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시즌의 마지막 그랑프리인 브라질 GP의 관전 포인트라면... 우선, 해밀튼의 최연소 월드 챔피언십 등극이 이루어질 것인가? 라는 점이겠지만.... 2007 시즌 같은 기적(?)이 일어나 마싸가 막판 역전 우승을 할 것인가? 라는 관점도 재밌을 것 같네요. 브라질 GP를 앞두고 페라리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 케로군은 페라리 팀을 가장 좋아합니다. ^^ ) 컨스트럭터 이야기에서 소개하는 일곱 번째 팀은 "Scuderia Ferrari Marlboro"입니다.
현존 F1 팀 중 단연 최고의 인기 팀은 페라리입니다. 맥라렌이나 윌리암즈도 전통의 강팀이고... 만만치 않은 두터운 팬을 보유하고 있지만, 페라리만큼 열성적이고 종교적인 지지를 받는 팀은 아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히, 그들의 모토와 같은... "자동차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면 르노? ) "레이싱을 뒷받침하기 위해 스포츠카를 만든다"는 이미지는 많은 이들을 열광하게 합니다. ( 아마도 페라리 경영진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듯... ) 바로...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프랜싱 호스만큼... 많은 이들이 환호하는 로고는 또 없겠죠...
페라리의 인기만큼이나, Scuderia Ferrari의 역사는 깊습니다. 1929년 팀이 창단되었고, 1958년 F1에 참가해 현존 F1 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모든 기록에서 2위를 달리는 맥라렌보다 앞선 부동의 1위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간 슈미 - 페라리의 F1 정복은 아마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이 되겠죠. ( 언젠가는 깨지겠지만... 너무나 어려운 기록입니다. )
1950년 F1에 뛰어든 페라리는 페라리의 창립자인 엔초 페라리의 강한 추진력을 등에 업고 항상 상위권의 컨스트럭터이긴 했지만, 언제나 정상의 위치에 있던 것은 아닙니다. 특히, 1984년부터 1999년까지 16시즌 동안 컨스트럭터 정상에 서지 못한 기간은... '암흑기'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약팀의 입장에선 굉장히 사치스러운 얘기지만 ) 퍼포먼스가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그 암흑기(?)를 깨고 5년 연속으로 F1 정상을 차지하게 했기 때문에 '슈미'가 더욱 위대한 F1 드라이버로 보이는 것일지 모르겠네요.
핏빛 붉은 색의 페라리와 함께 F1에서 정상에 오른 드라이버는 팀의 화려한 기록만큼이나 많지만... 세 번의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함께 한 니키 라우다( Niki Lauda ), ( 개인적으로 페라리에서 두 번, 맥라렌에서 한 번 월드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 맥라렌( 3회 )과 르노( 1회 )에서는 월드 챔피언에 올랐지만, 페라리에서는 두 시즌 동안 5승을 올렸으나 월드 챔피언에 오르지 못한 알랭 프로스트( Alain Prost ), 초창기 페라리에서 4시즌 동안 4승을 올리며, ( 당시에는 그랑프리가 많지 않았습니다. ) 팀과 개인 모두 정상에 오르게 한( 1964년 ) 존 서티스( John Surtees ), 무언가 팀에 문제가 있었던( 결과적으로 ) 시기에.... 가뭄에 단비같은 우승을 안겨줬던 게하르트 베르거( Gerhard Berger ) 등이 기억해둘만 합니다.
물론... 무엇보다 강력했던 미하엘 슈마허( Michael Schumacher )를 빼 놓을 수 없겠죠. 베네통에서 2년 연속 월드 챔피언을 차지하던 잘 나가던 타이밍에... 한창 암흑기에서 허우적대던 페라리에 합류... 장 토드, 로스 브라운과 함께 팀을 정비... 리타이어를 밥먹듯이 하던 머신으로도 상위권에 머무르더니 마침내 5년 뒤인 2000년에는 막강한 맥라렌을 제치고 팀을 정상에 올렸고... 2004년까지 무적의 페라리 시대를 열었죠. 특히, 슈미의 일곱번째 월드 챔피언십을 함께한 2004년의 페라리와 F2004는... 너무나 강력해서...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재미 없는 시즌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 이 때의 최강 머신 F2004는 아직까지도 높이 평가되고 있고, A1 GP 머신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 어쨌든, F1의 모든 개인 기록을 싹슬이 해버리고 화려하게 은퇴한 슈미에 대해서는, 좋아하는 사람이든 싫어하는 사람이든 그의 능력만은 높이 사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
2005, 2006 시즌 르노에 타이틀을 내 준 뒤 슈마허의 은퇴 이후... 2007년 무언가 (많이) 부족해 보였던 페라리에는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하는데, 그가 바로 케로군이 좋아하는 키미입니다. ^^; 맥라렌의 내우외환을 틈타 꾸준한 성적과 막판 대역전극으로 19번째 F1 월드 챔피언에 등극했죠. 2008년엔 키미가 다소 부진한 가운데, 슈미의 마지막 팀메이트였던 마싸가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고, 마지막 GP를 앞두고 7포인트 차이로 월드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해밀튼에 7점 뒤진 상태입니다. 올해 과연 작년의 그 대 역전극이 재현될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Scuderia Ferrari Marlboro를 대표하고 있는 드라이버는 당당 1번을 차지하고 있는 키미 라이코넨( Kimi Räikkönen )과 2번의 펠리페 마싸( Felipe Massa )이며, 차량의 이름은 Ferrari F2008, 엔진은 Ferrari 056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때론 문제가 있고, 때론 부진하지만... 페라리의 붉은 머신은 케로군의 가슴을 뛰게 합니다. 비록 모든 담배 스폰서가 자취를 감춘 F1에서 말보로를 나타내는 바코드가 상징하듯, 왠지 시대 착오적인 레이스 지상주의를 좇는 듯한 페라리지만... 그래도...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9년에도 강력한 페라리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Scuderia Ferrari Marlboro의 2008년도 머신 Ferrari F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