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포스팅 했던 구입 소식에서 아주 잠깐 언급했지만, 걸작 중의 걸작 "톱을 노려라2! 다이버스터"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군요.
DVD Box set의 패키지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왼쪽 위에 있는 것과 같은 박스( 박스는 한 개입니다... ) 안에, 오른쪽 위에 있는 것과 같은 세 장의 디스크 케이스가 있고, 세 장의 DVD가 들어 있습니다.
각 디스크에는 조그만 안내 책자가 들어 있고 ( 물론 안내 책자의 내용은 양은 적지만 덕후들을 불타 오르게 만들만한 내용들이 채워져 있습니다. ) 보너스로 엽서( 음... 이건 개인적으로 다른 아이템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맘입니다... )
그럼, 본격적인 뜯어보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네타가 한 가득이므로, 행여 아직 못 보신 분들은 아래 칼럼을 읽기 전에 한 번은 꼭 감상하신 후에 돌아오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노력과 근성의 서사시! - "건터스터 ~ 톱을 노려라!"
톱을 노려라2!를 얘기하면서, 톱을 노려라!를 건너 뛸 수는 없습니다. 가이낙스라는 덕후 집단의 애니에 유혹된 것이 에반게리온 부터였기 때문에, 저의 가이낙스 애니 감상 순서는 시간 순서와는 무관하게...
에반게리온 >> 나디아 >> '왕립우주군'( DVD 미발매 ) >> 톱을 노려라! 가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가 가이낙스의 애니메이션인지도 몰랐고, '톱을 노려라!'는 모 리뷰에서 언급되기 전에는 그 존재 자체도 몰랐습니다. 더더군다나 제목부터 오마쥬인지 패러디인지 하고 있는 작품인 데자키 오사무의 '에이스를 노려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잠깐 장면을 봤을 뿐 테니스를 하는 내용이라는 것 밖에는 몰랐을 정도니까요...
따.라.서. 덕후 능력치가 바닥을 기는 저의 능력으로서는 사실 '톱을 노려라!'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톱을 노려라!'는 논문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이었고, 이해보다는 감상이 우선이라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
이해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케로군이 "느낄 수 있었던" '톱을 노려라!"는 대단한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의 폭발적인 전개! 노력과 근성이 보여주는 감동! 뒤통수에 핵미사일을 적중시키는 것 같은 신선한 유머! 고전 걸작에 대한 패러디와 오마쥬의 향연! ( 대부분은 제가 모르는 것들이었습니다만... ) 결정적으로 세밀한 부분까지 너무나 정성스레 기획하고, 대사를 쓰고, 연출해 낸 "오덕후 결정체"로서의 작품 자체가 맘에 들었습니다...
마지막 장면 "오카에리나사이" 이거 하나만으로도 감동의 도가니였죠 ㅠ.ㅠ ( 이 글을 쓰면서도 감동이 밀려오네요... ) 여튼, 리마스터 판은 구입하지 않았지만, 오리지널 DVD Box set만으로도 몇 번이나 다시 보면서, 감동을 곱씹은 바로 그 원작이 "톱을 노려라! ~ 건버스터" 였습니다.
그런데, 사족도 아니고... 다된 밥에 재 뿌리는 것도 아니고... "톱을 노려라2!"가 나온다굽쇼? 뉴스를 들었을 때는 가이낙스를 폭파시키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O-+++ 2편이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고, 너무나 완벽하게( 그렇다고 생각했던 ) 완결된 이야기를... 단지, 상업적으로 또 해 먹는... 쿠소 애니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가득했기 때문이죠... ㅠ.ㅠ
노력과 근성은 계속됩니다! - "톱을 노려라2! ~ 다이버스터"
그리고, 톱을 노려라2!가 일본에서 출시되었습니다. 빠지지 않고 구입하는 New Type을 통해 소식을 듣고, 이미지를 보고, 설정 자료까지 확인할 수 있었지만, 관심을 전혀 두지 않았습니다. 본편의 감동을 제발 뺏어가지 마세요... ㅠ.ㅠ 이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해를 넘기고 우여곡절 끝에 국내 정발 DVD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무슨 마음에서인지 덜컥 케로군이 예약을 해 버렸습니다... -O- 절대 미소녀 캐릭터가 한가득이라 마음이 움직인 게 아닙니다. 지금이야 현명한 결정이었음이 밝혀졌지만, 따져 보면, 그때의 선택은 참 미스터리입니다...
