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3월 31일 )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진행된 F1 코리아 그랑프리 티켓 런칭 행사 "GRAND OPEN FESTA"에 다녀왔습니다. 이런 뜻깊은 자리에 초청해주신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진과 함께 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 사진들은 클릭하시면 가로세로 두 배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침부터 빗방울이 부슬부슬 떨어지는 가운데, 초대장에 기록된 행사 시작 시간 11시 30분으로부터 두 시간의 여유를 두고 집을 나섰습니다. 아무래도 차를 몰고 가면 교통 체증에 발이 묶일까 걱정해서였는데... 결과적으로 그랜드 힐튼 호텔에 도착하니 행사가 한 시간 이상 남았더군요. '-';;; 위 사진처럼 리셉션 홀에는 아직 여유가 있었고 접수도 받지 않고 있었습니다. 남는 시간에 아직 사람이 들지 않은 이곳저곳의 풍경을 사진에 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시작은 좋지 않았습니다. 나름 초청을 받으면서 이름 등 신상 정보를 드렸는데, 달랑 GUEST 이름표 하나만 주고는... 미디어에게 나눠주는 소책자 꾸러미도 '숫자가 모자라서' 주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 '남으면 준다'는 안했으면 좋았을 표현까지 ㅠ.ㅠ 블로거가 무슨 거집니까? ) 이벤트 회사에서는 나름 블로거들을 챙겨주려고 하셔서 고마웠지만 주최측은 아무 것도 신경 써주지 않았고, 어느 하나 소수의 블로거들 - 아마도 이 행사의 참가자들 중 F1 팬을 대표하는 유일한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어떤 편의도 제공되지 않더군요. 앞으로 이런 점은 꼭 개선해주셨으면 합니다.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써킷 모형이었습니다. 이제 반 년만 더 있으면 이 모형이 실제 써킷의 모습을 갖추겠죠. 물론... 저 수많은 건물들이 과연 모형만큼 저렇게 알차게 들어서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이네요. 부디 아무 탈 없이 써킷 건설이 완료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ㅠ.ㅠ
로비 가장 안쪽에는 요즘 KAVO 행사마다 등장하는 F1 머신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9 머신도 아니고 2007 시즌 기준의 머신 모형이 전시되는 것은, 에어로파츠가 많던 시절이 더 멋있어서였을까요? 아니면 요즘 모형이 구하기 힘들어서였을까요?
이런저런 사진을 찍으러 왔다갔다 하다보니 입장이 시작되더군요. 그 와중에 누군가 버리고 간 '미디어 전용' 소책자 꾸러미를 채겼습니다. 득템한 건 기분 좋았지만 이렇게 버리고 갈 사람들을 챙기느라 블로거들을 배제한다는 것도 참 기분나빨습니다.
11시 30분이 되어 행사장으로 들어가보니 넓은 홀을 열심히 꾸며놨더군요. 행사의 진행은 탤런트이자 드라이버인 류시원 씨가 맡았는데... 제가 별로 좋아하는 분은 아니어서 따로 제대로 사진을 찍지는 않았습니다. F1 개최에... 말하자면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는 정관계 인사님들(?)이 많이들 오셨는데... 필요악이 아니라 F1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정관계의 필요한 자리에 많이 포진되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F1 코리안 그랑프리 티켓 오픈 프리젠테이션은 마리오네트(?) 공연으로 시작했는데요...
( '너가'는 '네가'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요? )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F1의 정서란 무엇인가를 담아낸 내용이어서 마음에 들더군요. 왼쪽의 '기계'와 오른쪽의 '인간'은 F1 머신과 드라이버를 상징한다네요...
공연 중반부터 홀로그램(?)을 이용해 사람과 입체적인 이미지가 함께 멋진 장면을 연출해줬습니다. 공연 시작 전에 몇 차례나 스트로보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했고 사람들도 말을 잘 들은 편이어서 홀로그램과 공연자들이 어우러지는 공연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홀로그램 등장 이후부터 사진 찍는 사람들도 바빠지고 관객들도 무대에 집중하는 것 같더군요.
홀로그램이 쏟아져 나오면서 마리오네트(?) 공연은 본격적인 프리젠테이션으로 이어집니다.
정말 고생이 많으신 KAVO의 정영조 대표님이 영상으로 등장하고, 실제 무대의 류시원이 영상 속의 정영조 대표와 대화를 나눕니다. 연습하느라 고생 좀 했을 것 같습니다. 프리젠테이션은 전반적으로 아주 높은 점수를 줄 만한 완성도 높은 프리젠테이션이었는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워낙에 우리나라 모터스포츠 저변이 없고 F1에 대한 인식이 없기에... 프리젠테이션의 대부분을 'F1이란 무엇인가?'에 할애했다는 점이었습니다. WBC 개최한다고 '야구란 무엇인가?' 프리젠테이션을 하지는 않을텐데... 이 점은 어쩔 수 없으면서도 너무 안타까운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 무대로 걸어나오신 정영조 대표님. 이런 연출 재밌네요. ^^ 공연/프리젠테이션이 재밌었느냐는 둘째치고, 정말 준비 많이해서 만들었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습니다. 이 뒤에는 '2NE1'의 공연과 추첨 행사 등이 이어졌는데... 추첨 행사는 역시 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운하고는 전혀 인연이 없는 케로군과 써니양 ㅠ.ㅠ ) 2NE1은 별다른 관심이 없어서 패스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에 기자단과의 질의응답의 사회는 mbc espn에서 F1 해설로 수고하시는 김재호 해설위원님이 맡아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때...
뜻밖의 인물을 발견했습니다. 질의 응답을 위해 사회자의 소개를 받고 무대에 오르는 Herman Tilke... 이 분이 한국에 온 줄도 몰랐는데... 이렇게 코 앞에서 보게 될 줄이야...
