부로 나누어 마지막 프리뷰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F1 2010 시즌 주요 변경 내용
1. 재급유 금지
2010 시즌 가장 주목받는 변경점은 뭐니뭐니해도 재급유 금지입니다. 이제 핏스탑에서 타이어 교체와 함께 사람 애간장을 졸이던 재급유 장면은 당분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 덩달아 마싸의 아나콘다 사건이나 작년 말 코비/키미의 불쇼 같은 해프닝 역시 당분간 볼 수 없습니다. -_-a )
재급유의 금지는 이른바 '연료 작전'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동시에... 피트스탑에서 타이어 교체 시간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시키게 될 것 같네요. 재급유가 있던 시절에는 사실상 급유 시간 때문에 타이어 교체에 2~3 초의 여유가 있었는데... 이제는 타이어 교체 시간의 손실이 그대로 타임 로스가 되므로 다들 긴장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 2009 시즌 타이어 하나를 제대로 끼우지 못했던 르노처럼 핏스탑이 불안한 팀들은 똥줄 좀 타겠습니다. ) 또한, 타이어 관리, 연료 관리 능력도 레이스 후반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데요... 너무 무리하게 달리다가 연료가 떨어져버리면... 2009 시즌 마싸처럼 'what can I do?'를 외쳐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해밀튼처럼 타이어를 험하게 쓰기로 유명한 드라이버는 2010 시즌 얼만큼 자제(?)할지도 관건이네요.
재급유가 금지됨에 따라 퀄리파잉에도 변화가 일어나게 될텐데요, 이전까지 Q3에서 얼만큼의 연료를 넣었느냐에 따라 폴포지션의 주인공이 바뀔 수 있었던 것과 다르게... 순수하게(?) 가장 빠른 드라이버가 폴포지션을 차지하는 형태로 바뀐 것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퀄리파잉에서 0.1초 0.01초의 중요성이 좀 더 커졌다고도 할 수 있네요. 여기에 하나의 변수가 더해져, Q3에 사용한 타이어를 그대로 일요일 레이스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소프트한 타이어로 한 랩에 무리하게 타이어를 썼다가는 일요일 레이스 초반에 낭패를 보거나 불필요하게 일찍 핏스탑을 하면서 크게 손해를 볼 수도 있으므로... 새로운 변수는 확실히 많이 등장한 것 같습니다.
2. 포인트 시스템 변경
최근 몇 년 동안 유지되어오던 10, 8, 6, 5, 4, 3, 2, 1의 포인트 제도( 총 8 명의 드라이버가 포인트 획득 )가 2010년에는 25, 18, 15, 12, 10, 8, 6, 4, 2, 1의 포인트 제도( 총 10 명의 드라이버가 포인트 획득)로 변경됩니다. 한 눈에 볼 수 있듯이 포인트의 인플레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2009 WDC 시즌 1, 2위를 차지한 버튼과 베텔의 포인트를 예로 들면 2009 시즌 포인트 기준으로 각각 95, 84점의 포인트가, 2010 시즌 포인트 기준으로는 각각 239.5점, 206점이 됩니다.
이런 포인트 제도의 변경 덕분에 슈미의 불멸일 것 같았던 최다 포인트 기록은 현재의 젊은 드라이버들에 의해 십 수년 내에 깨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쨌든 한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드라이버에게 큰 어드밴티지를 주려는 의도가 엿보이기도 하네요.
3. 머신 규격의 변경
2009~2010 시즌 사이에는 2008~2009 시즌 사이와 같은 머신의 엄청난 변화가 사라진 대신 ( 예를 들면, 에어로파츠 금지, 리어 윙 폭의 축소와 높이 증가, KERS 도입, 가변 프론트 윙 도입 등....) 아주 적은 변경점이 적용되기 때문에 깊이 있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팬들은 그닥 감흥이 없을 것 같습니다. 2010 시즌 머신 규격의 변경점은 일단 다음과 같습니다. - 프론트 타이어의 폭이 얇아지고( 그에 따라 프론트 타이어의 그립 역시 줄어들겠죠. ) - 머신의 최소 무게가 증가합니다.( 원래는 KERS를 위한 규정 변화지만, 2010 시즌엔 아무도 사융하지 않기로...;;; ) - 이른바 휠캡의 사용이 금지됩니다.( 덕분에 타이어 교체 시간은 더욱 짧아질 수 있습니다. )
4. 기타 변경 내용
그 외에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변경점들이 있습니다만... - 그랑프리 중 사용 가능한 타이어 수 제한 강화( 14 셋에서 11 셋으로 ) - 12팀 24대의 머신 참가( 2009 시즌에는 10팀 20대의 머신이었습니다. ) - 시즌 중 리저브 드라이버의 테스트 규제의 완화 등의 테스트 규정 변경 일반인들에게는 관심이 더더욱 가지 않을 )변경점들로... 깊이 있게 F1을 이해하는 사람들만이 이 변화들의 의미를 이해하리라고 봅니다.
이제 지금까지의 프리뷰 내용들을 바탕으로 용감하게(!) 2010 시즌의 최종 순위를 예상해 보는 것으로 2010 시즌 프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예상이라는 것이 늘 그렇고... 특히 2009 시즌에 그랬듯이... 어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을지 알 수 없으므로... 예상은 그저 예상일 뿐이라는 점을 감안해주시기 바랍니다.
