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 motorsports/F1 2010 시즌 2010. 2. 17. 08:46
이제 어느덧 케로군의 F1 2010 시즌 프리뷰도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중상위권 번호다보니 전통의 강팀(?)들이 계속 등장하는데요,
윌리암즈에 이어 프리뷰를 다루게 될 팀은 역시 전통의 강호 중 한 팀이자
2009 시즌 가장 큰 시련(?)을 겪은 르노( Renault )입니다.
Team Profile
팀의 공식 명칭은 Renault F1 Team입니다.
2009 시즌까지 타이틀 스폰서였던 ING가 크래시 게이트 때문인지 금융 위기 때문인지 르노를 떠나면서
르노에는 현재 타이틀 스폰서가 없습니다.
크래시 게이트 이후 브리아토레와 시몬즈가 팀을 떠난 뒤 올 1월부터 팀의 수장은 Eric Boullier이 맡고 있습니다.
( 하지만, F1 관련 경력이 전혀 없기도 한 데다가 지명도나 영향력은 브리아토레와 비할 바가 못 됩니다. )
팀의 국적은 프랑스입니다.
사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가장 먼저 자동차를 개발한 나라로서 어느 정도의 자부심도 가지고 있고,
이탈리아, 영국, 독일과 함께 가장 긴 모터스포츠 역사를 가진 나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현재 영국, 독일, 이탈리아가 많은 팀, 드라이버들을 통해 F1에서 활약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인 드라이버는 부르대를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겼고, 팀으로는 르노가 최후의 보루를 형성하고 있는데...
크래시 게이트 등으로 팀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도 사실입니다.
단, 그나마 위안이라면 르노-닛산 연합이 현재 세계 4위의 자동차 판매를 기록하는 대기업이라는 점과
훌륭한 엔진 공급자로서의 르노와 공기 역학에 도움을 줄 보잉 사와의 협력 등,
팀의 기술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정과 기술이 불안한 팀들보다 안정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팀의 전통은 윌리암즈와 같은 197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1977년부터 1985년까지 9시즌 동안 (구)르노의 전통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팀의 뿌리는 1981년 팻 시몬즈가 속해 있던 톨만으로 봐야 하는데요,
톨만은 1986년 베네통의 이름으로 갈아타고 이후 브리아토레, 로스 브라운, 미하엘 슈마허가 차례로 합류...
1994, 1995 시즌 WDC, 1995 시즌 WCC를 차지하며 첫번째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이후 1990년대 후반 침체기에 접어든 베네통이 2002년 르노의 이름을 달고, 2003년 알론소가 합류하면서 급 부활...
전성기의 슈미-페라리와 경쟁한 끝에 2005, 2006 시즌 WCC, WDC를 거머쥐는 최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하지만, 2007 시즌 알론소가 맥라렌으로 한 시즌 동안 자리를 옮긴 뒤 새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후 알론소가 돌아왔지만 팀메이트 넬슨 피케 Jr.는 최악의 드라이빙을 보여주고 머신도 경쟁력이 부족하는 등...
온갖 악재가 겹치는 가운데 2009년 크래시 게이트가 터지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2010 시즌은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중요한 숨고르기를 해야 하는 시점인데요...
팀의 핵심 인력과 드라이버가 모두 교체되고 타이틀 스폰서마저 떠난 상황에서,
단 하나 남은 프랑스 국적의 F1 팀이 과연 어떻게 부활하는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되는 상황입니다.
Machine
2010년 르노 머신의 이름은 R30입니다.
( 르노 역시 전통적으로 RXX의 네이밍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르노 팀도 페라리, 메르세데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엔진 공급자로,
앞서 레드불에서 소개했던 RS27 - 2010을 올 시즌 사용하게 됩니다.
2009년 R29는 최고의 히트 아이템 중 하나인 샥스핀( 샤크핀, 혹은 등지느러미 )을 최초 도입한 머신 중 하나입니다.
