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 그러니까 2008년 3월의 F1 레이싱 매거진은 F1 2008 시즌의 우승 경쟁을 점치면서 2007년의 성적을 그대로 반영... 키미 vs 해밀튼 vs 알론소의 3자 구도로 예상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해밀튼이 챔피언십을 따냈으니 크게 예상이 벗어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시즌 초반 경쟁력이 떨어졌던 르노 머신의 알론소나... 시즌 중반 급격하게 페이스를 잃은 키미 대신에 해밀튼 vs 마싸의 경쟁 구도와 쿠비짜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것 같네요.
그렇다면... 2009 시즌의 전망은? 일단 F1 레이싱 매거진은 해밀튼, 알론소, 쿠비짜와 두 명의 페라리 드라이버의 대결 구도를 점치고 있습니다. ( 이렇게 뻔할 수가... 이거 너무 안전한 길로만 예상하시는 거 아닙니까? oTL ) 어쨌든, 이런 F1 레이싱 매거진의 전망을 바탕으로, 케로군도 올 시즌 더욱 치열해질 드라이버 경쟁을 예상해볼까 합니다. 기왕이면... 좀 더 도박적인 전망도 더해서 말이죠... ㅎㅎㅎ
( 만약 중계를 보신다면 레이스 중에 드라이버의 얼굴보다는 헬멧을 보게 되시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아 얼굴 대신 각 드라이버 헬멧의 그래픽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들을 모아봤습니다. 앞으로 같은 머신 다른 드라이버는 헬멧 그래픽으로 구분하세요... ㅎㅎ )
1. 3강 ( F1 레이싱 매거진이 2008, 2009 모두 우승 후보로 점찍은 전통(?)의 강자들 )
- Kimi Räikkönen ( 4번 )
2007 월드 챔피언이자 케로군이 가장 좋아하는 Fastest Lap의 사나이 키미 라이코넨... 키미는 분명 2009년에도 타이틀에 도전할 것이 분명합니다. 2008 시즌 중반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타이틀 경쟁에서 멀어졌지만, 일단 2009 시즌 전 테스트에서 보여 준 모습은 매우 강력해 보입니다. 특히, 타이틀 방어가 아닌 도전자의 입장에 선다는 점에서 키미의 도전자 정신이 많이 나타날 것 같아 지난 해의 부진(?)했던 모습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같은 팀의 부쩍 성장... 정도가 아니라 지난 해 보다 나은 성적을 가졌던 마싸가 함께한다는 점이 걸리지만 맥라렌 시절 강력한 드라이버들과 팀을 이루면서도 결코 뒤쳐지지 않았던 전례를 생각한다면 우려할만한 일은 아닌 것 같네요.
그리고, 객관적인 평가를 떠나서 무엇보다 팬이기 때문에 응원합니다... 키미 화이팅!!! ^^;
- Lewis Hamilton ( 1번 )
2007년 루키로 아쉽게 챔피언십을 놓친 뒤, 2008년에는 결국 정상에 등극해 드라이버 넘버 1번을 획득한 해밀튼의 경우엔... 호불호를 떠나서 그 천재적인 드라이빙 능력만으로도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습니다. 맥라렌이란 강팀이 그를 밀어주고 있다는 점도 더더욱 힘이 되지요. 하지만, 많은 변화가 있는 2009 시즌을 앞두고 테스트에서 보여 준 불안한 모습은 다소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 맥라렌 머신의 불안함일 수도 있겠지만... ) 하지만, 페라리로 이적 후 몇 년 간의 슈미가 그랬고, 계란 같았던 맥라렌에서의 키미가 그랬고... 또, 르노로 복귀한 2008 초반의 알론소가 그랬듯이... 그런 불안함을 이겨내는 것도 어찌보면 드라이버 월드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시험의 장인지도 모르겠네요. 과연 이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지... 혹은 모든 게 페이크였는지는... 뚜껑이 열려봐야 알 것 같네요. 시즌 초반의 문제 극복 여하에 따라 2연패... 혹은 타이틀 경쟁에서의 이탈까지... 다양한 미래가 점쳐집니다.