F1 2010 시즌 순위 예상
먼저 F1 2010 시즌 드라이버 리스트를 번호 순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a. WDC 우승권 드라이버
케로군이 생각하는 우승권 드라이버는 레드불의 베텔, 페라리의 마싸와 알론소, 맥라렌의 버튼과 해밀튼입니다. 이 다섯 명의 정확한 순위를 예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만... 개인적인 기대가 반영된(!) 순위 예상은 베텔 - 마싸 - 버튼 - 알론소 - 해밀튼 순입니다.
베텔의 천재성와 레드불의 충분히 강력한 머신에 베팅을 한다고나 할까요? 시즌 막판 보다 강력한 머신을 완성해낼 쪽은 페라리와 맥라렌이지만, 베텔이 드라이빙 능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올해 최연소 WDC를 차지하는데 베팅하고 싶네요. 위 순위에서 마싸는 인기(?) 때문에 비교적 저평가된 드라이버라는 생각이며, 팀메이트 마싸를 근소하게 앞서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버튼 역시 맥라렌의 빠른 머신이라면 안정된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고, 알론소는 역시 우승에 도전하겠지만 페라리 팀과 머신에 마싸만큼 적응하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해밀튼은 다 좋은데 역시 그 타이어를 험하게 쓰는 스타일이 올 시즌 규정 변화의 희생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b. WDC 상위권 도전자들
위의 우승권 드라이버들과 어느 정도 치열하게 경쟁할 드라이버들로는 레드불의 웨버, 메르세데스GP의 슈미와 로즈버그, 윌리암즈의 바리첼로와 자우버의 코바야시를 예상합니다. 웨버, 슈미, 로즈버그는 경우에 따라서는 충분히 우승권 드라이버들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웨버는 아무래도 레드불 머신이 맥라렌, 페라리 머신보다는 후반 개발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에 베텔처럼 머신 이상의 능력을 끌어내는 능력은 좀 부족하지 않는가라는 평가가 더해진 것이고, 슈미는 다 좋은데 역시 나이 때문에... 장미군의 경우는 역시 불안불안한 이미지 때문에... 높은 평가를 하기가 어렵네요. 여기에 윌리암즈의 머신이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바리첼로가... 또, 자우버가 끝까지 개발을 잘 이끌어간다면 코바야시가... 충분히 도전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 같습니다.
c. WDC 상위를 노리는 다크호스들
위 드라이버들 이상의 '도깨비 같은 활약?'을 보일지도 모르는 드라이버로는 우선 새로 참가한 리그에서 1위를 올린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 윌리암즈의 후켄버그에 베팅하고 싶네요. 특히, GP2에서 보여줬던 압도적인 드라이빙이 F1에서도 연출되고 윌리암즈 머신이 받쳐준다면... 베텔에 필적하는 신성의 위력을 보여주리라 예상합니다.
머신의 성능에 영향을 많이 받을 다크호스로는... 르노의 쿠비차와 HRT의 세나를 꼽고 싶습니다. 쿠비차의 경우에는 이미 검증된 드라이빙 실력을 가지고 있으나... 르노의 머신이 최근 몇 년 간 매우 부진했기 때문에 올 해 얼마나 해 낼 수 있을지가 미지수고, 브루노 세나는 F1의 전설 아일톤 세나가 칭찬했던 재능이 발휘가 된다면 F1에서도 충분히 빛을 발 할 수 있으리라보지만... 역시 HRT가 버진이나 로터스 못지 않게 검증되지 않은 머신이기 때문에... 다크호스 이상의 예상은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d. WCC 순위 예상
F1 2010 시즌 WCC 순위의 상위 네 팀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페라리, 맥라렌, 메르세데스GP, 레드불의 네 팀을 꼽습니다. ( 이 예상만큼은 거의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케로군은 이중에서도 특히 후반 머신 개발력이 강한 페라리와 맥라렌이 1, 2위를 다툴 것으로 보고 마싸-알론소 라인업이 버튼-해밀튼 라인업보다는 강력하다는 평가로 페라리가 WCC에 가장 근접하리라고 예상합니다. 베텔이 어느 정도 높은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서는 레드불이 맥라렌을 따라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남은 팀들 중에서 중위권(?)을 든든히 받쳐줄 팀으로는 상위권 진출을 줄기차게 노릴 윌리암즈와 최고의 다크호스가 될지 모르는 자우버를 꼽고 싶습니다. 포스 인디아의 경우에는 중위권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르노보다도 높은 순위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지만... 우승권에 도전하기엔 역부족이란 느낌이네요.
전통의 약팀(?)인 토로 로쏘는 올 시즌도 상당히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 같습니다. 두 명의 젊은 드라이버는 '가능성'은 있지만 당장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HRT, 버진, 로터스의 신생팀 3인방과 최하위 경쟁을 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이상의 예상을 용감하게 순위로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WDC 순위 예상
1. Vettel 2. Massa 3. Button 4. Alonso 5. Hamilton 6. Schumacher 7. Webber 8. Rosberg 9. Kobayashi 10. Barrichello 11. Hülkenberg 12. Sutil 13. Kubica 14. Buemi 15. Trulli 16. Liuzzi 17. Glock 18. de la Rosa 19. Senna 20. Petrov 21. Algesuari 22. Kovalainen 23. di Grassi 24. Chandhok
WCC 순위 예상
1. Ferrari 2. Red Bull 3. McLaren 4. Mercedes GP 5. Williams 6. Forceindia 7. Sauber 8. Renault 9. Toro Rosso 10. Lotus 11. Virgin 12. HRT
이상입니다. 일단 순위 예상은 재미로 비교해 보면서, 올 시즌 F1 그랑프리들을 즐기는 순서만 남았네요. 마지막으로, 한 장의 이미지로 정리한 F1 2010 드라이버 라인업과 함께 프리뷰를 매듭짓겠습니다. (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