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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올림픽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애국가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소극적인 반국가주의라든가... 뭐 그런 거창한 표현을 쓸만한 것은 아니지만,
국가를 내 한 몸 바쳐야 할 대상으로 여기거나, 괴로우나 즐거우나 사랑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덕분에 민방위 훈련 가서 국민의례를 할 때면 조금 뻘쭘하더군요.

국가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떤 국가에 소속될 수 밖에 없지만...
그것 때문에 개인이 국가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모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국가가 나한테 해준게 뭔데..." 하는 불만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세금도 꼬박꼬박 내면서 법규도 잘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충성"과는 그 방향성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야구 팀을 응원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선수의 경기를 보며 즐겁게 응원하기도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에 대해 도를 넘어 심하게 비하하고 욕하는 것이 곱게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국가를 이용하고, 국가도 나를 이용하겠지만...
본의 아니게 맺어진 계약 관계를 이행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내 나라를 비하할 필요는 없지만, 조국과 민족에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이유도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케로군의 국가관입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도 계시겠고, 제 생각이 이해가 안 가는 분도 계시겠지요.

어쨌든, 최근 벌어졌던 2PM의 재범 군 사건과 여기에 휘말린(?) 진중권 '전'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에 설명한 국가관을 가진 사람으로서 답답한 심정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일전에 박노자 교수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의 'nationalism'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국민들이 '애국주의'가 유별난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 애국주의가 민주화 운동이나 국가 대표에 대한 응원 등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땐 더 없이 좋습니다만,
( 이런 애국주의라면 적극 찬성하며 가능하다면 동참하겠지요. )
배타적이고 극단적으로... 때로는 군국주의처럼 부정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건 적극 반대합니다.
그런 배타적이고 극단적인 애국주의는 나치와 일본제국주의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이번 2PM 재범 군 사건을 자세히 파헤쳐보진 않았지만
( 사실 2PM도 잘 모르고... 멤버 이름은 이 사건 때문에 처음 들었습니다. -_-; )
나라와 국민을 모욕하는 게 백번 잘못한 일이라 치더라도... 왜 그가 어디서 '퇴출'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출직 공무원도 아니고, 국가의 녹을 먹는 것도 아닌데...
국가와 국민을 비하하고 모욕한 죄로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이 적절한 응징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런 모욕을 한 게 문제라면, 상대도 같이 모욕하면 그만인 것 아닌가요?
실정법을 위반하는 수준이 아닌 어떤 국가와 국민에 대한 욕지거리라면 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 아니었나요?
아이돌/연예인으로서 청소년들에게 줄 영향이 걱정이라는 말도 있던데...
군국주의적인 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면 이런 걱정은 필요가 없을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을 확대 재생산한 언론을 비판한 진중권 전교수의 지적에 공감합니다.
딱히 어떤 언론 기관이나 기자 몇 명이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꾸민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저변에 인간성을 배제한 상업주의가 깔려 있다는 생각입니다.
애국주의는 포장일 뿐...
실정법에는 아무 영향도 문제도 없는 가십거리를 가지고 이렇게 일을 크게 벌이다니요.
심지어 JYP가 일종의 마케팅을 한다는 느낌도 듭니다.
이런 일이 아니었으면 케로군이 2PM은 어떻게 알고, 또 '재범'이란 이름은 어떻게 알겠습니까?
( 어쨌든, 성공했네요. 이제 잘 알게 되었으니. -_-; 어젯 밤엔 PD수첩에도 나오더군요. )
게다가 이슈거리와 잘 얽히는(?) 진중권 전교수께서도 한 마디 하자,
황색 언론들이 이때다 하고 초파리처럼 몰려드는 모습이... 가련하게까지 여겨졌습니다.

부디 이 나라의 언론들이 제대로 애국주의를 들먹일 생각이라면...
국민의 권리, 국민의 건강, 국민의 안전... 그리고 국민을 위한 법과 정의(?)...
이런 주제부터 제대로 좀 충실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얼마나 할 얘기가 많은 때인데요.
언론이 연예계를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어째서 거기다 애국의 잣대를 들이대는지...
누군가를( 특히 다른 나라나 재범과 같은 외국인을 ) 미워하고 배척함으로써
자신의 순수한 애국심을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라면... 그런 생각은 결코 좋게 봐줄 수가 없습니다.
부정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한 애국주의는 또다른 나치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런 모습을 볼 때는 한국, 한국인이 싫어집니다.
이렇게 말하면 저도 이 나라를 떠야 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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