- Fernando Alonso ( 7번 )
'원조' 천재 드라이버 알론소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솔직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르노의 머신을 가지고, 2008 시즌 후반 보여준 뒷심은 왜 그가 대단한 드라이버인가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드라이버 챔피언십 2연패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거죠... 2009 시즌 전 테스트에서는 맥라렌 못지 않은 불안 요소가 드러난 르노인지라... 올 시즌의 개막전에서의 성공적인 드라이빙 여부가 해밀튼의 경우 만큼 궁금해집니다. 단, 위기 극복의 능력만큼은 알론소가 해밀튼보다 한 수 위라고 본다는 점과, 2009년 ( 유일하게 ) 업그레이드된 르노 엔진이 결국은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점에서 알론소의 타이틀 도전이 기대됩니다.
2. 2 명의 우승 후보 ( F1 레이싱 매거진이 새롭게 2009 우승 후보로 지목한 드라이버들 )
- Felipe Massa ( 3번 )
2007년의 해밀튼이 그랬듯, 2008년 단 1점 차이로 월드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놓친 마싸. 이제는 우승 후보다운 실력과 정신력을 갖추었다는 것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09 우승 후보로 마싸에게 베팅하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다만, 2008년엔 다소 부진했던 팀내 경쟁자 키미가 최근 건재를 증명하고 있고 다른 경쟁자들은 팀에서의 확실한 몰아주기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가 존재하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슬릭 타이어가 도입된 2009 시즌, 2008 시즌처럼 빗길에 정신 못 차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올 해도 챔피언십은 마싸를 외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반 시계 방향 서킷 스페셜리스트로... 17전으로 한 번의 그랑프리가 줄어드는 와중에 아부다비에 반 시계 방향 서킷이 하나 더 추가된 점은 마싸에게 호재라면 호재가 되겠네요.
- Robert Kubica ( 5번 )
2008 시즌에 깜짝 등장한 우승 후보 쿠비짜 역시 2009 시즌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맥라렌, 르노와 달리 머신 테스트가 안정적이라는 면도 BMW Sauber 팀 차원에서 희소식. 개인적으로는 ( 살짝 불쌍해보이는 외모 덕분에 ) 정이 가는 드라이버이기도 합니다만, 같은 이유로 뭔가 카리스마가 부족한 모습이 그가 우승을 노리는 길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합니다. 2008년의 선전도 뭔가 탁월하게 빠르거나, 미친 듯이 앞지르는 모습보다는 꾸준하게 달리면서 유조차 신공을 발휘한다거나 하는 모습이 많았기에... 최상위권에 머무르리라는 예상을 해 보면서도, 조심스럽게 쿠비짜의 우승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함께 하게 되네요. 어쨌든 선전이 기대됩니다.
3. 케로군이 기대하는 다크 호스 3인방
- Sebastian Vettel ( 15번 )
약간은 도박적이기도 하지만, 케로군이 올해부터 추가적으로(?) 응원하기로 한 드라이버 베텔에게도 우승을 기대해 봅니다. ( 웨버 씨에겐 미안... ㅠ.ㅠ ) 2008 몬짜에서의 최연소 우승도 눈부셨지만... 시즌 후반 경쟁력이 떨어지는 STR3를 몰면서도 항상 득점권에서 레이스를 마쳤다는 점이 더욱 고무적이죠. 특히, 2009 시즌 변화된 규정, 변화된 머신 중... 아드리안 뉴이의 RB5는 왠지 강력해 보이는 데다가, 업그레이드된 르노 엔진의 탑재도( 아직 뚜껑을 열어보지 않아 모르지만 ) 레드 불의 강점으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베텔의 초인적인 활약만 더해진다면... 베텔이 챔피언십에 도전하지 말란 법도 없지요. 케로군은 베텔이 2009 시즌 우승에 도전하거나... 최소한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단, 호주GP부터 레드 불의 머신에 문제가 생긴다면 전반기 고전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
올 해 키미와 함께 베텔도 응원입니다! 달려라 베텔!!! ( 지못미 웨버 ㅠ.ㅠ )
- Nick Heidfeld( 6번 )
이것도 케로군의 위험한 예상이지만, BMW Sauber가 보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머신이 되었다는 가정 하에, 지난 2008 시즌 팀메이트 쿠비짜에게 뒤쳐졌던 퀵닉의 우승권 진입도 조심스럽게 점쳐봅니다. 여지껏 우승 경력이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뺀다면, 스피드나, 경험과 경력, 신체 조건까지 어느 하나 빼놓을 게 없지요. 한 번 우승을 경험한다면... 퀵 닉이 정상까지 치고 올라가지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뭔가의 카리스마를 찾는다면 쿠비짜보다는 닉의 손을 들어주고 싶을 정도니까요. 단, 같은 팀에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는 것이 득이 될지 해가 될지는 모를 일입니다. 케로군은 퀵 닉에게 2009 시즌에는 적어도 쿠비짜와 비슷한 수준의 성적 이상을 기대해 봅니다.