( RB5와의 차이라면 RB5는 리어윙까지 거의 일체형으로 구성된 데 비해, R29는 '등지느러미'의 느낌이 강했죠. )
하지만, 더블 덱 디퓨저 부문에서 뒤쳐진 관계로 다른 팀과의 벌어진 간극을 메꾸기가 쉽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도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더블 덱 디퓨저 문제, 몇 번의 팀 크루들의 실수, 넬슨 피케의 퇴출, 크래시 게이트, 팀의 핵심 인력 퇴출까지,
최악의 주변 상황을 고려하면... 그렇게까지 나쁜 성적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르노는 타이틀 스폰서의 교체와 함께 호랑이인지 꿀벌인지를 형상화한 전면적인 디자인 교체 덕분에
2009년 머신과 2010년 머신이 가장 두드러지게 차이가 나는 외양을 가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디테일의 많은 변화를 제외하고는 반대로 전체적인 머신의 라인을 가장 잘 지켜낸 머신 중 하나입니다.
문제의 디테일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두 장의 비교 사진을 한꺼번에 추가합니다.
우선, 위에서 본 실루엣 자체가 복잡해졌지만 특히 맨 앞의 프론트윙 모양이 매우 복잡해졌습니다.
다양한 날개들이 묘한 각도로 붙는 건 모든 머신들의 공통점이 되고 있지만,
날개 하나하나의 디테일만으로 본다면 가장 복잡한 프론트 윙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이드 미러는 붙이는 방법부터 바뀌었고, 바디라인은 가운데 아랫쪽이 특히 튼실(?)해졌습니다.
그나마, R30은 기존 R29에 비해 휠베이스가 크게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게 이채롭습니다.
( 그만큼 신경 써서 디자인을 한 것 같네요. )
아주 약간이지만 레드불식 노즈의 느낌도 추가했고( 오리주둥이라고 했었는데 V-nose란 표현도 있더군요. '-' )
서스펜션 부문에 있어서도 구조적으로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디테일에서는 상당한 변화가 보입니다.
( 아마도 에어로 다이나믹을 염두에 뒀을... )
1990년대 새롭게 떠오른 베네통-르노의 전통을 살려, 최근 몇 시즌 동안의 부진을 씻고
2010년 르노가 다시 상위권에 도약할 수 있을지 왕벌의 비행을 주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Driver
Driver number 11 - Robert Kubica
2000년대 르노의 얼굴 마담 역할을 했던 알론소를 페라리로 보내고,
르노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얼굴 마담으로 뽑힌 드라이버는 Robert Kubica입니다.
쿠비차는 지난 시즌까지 BMW 자우버 소속으로 써킷을 누볐고,
2008 시즌에는 한 번의 그랑프리 우승을 비롯해 시즌 막판까지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었죠.
1984년 폴란드 크라쿠프 출신의 폴란드 국적 드라이버로,
해밀튼, 장미군 등과 성장기에 자주 부딪혔던 차세대 드라이버 중 한 명입니다.
르노와는 2000년 포뮬로 르노 2000을 시작으로
2005년 포뮬러 르노 3.5 유로시리즈까지 이래저래 인연을 맺었었고,
F1에 데뷔한 2006년 이후 지난 시즌까지 네 시즌 동안 꾸준히 BMW 자우버에서 자리를 지키는 등
은근히 한 번 맺은 인연을 잘 이어가는 의리 있는(?) 드라이버입니다.
2008 시즌 중반 WDC 선두권에 나섰다가( 한 때는 선두를... ) 팀이 다음 시즌을 기약하면서 WDC를 포기해야 했어도,
한 두 번 불만을 토로했을 뿐 2009 시즌 묵묵히 시트를 지키기도 했죠.
문제의 2008년 캐나다 GP에서는 쿠비차의 유일한 그랑프리 우승을 기록했는데,
이날 문제의 키미-해밀튼의 핏레인 추돌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었죠.( 벽을 치고 흥분했던 기억이... ㅠ.ㅠ )
물론, 2008년 씨티쇼크로 BMW 자우버 팀이 국내에서 이벤트를 가질 때는 참가하지 않아 아쉬웠었습니다.
쿠비차는 얼핏 얌전한 드라이빙을 하는 듯 보입니다.
