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어보기/케로의 문화 뜯어보기 2008. 1. 8. 19:07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케로군은 '미야베미유키(宮部みゆき)'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무라카미류'를 제외하면, 제대로 읽은 일본 소설도 얼마 없기도 했고,
더군다나 '드라마'에 속하는 글은 그닥 좋아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살인의 해석'을 읽고 난 뒤에 써니 양의 강력 추천을 받아 '모방범(模倣犯)'을 접하게 되었습니다만,
생각보다 무거운 텍스트, 방대한 분량 덕분에 세 권의 책을 다 읽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여성 소설가에 7년 동안 1등을 했다'든가 하는
낯간지러운 광고 문구가 살짝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오버하는 듯한 '일본 출판계의 전설적 베스트셀러' 운운 하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그만큼 충격적으로 다가갈만한 요소가 있기 때문이겠죠.
[ 약간(?)의 스포일러 또는 네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서를 구입하실 분은 주의해 주세요. ]
모방범은 추천할만한 소설이지만,
몇 가지 단점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 단점은... 길다는 것!
우리나라에는 세 권으로 출간되었지만, 각 권이 모두 500 페이지가 넘습니다.
일본에서는 상하권으로 나왔다가, 나중에 문고판은 무려 다섯 권으로 나왔죠.
긴 텍스트의 압박을 극복해야 합니다.
두 번째 단점은... 약간의 스토리의 늘어짐입니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이 책은 재미있는 부분과 재미 없는 부분이 확연히 구분됩니다.
텍스트에 시선이 고정되는 곳이 있는 반면, 하품이 나오고 넘어가고 싶은 문단도 적지 않습니다.
동어 반복도 많고, 했던 이야기를 다시 되짚는 것도 많습니다.
( 사실 이런 것이 문학적으로는 장점이 되고 내러티브도 튼튼해 지겠습니다만 )
덕분에 '재미'의 요소는 살짝 부족해졌습니다.
마지막 단점은... 독자를 가린다는 점입니다.
독자의 취향도 많이 타겠고,
앞서 얘기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상황에 완전히 녹아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많은 사람이 소설의 이야기에 접근하지 못하고
그냥 대리만족만 하고 떠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 문제는 없겠죠... ^^;;
이 소설에 대해서는 별점을 10점 만점에 7점으로 매겨 보았습니다.
충분히 좋은 소설이지만....
그렇다고 꼭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다소 아쉬운 점수를 매기게 되었네요.
혹시 '모방범'이나 '미야베미유키' 씨의 팬들에게는 살짝 죄송스럽기도 합니다만,
어짜피 주관적인 점수매김이니... 그러려니 하고 봐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
그렇다고는 해도... 독특한 추리/살인 관련 소설로서 의미 있는 작품이니,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꼭 읽어보십사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읽었다가 '이 소설 재밌다'고 느끼실 분도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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