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한국 시간으로 월요일 새벽 ) Formula 1 2008 시즌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마지막 레이스, 마지막 코너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드라마 같은 시즌이 되었네요. ^^; 결과적으로 해밀튼이 단 1포인트 차이로 마싸를 제치고 F1 월드 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했고... 최연소 및 최초의 흑인 F1 월드 챔피언이라는 역사적인 기록과 함께 F1 역사상 스무번째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올 시즌 막판까지 해밀튼을 위협하며, 해밀튼보다 많은 6번의 GP 우승을 차지한 마싸... 디펜딩 챔피언으로 시즌 중반 부진했지만... 끝내 3위로 시즌을 마친 키미... 우승권에 근접했으나 시즌 막판 뒷심이 부족했던 쿠비차까지... 기억에 남는 드라이버가 많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눈에 띄었던 드라이버는... 몬짜의 우승자 베텔이 아니었나 싶네요. 마지막 브라질 GP에서도 해밀튼을 제치며 맥라렌 팬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멋진 드라이빙 보여줬죠...
오늘 소개할 여덟번째 컨스트러터가... 바로 베텔이 소속한 "Scuderia Toro Rosso"입니다.
Scuderia Toro Rosso( 이하 토로 로쏘 )는, 2008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아구리, 포스 인디아와 함께 최약체로 평가받던 팀이었습니다. F1 팀 중 가장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토요타의 1/7 수준 ), 전통의 약체팀 '미나르디'의 후신인데다가, '형제팀'인 레드불의 2중대(?)격인 팀이라 전폭적인 지원도 부족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탈리아GP에서의 우승과 함께, 컨스트럭터 순위에서 형(?)팀인 레드불을 제치고 10개 팀 가운데 6위의 성적을 올렸고( 총 39포인트 ), 베텔은 팀의 39포인트 가운데 35포인트를 혼자 쓸어담으며 20명의 드라이버 중 8위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특히 베텔의 성적은 빅 4( 페라리, 맥라렌, BMW 자우버, 르노 )의 드라이버를 빼곤 최고의 성적이며, 막판 빅 4에 합류한 르노의 피케( 12포인트 )보다 두 배나 많은 포인트를 쓸어담았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쯤되면, 최약체가 아니라 강팀의 반열에 근접했다고 할 정도네요. '-'
토로 로쏘는 팀 이름이 레드( Rosso ) + 불( Toro )이라는 뜻으로 레드불과의 형제팀 이미지가 강한 팀으로, 레드불과는 달리 이탈리아를 베이스로 삼고 있으며... 21시즌 동안 F1을 누빈 전통의 미나르디를 계승하여 2006년에 F1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미나르디는... 전통적인 약팀이었지만, 트룰리와 알론소, 마크 웨버의 F1 데뷔를 함께한 팀이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 만약 미나르디가 없었다면, 이들은 F1에 발을 딛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죠... )
21시즌 동안 단 한 차례도 포디움에 오르지 못했던 미나르디와 마찬가지로, 2006, 2007 시즌의 토로 로쏘 역시 포디움과 인연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2007 시즌 후반 합류한 베텔은... 여섯 번의 GP만에 4위 입상을 하더니, 2008 시즌 중반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몬짜에서 팀에 첫 우승을 안겨주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 퀄리파잉과 GP 본 경기 모두 )을 올리면서... 팀을 중위권 팀으로 견인했습니다. 미나르디 시절부터 단 한 시즌도 팀의 촉 획득 포인트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올 시즌 베텔의 활약은 '기적'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
현재 토로 로쏘의 드라이버는 14번의 세바스띠엥 부르대( Sébastien Bourdais )와 15번의 세바스찬 베텔( Sebastian Vettel )입니다. ( 1, 2번 이후 컨스트럭터 순위에 따라 두 명 씩 번호를 부여하다가, F1이 유럽 중심의 경기이다보니... 13번을 건너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 머신의 이름은 STR-3로, 2006년의 STR-1과 2007년의 STR-2를 계승하고 있고, ( 2008 시즌 초반에는 STR-2를 개량한 STR-2B를 사용했습니다. ) 엔진은 Ferrari 056 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페라리 및 포스 인디아와 같은 엔진을 사용합니다. )
이제 2009 시즌이 되면... 2008 브라질 GP를 마지막으로( 아쉽게도 마지막 GP에서 출발과 함께 사고로 리타이어... ) 은퇴하는... DC( 쿨싸드 옹의 애칭 )를 대신하여 베텔이 레드불로 자리를 옮기게 되어, 과연 2008 시즌과 같은 포스(?)를 2009년에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10월 까지는 Takuma Sato, Sebastien Buemi, Bruno Senna( 아일톤 세나의 조카 ) 등이 토로 로쏘의 차기 드라이버로 거론되곤 했지만... 아직까지 2009년 라인업은 미정입니다. 누가 그 자리를 대신하든, 모든 약팀들의 희망이 되어줬던 2008 시즌의 기적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단, 현재 토로 로쏘 팀이 새로운 구매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므로... 2010년 이후의 상황이 어찌될지, 미래가 불투명한 것만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