호락호락 자리를 비켜주는 드라이빙은 하지 않지만, 강력하게 블로킹하는 전투적인 드라이버란 느낌은 들지 않죠.
하지만, 그렇다고 2009 시즌 첫 그랑프리였던 호주 GP에서의 베텔과의 사고 때처럼,
기회가 있는데 추월 시도를 하지 않는 그런 얌전함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쿠비차의 드라이빙은 왠지 1등 아니면 죽는다는 모 아니면 도 식의 전투적 드라이빙은 아니고,
천재적이라거나 매우 감각적이라는 느낌도 들지 않는 우직한 드라이빙을 보여줍니다.
그래서인지 캐리어에서도 꾸쭌히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1위는 차지하지 못한 기록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08년 BMW 자우버에서처럼 강한 머신이 주어졌을 때 안정적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드라이버이기에
무엇보다 안정적인 성적( 넬슨 피케 Jr.의 경우와 반대되는 )이 필요한 르노에겐 매우 적합한 드라이버란 느낌도 드네요.
쿠비차의 올 시즌 성적은 머신의 성능에 좌우되겠지만, 10위 권 안에 들기 위해 경합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Driver number 12 - Vitaly Petrov
케로군이 두번째로 소개할 2010 시즌 신예 F1 드라이버는 Vitaly Petrov입니다.
공교롭게도 바로 앞 팀인 윌리암즈에 2009 GP2 1위를 차지한 후켄버그가 자리잡고 있는데,
다음 팀인 르노에 2009 GP2 2위를 차지한 페트로프가 도전자처럼 자리하게 되었네요.
페트로프는 F1에 등장한 첫 러시아 국적 드라이버로 공교롭게도 팀메이트인 쿠비차와 같은 1984년생입니다.
( 1980년대 중반 출생한 드라이버들이 F1의 주축을 이뤄가는 모습이 확연합니다. )
페트로프 역시 쿠비차와 비슷하게 러시아에서의 성적을 제외하면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잘 없는 드라이버(?)네요.
하지만, 주목할만한 건 역시 4년간 몸담았던(?) GP2에서의 성적으로...
2006년 단 8번의 레이스에만 참가해 28위를 기록한 뒤,
2007년엔 한 번의 우승을 포함해 13위, 2008년엔 한 번의 우승을 포함한 세 번의 포디움으로 7위에 오른뒤,
2009년엔 두 번의 우승을 포함한 일곱 번의 포디움으로 최종 2위에 오르는 확연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페트로프의 드라이빙은 케로군의 기억 속에 전혀 없기 때문에 드라이빙에 대해 할 얘기는 없습니다.
다만 앞서 소개한 꾸준한 성적 덕분에 신예라도 안정적인 드라이버를 원하는 르노가 그를 택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 넬슨 피케 Jr.와 그를 대신했던 그로쟝의 실패는 너무 뼈아팠습니다. )
어쨌든, 첫 러시안 F1 드라이버라는 주목과 F1 데뷔라는 부담을 이겨내고,
이전의 실패했던 르노의 신예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봅니다.
서로 사이가 좋은 나라는 아니지만, 같은 슬라브 계통의 민족성이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기대가 되는군요.
냉정하게 얘기하면 신예로서 Top 10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꾸준한 드라이빙을 해 온 만큼 시즌 막판에는 15위 이내에 들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다음 순서는 2009 시즌 후반 강력한 도전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F1에 단 둘 밖에 남지 않은 아시아계 팀 중 하나, Force India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F1 & motorsports > F1 2010 시즌' 카테고리의 다른 글
[F1 2010 시즌 프리뷰 - 8편] Toro Rosso (4) | 2010.02.23 |
---|---|
[F1 2010 시즌 프리뷰 - 7편] Force India (4) | 2010.02.19 |
[F1 2010 시즌 프리뷰 - 5편] Williams (12) | 2010.02.15 |
[F1 2010 시즌 프리뷰 - 3편] Red Bull (4) | 2010.02.12 |
[F1 2010 시즌 프리뷰 - 4편] Ferrari (2) | 2010.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