어쨌든,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감상을 시작했는데... 정공법은 쓰레기통에 버린지 오래~ 라고 얘기하는 것 같은 GAINAX다운 애니가 시작됩니다. 물론, 무슨 얘길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몰입할 수 있는 도입부... ( 벌서부터 무슨 얘기일까 기대 만땅이죠! )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은 "노노"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이야기는 "에키죠치쿠 마뉴-바-!" ( 이그죠틱 마뉴바~ 정도가 우리식 표기일까요? ) 외침과 함께 등장한 버스터 머신과 함께 격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덕후들을 위한 서비스컷인 줄만 알았던 노노의 가슴 찢기! 를 거쳐 1화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거 뭔가 있다!!! 하는 느낌... 기대 반 걱정 반이던 2편에 대한 추측은 기대 대부분으로 바뀝니다...
이야기 소개 : 감동의 기억 + 네타의 향연 덕후스러운 설정과 설명( 특히 가이낙스 다운 )... 알 수 없는 요소... 불친절한 배경 소개( 이것도 가이낙스 다운 -O- )를 거치며 덜컹덜컹 전개 되던 얘기는 '변동중력원'에 맞서는 버스터머신 7호( 아아~ +_+ )의 등장과 함께 격동하기 시작합니다... 소제목 그대로죠~ "버스터머신 따윈 필요 없어" 당신 마음 속에 있으니까요 +_+
그뿐이냐구요? 절대 아닙니다... 1편에서 목성을 압축해서 축퇴로를 만드는 엄청난 짓을 했던 것에 대한 댓구로 2편에서는 지구를 통째로 움직이는( 압축도 아니고... ) 버스터머신을 동원합니다...
물론, 지구를 그대로 없애버릴 수는 없죠... "노노리리"가 돌아올 곳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버스터머신 7호는 묵묵히 비난을 버텨내고 지구를 살립니다... 지구를 통째로 움직이지 못한 대신에... 톱을 노려라! 1편에서 팔굽혀 펴기를 하던 메카닉의 조종사복... 노력과 근성을 가진자에게 적합한 유니폼으로 갈아 있은 라르크와 함께 "이나즈마( 천둥번개? ) 더블 킥!!!"으로 막아냅니다...
그리고, 머나먼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노노... 청년이 되어버린 라르크가 지킨 시간, 노노가 남긴 잔해 가운데 "노노리리"가 돌아오고... 감동의 "오카에리나사이" 아아 이건 그냥 눈물 바다입니다... ㅠ.ㅠ ( 이런 저를 오덕후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습니다. )
오타쿠를 위한 교향시
예전에 모 칼럼에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습니다. "오타쿠의, 오타쿠에 의한, 오타쿠를 위한" 요즘은 오타쿠 대신 오덕후... 라는 표현을 쓰긴 합니다만... ( 결국 같은 뜻인데 왠지 부드럽게 들려서 ojr2 )
톱을 노려라!와 톱을 노려라2!는 오덕후 정신과 방법론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자신들이 덕후 집단인 가이낙스에 의해 만들어졌고, 덕후들에게 감동의 핵폭탄을 선물하려는 것이 분명한 그런 작품입니다...
이제는 그들의 상술에 놀아나도... 그저 웃을 뿐.... ㅠ.ㅠ 마음을 빼앗겨 버린 겁니다... ( 덕분에 OST도 질렀습니다... -O- )
이제서야, 어째서 "톱을 노려라! 합체 극장판!" 따위가 나왔어야만 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반드시 함께 감상해야 하는... ㅎㅎ 둘이 하나면서... 그 각각의 하나가 감동의 연속인... 가이낙스의 시작과 끝( 뭐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ㅠ.ㅠ 왠지 지금 끝이면 대박 강동일 것 같아요... )을 볼 수 있는.... 2006년 최고의 DVD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분명... 이건 덕후를 위한 작품입니다... 일반인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없을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O-a 그리고, 덕후를 위한 것들이 다 그렇듯... 취향을 많이 타겠죠... 케로군은 감동의 도가니에서 익사직전이지만... 무감각으로 일관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가 참고해야 할 부정적인 면이 아닐까 싶네요.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