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선한 기계와 게임들을 소개해 주는 "모든 악의 근원" "얼리어댑터"(?) TENMA군 덕분에 NDS 게임을 처음 플레이해 본 것이 2004년으로 기억하고 있으니 벌써 4년이 지났군요... NDS( 또는 닌텐도 DS ) 게임 중에서 처음 관심을 가졌던 두 개의 타이틀이 예전 홈페이지의 칼럼에서 다뤘던 "메테오스"와 본명으로 따지자면 이렇게 긴 이름을 가진 게임이 있었던가 싶은 "뇌단련"이었습니다.
예전 칼럼에 썼던 내용이 민망할 정도로 "메테오스" 이후 단 한개의 타이틀도 구입하지 않다가, 지난 연말에서야 두 번째 타이틀을 구매해서 플레이 해 보았습니다. 바로, 예전에도 플레이해 보았던 "뇌단련"의 한국 정식 발매 타이틀입니다.
( 아아... 가와시마 교수의 얼굴이 없는 표지라니 ojr2 )
이 타이틀이 "게임이냐?"고 누가 물으신다면... 전 대답을 못 하겠습니다. 게임으로 보려면 보겠지만, 또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최근 발매된 Wii와 더불어 NDS와 몇 가지 소프트웨어들은... "도대체 어디까지가 게임인가?"라는 질문을 부질없게 만드는 본격적인 장르 파괴를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뇌단련을 만나다!
처음 이 타이틀이 제 기억에 각인된 시점은 플레이를 해 보거나 스크린샷을 보기 전... 그러니까, 타이틀의 제목이 얽힌 뉴스를 들었을 때였습니다. '-';
왜 그런 고 하니... 앞에도 잠깐 언급했듯... 기나긴 제목 때문입니다. 한글 정식 발매 제목은 "매일매일 DS 두뇌 트레이닝" 으로 조금 긴 제목 정도가 되겠지만... 일본 발매 당시의 제목은 "東北大学未来科学技術共同研究センター川島隆太教授監修 脳を鍛える大人のDSトレーニング" 와 같이, 띄어 쓰기도 없는 일어에 부연 설명을 줄러리 달아 놓아 길이가 엄청납니다. 번역하자면, "토호쿠 대학 미래 과학 기술 공동 연구 센터 가와시마료타 교수 감수 뇌를 단련하는 어른의 DS 트레이닝" 이 되겠습니다. ( 읽는 것도 숨이 차네요... -O- )
아래는 해당 타이틀의 표지 사진....
그렇습니다. 줄여서 "뇌단련"이라고만 부르면 되는 타이틀의 제목을 길게 얘기하는 게 재밌어서 외웠습니다.( 10분 쯤 걸리더군요 외우는데... orz ) 한 마디로 가십거리였죠...
뇌를 단련해볼까?
타이틀은 재미있습니다. 일단 처음 시작했을 때 상당 시간 붙잡아 둘 수 있고,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며... 가와시마 교수 얘기가 맞다면... 정말 뇌 단련이 되겠죠 ^^ 일석 이조!!! 입니다.
플레이는
계산도 하고... ( 왠지 단순 노가다로 보이는 건 저뿐일까요? 그런데 단순 반복 노동... 이거 중독성이 있죠 -O- )
답을 말하고( 위 테스트는 색을 읽는 테스트로 답은 '파랑'! )
혹시 까마귀 고기를 먹었는지 기억력을 시험합니다... -O-;;; 모든 것은 터치 스크린에 펜을 이용해 글을 쓰거나, 마이크에 말하는 등의 행위를 NDS가 인식해 판정합니다... ( 인식률가지고 말이 많은데... 사실 다른 음성, 필기 인식기에 비교하면 꽤 좋은 편입니다. -O- )
뇌연령 체크를 하고 나면
이렇게 결과가 나오고 -O- 믿든 안 믿든 여튼 뇌단련 프로그램을 수행하면서... 뇌를 젊게 만들도록 노력하는 타이틀입니다.
일본판의 경우는
당연히 같은 시스템으로 보이지만,( 이 문제는 "빨강"이라고 답합니다. )
자세히 따져보면, 일본어와 한글/우리말의 언어적 차이 등에 의해서 꼭 정확하게 이식되었다고만은 못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제한된 조건 안에서 현지화는 10점 만점에 9점은 줄 수 있는 수준입니다. ^^ ( 아까, 아오, 쿠로 등의 발음과 빨강, 파랑, 검정 등의 발음 인식은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O-a )
하지만, 정작 이 타이틀을 플레이 하면서 느낀 건 '과연 이 타이틀을 오랫동안 즐길만한가?' 라는 의문이었습니다.