- Heikki Kovalainen( 2번 )
드라이버 넘버 2번이란... 왠지 좋은 점보단 나쁜 점이 많아보입니다. 월드 챔피언 해밀튼에 비교되면서 상대적으로 필요 이상의 평가 절하가 되기도 하고, 항상 보다 많은 연료를 싣고 달리고 세이프티 카라도 나타났다가 피트가 열리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그런 것이 아마 드라이버 넘버 2를 달고 있는 코발라이넨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많이 평가 절하된 코발라이넨이 2009 시즌에 우승권에 근접할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죠. 그 역시 분명 빠른 드라이버였고, 폴 포지션은 물론 그랑프리 우승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맥라렌의 머신이 올 해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코발라이넨이 매번 해밀튼에게 앞길을 내주기만 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겠죠. 그가, 미카 하키넨이나 키미와 같은 핀란드인의 피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매우 도박적이지만, 코발라이넨의 우승권 도전을 점쳐보게 하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쿠비짜 못지 않게 카리스마가 부족해 보이는 모습과 2009 시즌 전 테스트에서 불안했던 머신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중위권에서 허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발라이넨 역시 호주 GP가 상당히 기대가 되는군요.
이상 소개한 드라이버들 외에도... 토요타, 윌리암즈와 브라운 GP의 드라이버들도 우승권에 도전하는 드라이버들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고 보여집니다만, 개인 타이틀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밟아야 할 계단이 많다고 보여집니다. 윌리암즈의 두 드라이버와 토요타의 티모 글록은 그래도 주목해 보아야겠지요. 토로 로쏘의 세바스티엥 부에미의 경우에는 비록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있지만, 아무래도 루키로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즌 초반 적응을 잘 한다면 후반에 다크 호스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입니다. 단, 하위 리그에서도 이렇다하게 눈에 띄는 성적이 없었던 만큼, 포인트 선두에 오를 일은 없어 보이긴 하네요.
케로군의 F1 2009 시즌 베팅은 프리뷰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를 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설픈 프리뷰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주 토요일 퀄리파잉이 시작되면 2009 시즌의 기상도 역시 어느 정도 정리가 되겠죠. 매우 기쁜 소식은 2009 시즌 개막전인 호주 GP를 MBC ESPN에서 일요일 오후 다섯 시부터 중계한다는 사실! ( 아쉽게도 생중계는 아니고 두 시간 지연 중계지만... ) 토요일 퀄리파잉은 중계를 하지 않아 또 해외 중계 사이트를 전전해야겠지만... 개막전을 당일 중계해준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지덕지할 현실이긴 합니다. ㅠ.ㅠ 올 한 해, 꾸준히 GP 생중계 좀 해 줬으면 하는 희망 사항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무리겠지요? ( 작년에는 시즌 초반 간간이 생중계를 해 주시다가... 후반에는 녹화 중계도 빼먹는 지경이 됐었으니. ) 어쨌든, 중계권을 가지고 계신 MBC ESPN에서 빼놓지 않고 당일 중계라도 좀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제발 화요일 낮 정오 녹화 중계는 쫌.... ㅠ.ㅠ... F1 팬은 보통 가정 주부가 아닙니다. T.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