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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만들 수 없다

오오토모 가츠히로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당대의 애니메이션계에서 큼직큼직한 역할을 하던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실험적(?)인 옴니버스 OVA를 만들고 "로봇 카니발".이라고 이름 붙였다. 사실 유명 인사들이 모였다고는 하지만, 스탭들의 이름을 둘러보면 생소한 이름도 많이 만나게 된다. 익숙한 이름이라면 역시 오프닝과 엔딩의 오오토모 가츠히로, "PRESENCE"의 우메즈 야스오미, 그리고 메이지 기계 문명기담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 사다모토 요시유키 정도?

그 중에서도 아직까지 강력한 내공을 자랑하는 오오토모 가츠히로의 존재는 비록 오프닝과 엔딩 뿐이라고 하지만 이 DVD를 보게 만든 강력한 견인차가 아니었나 싶다. 다행히 여타 작품의 오프닝, 엔딩과는 길을 달리하는...  하나의 이야기를 가진 오프닝과 엔딩, 신선한 워드마크의 등장, 그리고 이야기 속 사람들의 결코 밝지 않은 모습 등만으로도 한창 "아키라"의 작업에 여념이 없을 시점에 만들었다는 인터뷰가 무색할 정도다.


옴니버스이기 때문에
"ROBOT CARNIVAL"에 수록된 오프닝/엔딩을 제외한 일곱 개의 작품들은 ROBOT이라는 공통 소재를 ㅈ제외하면 아무 연관이 없다. 보통의 옴니버스 영화가 가진 일관성을 거의 포기라도 한 것 처럼 일곱 개의 목소리는 모두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굉장히 상업적인 화면과 예술 영화에 가까운 구성이 번갈아 등장하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 어떤 어떤 작품에 애착이 가고 어떤 것들은 호감이 가지 않게 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어떤 이들은 "CLOUD"의 아름다운 화면에 매혹될지도 모르고, 또 다른 이들은 "PRESENCE"와 같은 강렬하고 섬세한 묘사에 끌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옴니버스로 수록된 많은 작품 중에서 돋보이는 "CLOUD"나 "프랑켄의 톱니바퀴", "닭 남자와 빨간 목" 등은 너무나 접근이 어렵고, 반대로 "DEPRIVE", "STAR LIGHT ANGEL", "메이지 기계 문명기담" 등은 다른 수록작에 비해 자신만의 개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그러나, 여타 다른 애니메이션에 비해서는 상당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결과적으로 옴니버스라는 구성을 통해 "실험" 자체는 잘 이루어졌지만... "결과"는 보는 이에 따라 만족스럽지 못하달까?


지금은 만들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한 가지는... 지금은 어떤 기획으로도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OVA의 여명기였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이 산업화의 길에 발을 깊이 들여놓기 전이었던 시점에서 제 목소리를 마음 껏 낸 이런 옴니버스 작품은 지금은 도저히 만들 수 없다. 아마츄어들이라면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로봇 카니발 안에 그려진 섬세하고 정교한 묘사들을 그들에게서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반대로 거장(?)들을 모아서 어떻게 어떻게 옴니버스 작품을 다시 만든다고 해도 이제 와서 이런 실험을 다시 할 사람이 몇이나 될 지 모를 일이다.

아쉽게도 "로봇 카니발"은 성공한 상업 작품이 아니다. 상업적 실패와 더불어 역사 속에 묻혀버릴 뻔 하다가 DVD의 붐과 함께 21세기에 다시 부활한 걸작. 아마츄어 단편 애니메이션 모음집의 고수들에 의한 리메이크판을 보는 듯한 이 느낌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하기 힘든 감동이었다. 애니메이션의 실험 정신에 눈길을 주고픈 사람이라면, 창작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애니메이션 작품을... 혹은 엔터테인먼트 작품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로봇 카니발"은 좋은 디딤돌이 되리라 믿는다. 아직은 바램만 있을 뿐이고... 실제로 이루어지리라 생각은 들지 않지만... "로봇 카니발"에 참가한 사람들이 원한다는 속편의 계획이 혹시나 성사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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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군]:F1 / 음악 / 영화 / 게임 / 만화 등등 문화 엔터테인먼트 마음대로 뜯어보기( 칼럼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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