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에서 새로운 연습곡을 추천하라고 했을 때... 조금 부담되지만 도전해볼만한 곡으로 'Janne Da Arc'의 'Destination'을 추천했었습니다. 바로 기각당하기는 했지만, 케로군이 나름 좋아하는 '시원시원한' 곡이라 요즘도 듣고 있습니다. 'Janne Da Arc'의 'Destination' 싱글을 구매하게 된 계기는 이 곡이 오프닝으로 사용된 "Over G"라는 게임 때문이었습니다.
'Over G'는 일본의 TAITO에서 만든 'Energy Airforce' 시리즈에 해당하는 타이틀로, XBOX360으로는 몇 안 되는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중 하나입니다. 일본판 게임 패키지 표지를 보면 제목 밑에 필기체로 'Energy Airforce'라고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 정식 발매판도 일본판과 동일한 게임 패키지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발매판은
게임 제목부터 'Over G Fighters'로 다릅니다. 일본 필이 물씬 풍기는 2D 캐릭터는 표지 그림에서 모두 제거했고, 얼굴 마담 전투기 역시 랩터로 교체했습니다. ( 일본판은 일본의 FS-X 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일본산 전투기 F-2 였죠... ) 이른바 양키 필에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듯 보이지만... 결과는 그닥 좋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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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된 게임
케로군도 'Over G'를 불세출의 명작이라거나, 절대 추천할만한 게임으로 꼽지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독특한 맛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이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아쉽습니다. 미국 게임 웹진이나 매스미디어에서는 이 게임을 정말 인정 사정 없이 까대곤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브리핑 화면은... 정말 철이 지난 구성 같고... 일본 색이 짙은 캐릭터의 2D 이미지는 서양 사람들에게는 통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한국 게이머라고 좋아할만한 인상은 아니군요 -_-; 게임의 그래픽은 그래픽대로 XBOX360이란 기체가 아깝다는 비판도 듣고, 서양 웹진에서는 소프트한 메탈을 비행 시뮬레이션에 쓰는 것도 질렸다고들 합니다. ( 특히, 일본 비주얼 락 풍이 강한 'Destination'을 좋아할 리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
서양 웹진은 그렇다 치고... 실은 이 게임은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저평가 되어 있습니다. 애시당초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의 인지도와 시장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가... 간혹 '에이스 컴뱃'과 유사한 게임으로 접근하는 경우까지 생기다 보니... ( 두 가지 게임은 다른 장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다르죠 ^^ ) 접할 기회 조차 많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거기다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부담이 되는 살인적인 난이도... -_- 그렇다고, 완벽한 시뮬레이터라기보단 게임을 지향한다는... 오묘한 조합 덕분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보입니다. ( 케로군에게도 솔직히 어려운 게임입니다. -O- )
결과적으로... '제대로 평가될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겠죠. 물론, 그것도 게임 자체의 업보입니다. 접근이 쉽게 만드는 것도 좋은 게임이 되기 위해선 갖춰야 될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이 게임이 정말로 그렇게 접근이 어렵기만 한가... 라고 자문해 보고... 그렇게 재미 없는 게임인가... 라고 다시 물어보면... 생각보다 많이 저평가되거나,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는 결론으로 돌아옵니다.
비행 시뮬레이션
'Over G'는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저런 콕핏과 대시 보드를 보면서, 맘 편한 슈팅 게임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심지어는 기종마다 다른 HUD를 제공하고, 콕핏의 모양도 다릅니다. 당연히 각 기종과 무장 선택에 따라서, 플레이는 크게 달라집니다.
물론, 완성도 높은 '시뮬레이터'를 지향하는 것들과 비교했을 때는... 'Over G' 역시 '게임'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행 시뮬레이션을 크게 즐기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적기 열 두 대를 잡기 위해 미사일 여덟 발을 달고 출격할 때의 암울한 느낌이나... 높은 고도에서 날고 있을 때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 급선회하는 동안 피가 몰리면서 앞을 볼 수 없는 상황.... 그리고, 적 미사일 회피에 실패했을 때 한 순간 게임이 끝나버리는 상황 등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을 즐기기 시작하면... '시뮬레이터'에서는 느끼기 힘든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게 '시뮬레이션' + '게임'으로서의 'Over G'가 가지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고, 마치 '그란투리스모'를 즐길 때의 그런 느낌과 같은 재미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이 게임이 아니었으면... 이제는 퇴역 기종에 포함시키게 될 F-117A라는 기종... 콕핏의 느낌이 어떤지, 무슨 임무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제대로 감도 못 잡았을 겁니다. 미션을 수행하고.... 아하 이런 식이구나~~ 하고 깨달았을 때 느끼는 재미... 스텔스 기능을 제대로 활용했을 때의 재미라는 것들은... 분명 맘 편히 플레이하는 슈팅의 재미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줄 수도 있습니다. ( 기호를 많이 타겠지만... 말이죠... ^^ )
또, 항공 모함이라는 것... 이전에도 비행기 이착륙이 어려운 줄은 알았지만... 특히, 항공 모함에 착륙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_- 수 십 번의 실패 끝에 처음 항공 모함에 착륙했을 때의 감격이란.... 그런 재미에 플레이를 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아 물론... 이런 시뮬레이션의 재미가 'Over G'만의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재 국내 정식 발매된 차세대 콘솔을 기반으로 현재 실전 배치된 또는 배치될 전투기들을 다양하게 시뮬레이션 하는 '게임'은 'Over G'뿐이기도 합니다.
Destination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그렇지 'Over G'가 아주 뛰어나지 못하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그래픽... 특히 배경 그래픽은 ( 상당수의 최근 일본 3D 게임이 그렇듯이 ) 굉장히 허전합니다. 기체의 묘사는 그냥 그런 수준입니다만, 제대로 감상할 기회가 많지는 않습니다. ( 리플레이 보고 앉아 있을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O- ) 거기다가 화면 UI는 누가 디자인 했는지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수준입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케로군과 같은 준 초보에게는 난이도 역시 살인적입니다. ( 무려 Hell 모드도 있지만 케로군에겐 Expert 모드로도 부담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로군이 이 게임을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서두에 얘기한 이 노래 하나 때문입니다. ( 물론 음악이기 때문에 기호를 상당히 탈 듯 합니다. ^^ )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한 곡이고, 곡 자체가 아주 특별한 무엇이 있는 건 아니지만... 비행기를 조종하면서 듣는 곡으로는 이만큼 잘 어울리기도 쉽지 않을 듯 싶습니다. ( 뭐... 안 어울린다는 분도 많겠지만... 말이죠 ^^ )
'Over G'는 전체적으로 10점 만점에 6점 정도 줄 수 있는 게임입니다. 차세대 콘솔 게임의 맛을 느끼려는 분들께는... 비추천 신나는 비행 슈팅 게임을 찾는 분들께도... 확실히 비추천 난이도 높은 게임이나 머리 싸매는 게 싫으신 분들 역시... 비추천 차세대 콘솔로 다양한 현존 전투기의 '시뮬레이션'을 '게임'으로 느껴보고픈 분들께는... 추천 위에 첨부한 'Destination' 노래가 맘에 드시는 '시뮬레이션 게임' 매니아 여러분께... 추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맘에 드는 게임이었지만... 일반적인 사랑을 받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다수는 아니겠지만, 일부 게이머들에게는 분명히 만족을 줄만한 게임임은 확실합니다. 그 일부, 소수가 누구일지는... 분명하게 장담하기는 어렵군요.... ^^
나름 재미 있지만 아쉬운 점이 많은 게임이므로... 구입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잘 뜯어보고 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