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얘기/movie 2008. 9. 16. 09:03
명절엔 특별한 일이 없다면 꼭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있죠.
이번에 케로군도 그 행렬에 동참해 봤습니다.
추석 다음날인 15일... 꽤나 기대했던 작품( 그러나 다크나이트에는 밀렸던... ㅎㅎ )인
"WALL-E"를 보고왔습니다.
하지만, 극장에서 대낮에 '애니메이션'을 본다면 항상 걱정해야 되는 그것...
바로 아이들의 입장과 때를 가리지 않는 잡음... 그리고, 부모들의 친절한 해설까지...
영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게 해 주는 어린이들의 러시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여지 없이... 많은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이 용산 CGV를 찾아주셨더군요... -_-+++
불행인지 다행인지 중반 이후가 아이들에겐 지루한 애니였던지라... 영화 후반엔 소음이 많이 줄었습니다.
어쨌든... 깜빡하고 명절 대낮에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만큼은... 다음부터 조심해야겠습니다.
영화는 굉장히 재밌더군요...
특히... 대사가 얼마 없어서 좋습니다.
의성어에 가까운 WALL-E와 EVE가 서로 이름을 부르는 식의 대화가 거의 대부분이라...
후반 인간들과 어울렸을 때의 대사를 빼면 자막이 필요 없을 정도였습니다.
대사가 별로 없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애니메이션의 품질이 훌륭하다는 얘기도 될 것 같네요.
말이 필요 없는 표정, 몸짓 연기와 상황 연출...
실사와 같거나 그 이상의 연기가 가능했기 때문에 대사가 없으면서도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PIXAR...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옵니다.
영화의 메세지가 다소 계몽적이고,
Disney 애니메이션이 가진 해피엔딩으로 치닫는 동화적 모험활극이기는 하지만,
그렇게까지 눈뜨고 못 봐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영화 내내 긴장을 유지해주는 연출력이 괜찮은 편이고,
영화 곳곳에 웃음보를 자극하는 요소를 배치한 덕분에( 이건 PIXAR의 특기인 것 같습니다. )
다소 뻔한 후반부와 결말에도 불구하고 그닥 지루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리하르트 시트라우스의 교향시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걸 삽입한 장면은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최근에 스포어를 플레이하다가도 이 패러디 때문에 웃었었는데...
( 스포어에서는 아예 장면까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패러디합니다... ㅎㅎ )
좋아하는 영화의 패러디를 자주 보게 되다니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영화의 주제가 너무 교훈적(?)이기도 하고
과하게 차분한 영화의 초반부 덕분에... 아이들은 물어보는 것도 말도 많고....
반대로 영화를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들에겐 좀 심하게 뻔한 내러티브... 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 그러나 디즈니의 여름 상업 영화에서 그 정도를 기대하는 건 무리기도 하죠... '-' )
물론, 이거저거 따지지 않고 보기엔... 이만큼 좋은 영화도 많지 않을 겁니다. 추천할만 합니다.
그리고, 엄청난 수준으로 진보한... PIXAR의 기술도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인크레더블 때의 CG 기술도 우숩게 보일 정도... 한 마디로 대단합니다.
실사에 가까운 CG와 PIXAR 고유의 익살스런 캐릭터가 필요에 따라 자유자재로 배치되면서...
전혀 위화감이 없게 잘 어울린 화면을 만들어 내는 것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과연 다음 영화에서는 어느 정도의 영상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맘편히 재밌는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께 WALL-E를 강력 추천합니다.
단, 아이들이 많은 타임은 피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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