게임기로 즐기는 게임의 영역을 벗어나, 일반 소비자를 공략해 시장을 넓히고, 학습과 유희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타이틀로 명예는 얻었지만, "게임 유저"를 위한 "일정 시간 동안 즐길만한 게임"이 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Windows 설치 후 인터넷이 안 되고 소일거리를 찾을 때 즐기는 "솔리테어" 정도 이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 솔리테어는 게임 자체로도 재밌습니다만 ^^; )
따라서, 좋은 게임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솔직히 추천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학습 타이틀이나 소일거리를 찾으신다면, 그것 괜찮겠네요.... "훌륭한" "성공한" 타이틀이지만, "잘 만들어진 게임"은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 장르 구분이나 형식 논쟁을 하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
시장에서의 성공과 후속작, 아류작들
케로가 뭐라고 지껄이든 "뇌단련"은 대 성공을 거뒀습니다. "시스템 셀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기존 게임 유저층을 훌쩍 넘어서는 넓은 시장을 형성하며, 일본에서만 3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_@
그리고, 곧바로 출시된 "좀 더" 긴 제목을 가진 정식 후속작 "東北大学未来科学技術共同研究センター川島隆太教授監修 もっと脳を鍛える大人のDSトレーニング" 역시 대 히트를 거뒀습니다. 번역하자면, "토호쿠 대학 미래 과학 기술 공동 연구 센터 가와시마료타 교수 감수 좀 더 뇌를 단련하는 어른의 DS 트레이닝" 정도가 되겠군요...
이 타이틀은 오히려 본편보다 많은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본편과 속편을 합쳐서 700만 장에 육박!!! 정말 엄청난 기록이죠... ( 그에 비해 국내 게임 시장의 현실은? OTL )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타이틀이 "시스템 셀러"가 되준다면, 그것만으로 고마워할 것 같습니다. -_-;;;;
물론 이런 후속작 뿐 아니라, 닌텐도와 다른 회사들 모두에서 이런저런 아류작( 베꼈다거나 그런 의미가 아니라, 비슷한 종류라는 의미로 봐주세요. ^^ )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대표적으로 "監修 日本常識力検定協会 いまさら人には聞けない 大人の常識力トレーニングDS" "감수 일본 상식력 검정 협회 이제와서 사름들에게 물어볼 수 없는 어른의 상식력 트레이닝 DS"
제목, 표지 디자인 모두 "뇌단련"의 그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말 그대로의 아류작이죠... 하지만, 저는 왠지 이런 아류작엔 별로 땡기지가 않습니다. ㅠ.ㅠ
또, 친미적인 범 아시아인의 관심사 영어를 빼 놓을 수 없죠 "英語が苦手な大人のDSトレーニング えいご漬け" "영어가 약한 어른의 DS 트레이닝 영어 절임(?)"
이것도 같은 부류의 작품입니다. 모두 같은 Nintendo 브랜드의 퍼스트파티 소프트라 뭐라 할 것은 아니지만... 이쯤되면, "잘 팔릴 때 끝장을 보는 상술의 극한"이라고 해도 할 말 없겠네요. ( 그 말 듣고도 싫어할 것 같지 않은 느낌 )
참고로 이 타이틀은 닌텐도 코리아 출범 후 국내 첫 정발 타이틀 중 하나로 "뇌단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죠 ^^ 아래는 정발 타이틀 사진...
"절임" >> "삼매경" 이런 번역은 정말 센스가 좋은 것 같군요 ^^
케로군은 관망 중...
이러쿵 저러쿵 하지만, 결국 DS는 대성공 DS 트레이닝 시리즈도 대성공이었고... 국내 정식 발매에 닌텐도 코리아의 출범... 일반 소비자에게 침투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득도한 닌텐도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DS 트레이닝 시리즈의 판매고만 봐도 이건 열풍 정도가 아니라 광풍에 가깝죠...
뭐, 그렇다고 해서 유행이나 광풍에 쉽게 흔들릴 케로는 아닌지라 지금은 관망 중입니다. "뇌단련"은 확실히 쉽게 질린다는 점과 게이머를 오래 붙잡아 둘 힘이 부족하다는 점이 눈에 걸리는군요... ( 그러나 단순하기 때문에 또 쉽게 돌아갈 수도 있죠 ^^ ) 앞으로 얼마나 많은 DS 트레이닝 류의 게임이 출시될지 모르겠으나... 케로군은 한발짝 물러서서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이미, 처음 일 주일 불타오르던 써니 양도 DS에서 손을 뗐고... 케로 군도 2 3일 해 보다가 접었습니다. -O-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게임에 관심 없는 당신... 재미와 실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당신이라면... 추천! 게이머 혼이 불타는 당신이라면... 비추!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