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주 빈번하게 NLL 문제가 떠들썩한데요... 잘 아시다시피 케로군은 노무현 정권의 정책을 매우 싫어하고, 정치 노선도 다릅니다만.... 이전 남북 정상회담 때 NLL 문제를 접근한 방법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요새 좀 이슈가 되다보니.... 답답해서 몇 마디 적어보려고 합니다.
조중동은 역시 대통령의 NLL발언에 열불을 내는군요... 문제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NLL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점이죠... 영해나 해상의 국가간 경계선 문제는... 저도 아직 100%는 이해를 못했지만... 꽤나 난해한 문제입니다. 그 이유는 국가간에 쉽게 합의된 예도 없고, 나라마다 주장도 다르고, 결론이 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라서 그렇죠....
우선, 우리나라는 12해리... 1해리가 대략 1.8km 쯤 되니까... 해안으로부터 25km 정도?의 영역을 영해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주장"하고 있다는 거죠.... 주장... 나쁘지 않지만, 그걸 이해당사자인 국가에게 강요하고,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_-; 그걸 피하려고 외교를 하고 협상을 하는 거죠....
대한해협 처럼 해협의 경우에는 해양법상 3해리까지만을 인정해 주고 있고, "모든 국적"의 배는 이런 해협 사이를 자유롭게 지나가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 NLL부근은 사실상 해협에 해당되기도 하죠... 얘기가 복잡해집니다.... -_-;
문제는 NLL이 등장하는 서해의 경우... 우리 국토인 서해5도와 북측의 황해도 해안과 거리가 영해를 따지기 어려운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더더군다나 해상 경계선이 합의된 기록도 없지요. 이승만 정권 당시, 우리 초계정은 ( 지금보다는 더 개념이 없던 시절 ) 황해도 해안에 자주 근접했고, 기록에 따라서는 초계 활동 중 해안에 대한 교전(?)도 있었다고도 합니다. 이에 따라, 정전 협정 위반을 막기 위해 유엔사에서는 남한 함정이 넘어갈 수 없는, 북방 한계선을 설정했는데, 이 것이 지금의 NLL입니다.
듣고보면 이상하지 않나요? 우리나라 함정이 사고를 자꾸 치니까 경계를 그었는데... 그걸 영해로 이해하는 건 좀 오버 아닌가요? 실제로 우리나라나 유엔사가 북한에 "공식적으로" NLL을 해상 경계선이라고 통보한 적이 없습니다. 공식적으로 통보하지 않았으므로 물론 이의 제기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부터 우리나라의 정부는 NLL을 해상 경계선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국제법 상의 검토도 이루어졌으나....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국제법 학자들이 NLL을 해상 경계선으로 볼 수 없다는 관점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 우리 함정이 NLL을 넘어가는 것은 우리나라가 유엔사와의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 되고, 해당 내용의 제3자인 북한의 함정은.... NLL이라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러나, 최근 몇 십년 동안 우리나라 정부는 NLL을 넘어오는 북측의 군함과 민간 함정을 "정전 협정 위반" ( 엄청난 비약이 있죠 )이라고 주장하면서 몰아냈고.... 당연히 심할 경우 군사적 충돌로 이어져, 지난 서해교전과 같은 비극도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해군 병사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정치인들이 분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사지로 보내면서.... "우리 땅"을 지키리고 했으니 명령을 받은 병사들은 목숨을 바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그런데, 북한에서의 주장은 전혀 다릅니다. 북한은 서해에 Maritime Military Demarcation Line이란 것의 설정을 주장합니다. 우리말로 하면 "해상 군사경계선"이 될텐데요, 이것 역시 억지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약도 심하고 현실성이 적습니다. 정전 협정에 포함된 서해5도가 북측 경계선 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_-;;;;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NLL을 경계선으로 주장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비약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해상 군사경계선"이라는 개념 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태반일 거예요... 그만큼, 이건 자기들만의 목소리....일 뿐이고 협상의 대상이 아니겠지만... 같은 입장의 NLL은 우리 측에서 몇 십년을 주장을 해 왔으니. 북측 입장에서는 배알이 꼴릴만도 하죠. ;;;
문제는... 이런 상반된 주장을 하는 건 그렇다고 치고.... 이 입장을 상대에게 강요하거나, 군사적으로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한다면.... 결국은 전쟁 밖에 없습니다. 과연 그 길로 가야 하는 걸까요? 물론 서해5도라는 영토를 포기하는 게 현명한 것도 아니고... 협상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선물을 할 필요도 없겠으나.... 전쟁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번 NLL과 관련된 노 대통령의 접근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름 win-win 전략을 하자는데... 이걸 태클 걸면... 뭐 전쟁 하자구요?
NLL을 해상경계선으로 비약시켜 생각하는 건, 간도가 우리 영토라거나, 대마도도 우리 땅.... 뭐 이렇게 생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감정적으로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현실의 법적인 기준으로는 우리 땅 아니잖아요... -_-;;; NLL을 국경 식으로 생각하는 식의 비약에 비하면.... 일본 애들이 독도를 지네 땅이라고 하는 주장은 참 논리적일 정도입니다. 물론,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이 비약이 심하고 인정하기 힘든만큼... NLL 문제는 더 심하죠.... 우리가 그렇게 나가면 북한도 "해상 군사경계선"을 자기들 맘대로 주장하고.... 악순환이 될 뿐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을 겁니다.
이렇게 근거 없는 주장으로, 저와 비슷한 젊은이들을 자꾸만 사지로 몰아 넣는... 불필요한 분쟁의 희생자로 몰고 가는 정치인들이 매우 불만입니다. 거기에 편승하는 조중동 같은 언론은 혐오합니다. 자기 자식이 그 사지에서... 거짓 주장에 속아... 애국의 마음으로 피를 흘리고 있다면... 아마 그렇게까지 주장하진 못했을텐데 말이죠.... 지 자식들은 어디 유학 보내서 병역 기피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네요... -_-
그런 의미에서, "현명한 해법"이 필요합니다. 열 입곱 마리의 낙타를 1/2, 1/3, 1/9 씩 세 아들에게 유산으로 나눠주는 문제 같은 느낌?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주장도 좋고, 자존심도 좋고, 우리 것 안 뺐기는 것도 다 좋은데... 부디, 자기 자식이 사지에 나가지 않는다고, 함부로 주장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장하고 비공식적으로 생각하면 될 것을, 법적인 기준, 외교적 기준으로 비약시켜 생각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네요. 적어도... 독자가 제대로 개념을 이해하고 나름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언론의 참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