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군은 음악 등에 대해서 등수를 매기는 종류의 일이 그닥 맘에 들지 않습니다. 주관적인 좋고 나쁨을 마치 객관적인 듯한 순위로 얘기하는 것도 별로 탐탁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흔히들 얘기하는( 얘기했던 ) Thrash Metal의 3대 음반 같은 식의 얘기도... 알고는 있다고 해도... 그러려니 하고 지나칠 뿐 그닥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순위 매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MEGADETH에 대해서 얘기할 때면, 네 번째 정규 앨범 'Rust in Peace'를 Thrash Metal의 3대 음반이라면서 추켜 세우곤 합니다... 물론, 정말 좋은 음반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 케로군도 'Rust in Peace'에서 유독 한국인들이 많이 좋아한다는 'Tornado of Souls' 같은 곡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하지만, 케로군이 보았을 때 MEGADETH의 열 개의 정규 앨범 중 가장 맘에 들고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앨범은 바로 이 'Cryptic Writings'입니다. '-' 지난 번 글에 잠깐 언급한 것처럼 '밴드에서 연습하는 곡들'과 관련한 음악 얘기를 한다고 했는데, 현재 밴드에서 연습하고 있는 곡 중 한 곡이 'Cryptic Writings'의 첫 곡인 'Trust'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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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곡이 다 좋다
케로군이 'Cryptic Writings'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입니다. 10곡 전후의 곡이 들어 있는 정규 앨범을 샀다면, 보통은 서 너 곡이 좋고 나머지는 그냥 그렇거나 신경을 쓰지 않게 되기 쉽죠. 또, 대부분의 앨범에서 모든 곡이 다 좋다는 느낌을 받다가도 한 두 곡이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MEGADETH도 예외는 아니어서, 솔직히 그들의 초기 음반에서는 케로군에게는 영 맘에 들지 않는 곡들도 많았습니다. 2%도 아니고 20% 부족하다는 느낌?
그런 의미에서 10년을 들은 앨범이지만 'Cryptic Writings'가 빼 놓을 곡이 없다는 느낌은... 그만큼 이 앨범의 곡들이 잘 짜여져 있고, 서로 잘 어울린다는 의미기도 할 것 같네요. '-' 첫 곡인 'Trust'부터 마지막 곡인 'FFF'까지 주욱 듣다보면... 하나의 스토리가 이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면서 동시에 강약의 조절과 기승전결의 전개가 적절히 이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이젠 그런 사람도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있기는 있죠... ) 교조적으로 Thrash Metal의 순수성(?)을 따지는 분들에게 비판을 받는다고는 해도... 하나의 음반으로 제대로 구성된 느낌은 이 앨범만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후의 음반들도 꼭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 하나하나의 곡이 좋으면서 구성도 잘 되어 있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나 할까요? 얼마 전 관심을 가졌던 밴드 중에 'Slipknot' 같은 밴드가... 곡 자체는 맘에 들었지만 많이 부족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아마... 구성에는 신경 쓰지 않고 주구장창 달리기만 하니까... 금방 질린다는 게 문제가 아니었나 싶네요.
변절(?)
사실 이 앨범이 출시되던 1997년엔 이런 얘기가 많았습니다. '-'; 순수하게 달리고 또 달려 주시던 METALLICA도 조금씩 변화를 추구하더니 'Load'라는 결정타를 먹여주신 이후( 1996년 입니다. )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으니까요. 위기감이니 뭐니 하는데.... 사실 케로군의 생각은 다릅니다. 음악하는 사람은 좋든 싫든, 성공하든 실패하든,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죠.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만큼 이런 음악의 느낌과 배치되는 것도 없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변화가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말입니다. ^^ 어쨌든, '변절'이라는 표현만큼 어이 없는 표현도 많지 않을 것 같네요.