정영조 대표님이 다시 수고하시고, 대회 조직위원장님과 써킷 설계자 Herman Tilke까지 한 자리에... 질의 응답 때 질문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기회는 Media에게만 주어졌고, ( 그나마 처음 몇 분은 아예 질문이 나오지 않더군요. 아 놔 -_-;;; ) 질문들은 정말 정관계 인사들과 어울리는 그런 질문들만 쏟아져 나왔습니다. 게다가 케로군은 모 방송사에서 인터뷰 딴다고 잠시 끌려나갔다 와서 제대로 듣지도 못했네요. 나갔다 와서 물어보니 먼 길 온 써킷 설계자에겐 아무도 질문 하나 하지 않았다는 소식에...-_-a 직접 질문을 해 보려고 했으나 시간이 늦었다는 진행자의 정리에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하지만, 이런 귀한 손님 그냥 보낼 수 없지요... 질의 응답이 끝나자마자 사인을 받으러 달려 나갔습니다. ( 사진 찍어준 써니양에게 감사합니다. ㅠ.ㅠ ) 록 음악과 비교해서 드라이버가 락 스타라면, Herman Tilke는 거장 록 음악 작곡가에 비교할 수 있겠죠. 비록 상당수의 F1 팬들이 그가 디자인한 써킷을 지루해 한다고 하지만... 그 반대로 그가 설계한 써킷을 좋아하는 팬들도 적지 않으니까요...
다른 사인 받는 사람이 없어서 ( 이 날 이 자리에 오신 분들 중 Tilke란 이름을 아는 사람이 10%도 안 된다에 올인할 수 있습니다. -_- ) 여유있게 제 이름까지 부르는 장면입니다. 나이도 이제 좀 드셨고, 먼 이국 땅에 찾아와 질문 하나 없는 수모(?)를 겪었지만... 생면부지의 케로군에게 친절히 사인 해 주신 Tilke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사인을 받은 뒤, 케로군은 이벤트 회사의 안내에 따라 사진을 또 찍었는데요... 파워 블로거 무슨 발대식이라는데, 여기 와서 보도 자료에서 처음 본 내용이었습니다. ;;; 뭐 딱히 나쁜 건 아니니까 안내하는대로 사진도 찍고 화이팅도 하고 했지만, 미리 귀띔이라도 해주셨다면 더 좋았을 걸 그랬습니다. 막상 사진 찍으러 무대에 올라가니... 다른 블로거분들도 굉장히 어색해하시더군요. ( 모두들 찍는데는 익숙해도 찍히는데는 영 익숙하지 않은 분들 같았습니다. ) 어쨌든, 인사도 못드린 다른 블로거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O^//
그나저나... 주최측은 사진 다 찍고나니... 역시나 또 나 몰라라 하시더군요. 초청된 블로거에대한 주최측의 무관심은 초지일관이었습니다. 서로 좋은 일 하는데... 다음 행사부터는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어쨌든, 행사는 이렇게 끝나고 오찬을 위해 옆방으로 찾아가봤더니... 앉을 곳 없는 부페식이 제공되더군요. 조금 불편해서 대충 먹고 자리를 떴네요. 차라리 식전에 제공된 다과가 더 먹기 편했던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케로군의 F1 코리아 그랑프리 티켓 런칭 행사 방문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이번 방문에서 남겨진 것들입니다.
행사 때 나눠준 책자의 써킷 이미지 한 가운데 틸케의 사인을 받았습니다. ^O^ 케로군에겐 왠만한 연예인이나 록스타의 사인보다 소중한 사인이네요. F1 드라이버의 사인보다도 구하기 힘들 것 같기도 하고요... 가보로 간직하겠습니다. ㅎㅎ
사실 이번 행사에는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센스 있게 고급스럽게 준비한 모습이 여기저기 보여서 좋았고 ( 위 사진처럼 사은품도 체커드 플랙 포장지에! 센스가 좋습니다. )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는 정관계 인사들과의 행사라 재미없을 법 했지만, 홀로그램을 활용한 프리젠테이션 하나만으로도 케로군은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모터스포츠의 초슈퍼울트라 불모지인 한국에서 처음 개최하는 행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정도면 아주 좋았다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위 사진의 체커드 플랙 포장지 속에는 나름 고급스런 텀블러가 들어 있었습니다. 선물까지 제대로 신경 좀 쓴 것 같더군요. 텀블러도 잘 쓰겠습니다. ^^;
오늘 공개된 티켓 가격은 메인 그랜드 스탠드 Gold의 3일권이 92만 원으로 소개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선 다수의 사람들이 선호할 일요일 1일은 69만 원이었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가장 싼 스탠드'인 그랜드 스탠드 I, J는 3일권 18만 원, 일요일 1일 13만 5천 원으로 소개되었더군요. 아직, 풀밭 입장(!)은 어떻게 되는지 확인을 못 해 봤지만... 일단 일요일 레이스만을 즐기시려는 분들에게 가장 저렴한 요금은 13만 5천 원이 되겠습니다. 그나저나, 패독 패스는 아예 언급이 없던데 얼마에 팔게될지 잘 모르겠네요.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결코 저렴하지는 않지만... 납득할만한 가격대인 것 같긴 합니다.
어제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 중 한 명이 물었습니다. "오늘 행사를 보니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성공할 것 같은가?" 케로군이 했던 답은 대략 "정관계 인사들이 오는 이런 행사를 가지고 성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F1은 결국 팬들을 위한 행사인데 저변이 넓지 않아 걱정이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도였습니다. 확실히 오늘 티켓 판매를 시작하면서 또 하나 산을 넘기는 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부디 앞으로의 모든 난관도 잘 극복하고,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큰 문제 없이 잘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