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track/애니메이션] 부기팝 음반 두 가지 ★★★★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 ブギーポップは笑わない ) 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카도노 코우헤이라는 작가의 소설로,
제가 처음 접한 '일본 전기(傳奇) 소설'이기도 합니다.
원작에 이어 이른바 '부기팝' 시리즈의 연작이 쏟아져 나오고,
인기를 얻어서 한국에서도 정식 발매가 되었습니다.

소설 얘기 역시 다음에 다루겠지만...
소설이 인기를 끌다보니, 만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장이 되었는데요..
그와 관련된 여러 상품 중에서 음반!
그것도 하나가 아니고 둘!!!
부기팝 컨셉 음반 한 가지와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에 대해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 말하자면 합체 칼럼? )

앨범 표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 ニュルンベルグのマイスタージンガー第1幕への前奏曲~ブギーポップ・ヴァージョン ]

[ ブギーポップは笑わない~Boogiepop Phantom Original Soundtrack ]

1. ニュルンベルグのマイスタージンガー第1幕への前奏曲~ブギーポップ・ヴァージョン

장황한 앨범 제목을 우리 말로 바꿔보면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 제 1막에의 전주곡 ~ 부기팝 버전
... 정도가 되겠네요...
영어 제목은
Richard Wagner ~ Overture "Die Meistersinger von Nürnberg" Boogiepop Version
입니다.

왜 이런 음악이 애니메이션과 연관지어 나왔는고... 하니...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인 부기팝이 등장할 때...
문제의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 전주곡을
'휘파람'으로 불며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좀 생뚱맞습니다만... -O-
이 '부기팝' 시리즈의 이야기 전개가 사실 생뚱맞습니다.
'부기팝'이란 캐릭터도 생뚱맞고...
거기에 어울리지 않는 웅장한 관현악곡을... '휘파람'으로 불며 등장한다는 설정도... 생뚱맞습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그게 이 작품의 스타일인 걸...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이 맥시 싱글 음반의 생뚱맞음이 아닐까 합니다...
이 음반에는 위의 '휘파람곡'과
원곡에 해당하는 '전주곡'의 부기팝 버전으로 편곡된 음악...
이렇게 달랑 두 곡이 들어있습니다... -O-
런닝타임 10분!!!! -O-++++

아무리 싱글 CD라지만 런닝타임 10분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달랑 두 곡에 10분이라니....
제가 좋아하는 Dream Theater 한 곡 연주시간 평균도 10분은 넘을 겁니다...
이건 상술 아닙니까?
( 하지만, 바다 건너에서도 그 상술에 걸리는 저 같은 사람이 있으니.... orz )

이런 불만 덕분에 100% 만족은 안되지만...
나름 듣기는 좋은 음반입니다.
전주곡의 연주도... 부기팝의 이미지에 맞는 현대 음악적 해석이 좋고...
잔잔한 휘파람도... 지하철에서 잘 때 듣기 좋습니다. -O-a

그나저나, 바그너의 음악이 정말 파시즘적이거나, 공격적인 이미지를 유발하는 걸까요?
이 음반만 듣고 있다보면 좀 그런 느낌도 들고...
"지옥의 묵시록"에서의 느낌도 비슷하고...
'히틀러'와 '바그너'의 얘기까지 생각이 나다보니...
왠지 무슨 괴담... 같군요...
확실한 건 음악 자체는 정말 꽉 차고 제대로 웅장하다는 것!!!

바그너의 음악과 관련된 내용을 잘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2. ブギーポップは笑わない~Boogiepop Phantom Original Soundtrack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 ~ 부기팝 팬텀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더블 CD로 발매된 이 음반은
TV에 방영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부기팝 팬텀"의 사운드트랙입니다.
표지 디자인부터 위의 컨셉 앨범과 연관성이 느껴지는군요.
( 그러나 음반의 내용물은 하늘과 땅 차이? )

더블 CD에 모두 13 곡의 음악이 들어있는데...
일반 OST를 위한 삽입곡이 아닌,
각 곡들이 모두 하나의 완결된 형태를 지니는 곡들입니다.
모두 다른 아티스트들이 참여해서... 연주를 했고...
곡 하나하나가 꽤나 알차고 듣기 좋습니다. ^^
( 제가 이런쪽 장르를 잘 몰라서 긴 설명은 못하겠네요. )

원작이 원작이다보니...
몽환적 분위기를 전반적인 바탕으로 삼고...
귀에 거슬리는 사운드와 익숙하기 그지 없는 멜로디가 곡과 곡 사이를 오감는...
부조리 그 자체를 얘기하는듯한 음반입니다... ^^
각 곡의 부분부분마다 광고 음악이나 시그널로 쓰기에도 좋을듯한
( 어디에선가 들은 듯한 ) 맘에 쏙 드는 멜로디를 들려줍니다.

나름 이런 종류의 음악을 잘 아실 것 같은
뿍스( p00x )님께 여쭤봤을 때...
잘 아는 아티스트는 없다고 하시더군요... ^^;
아마도 인디 쪽이나 조금 덜 유명한( 그렇다고 실력이 떨어진다는 소리는 아니겠죠 ^^ )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나봅니다.
역시, "널리 알려진 작품만이 좋은 작품은 아니다"라는 격언이 생각나는군요.


위의 컨셉 앨범을 평점 10점 만점에 6점 정도 준다면
( 그나마 부기팝 팬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관심이 없다면 4점 이하일지도 ㅠ.ㅠ )
아래의 사운드트랙은 8점 이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 훌륭한 팝 앨범이고...
소장 가치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나마 흔하게 돌아다니지도 않는 음악이라
모종의 희소성도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
( 2000년도 발매 음반으로 7년이 지난 음반이라 희소성이 생기고 있는지도... ojr2 )

두 장의 연결된 음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요...
( 간만에 블로그의 본질에 합당한 포스팅을 했군요 ^^ )
소설이나 애니메이션을 접하시고,
함께 듣는다면 감동이 배가 될 음반이고,
"부기팝 팬텀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경우에는
팝 음악 자체로 훌륭한 추천 음반이라고 정리하겠습니다. ^^
기회가 되신다면, 꼭 구입해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