'Cryptic Writings'도 그런 식의 '변절'의 의혹을 받은 앨범 중 하나입니다. 일단 프로듀서의 교체를 통해 '멤버는 그대로인데 음악은 많이 변한' 느낌이 있고, ( MEGADETH의 이른바 전성기 멤버 Mustaine / Friedman / Ellefson / Menza 구성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음반이 바로 이 'Cryptic Writings'입니다. ) 'She-wolf'나 'FFF' 같은 몇몇 곡의 달리는 곡들도 있지만, 그루브한 리듬으로 편하게 부르는 곡이나, 팝 메탈이라고 볼 수 있는 곡들까지 말 그대로의 다양한 시도가 여기저기 들어 있습니다. ( 물론 그 사이 사이에 Thrash 다운 리프가 깔리기는 합니다만... '-' ) 이런 다양한 시도, 다양한 멜로디와 리프가 케로군은 맘에 들지만, 일부 교조주의적인 Thrash 매니아에게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케로군이 이 앨범에서 특히 좋아하는 곡은 'A Secret Place'입니다. 조금 심심할 수도 있는 곡이지만... 듣다보면 멜로디가 입에서 맴도는... 사람을 잡아끄는 힘이 있는 곡이고... 메탈 치고는 상당히 편하게 들을 수 있는 편입니다. 백번 떠드는 것보다 한 번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
MEGADETH의 음악은 여전히
멤버 교체가 잦은 게 무슨 이유이든... 그닥 칭찬할만한 일은 아닙니다. 보통은 Dave Mustaine이라는 사람이 그닥 인간성이 본받을만하단 생각도 하지 않겠죠. 하지만, 음악만큼은... 아무리 원 맨 밴드(?) 소리를 들어도 대단하다는 느낌입니다. 지금은 밴드를 떠났지만 Marty Friedman의 연주도 아직 생생하고... 부상(?)으로 밴드를 떠난 드러머 멘짜나 오랜 시간 머스테인과 호흡을 맞춘 베이시스트 엘렙슨까지 황금 멤버라는 말이 나오는 그 시대 그들의 음악은 정말 대단했다고밖에 말할 길이 없네요.
물론, 그들이 어떤 변화를 시도하든... 근본에는 Thrash Metal의 필이 깔려 있습니다. 덕분에 이른바 '달리는' 곡들이 빠지지 않기도 하고, 대부분의 곡들에 강렬한 리프를 담기도 하죠. 'Cryptic Writings'에서 나름 달리는 곡들 중에 가장 귀에 남는 곡은 'She-Wolf'라는 곡입니다. '나름'이라고 하는 것은... 그냥 그저 달리는 곡이라고만 하기엔... 멜로디 라인도 그렇고, 밀고 당기면서 호소력 짙은 코러스로 진행하는 구성도 훌륭한 곡입니다.
뭐, 이런 다양한 시도를 통해 결과적으로 '일반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그만큼 '대중적'이라거나 '팝스럽게'되었다는 비판도 일리는 있습니다만... 적어도 지금의 케로군은 '대중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면... '나름 대중적이기 위한 시도'는 찬성하는 편입니다... 'Thrash의 근본을 유지하면서 대중적이기까지 한' 음악을 만드는 게 얼마나 머리 아플지... 창작의 고통이 아주 조금이나마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단 느낌도 듭니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만들었을( 사실 레코딩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고 했지만 -_-a ) '나름 달리는 곡' 속에서 MEGADETH가 전하려는 느낌의 일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MEGADETH의 'Cryptic Writings'라는 앨범을 케로군이 주관적으로 평가하자면 평균적으로 10점 만점에 9.5점은 줄 수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변화가 어쩌고 팝이 어쩌고 그래도 메탈은 메탈이기 때문에... 거칠고 강한 음악이 귀에 거슬리는 분들에게는 8점 정도라고 얘기하고 싶고... 그리고, 메탈을 즐길 줄 아는 분들에게는 "필수 소장" 10점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에, 케로군이 '3대' 어쩌고 하는 부류였으면... 이 앨범을 '3대'에 포함시켰을 겁니다. ^^
최근엔 새로운 앨범 'United Abominations'를 준비하고 있다는 MEGADETH... 과연 어떤 곡이 나올지 기대 만땅입니다. 특히, 지난 번 글에서 살짝 다뤘던 'Gears of War'라는 곡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멋진 음악에... 제대로된 변화의 시도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그런 의미에서... 나름 맘에 드는 새 앨범 자켓 이미지도 첨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