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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ies but Goodies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초중등학교에 다니던 어린 시절 건담 시리즈와 함께 로봇 메카닉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끌어모으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마크로스. 물론 건담 시리즈만큼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마크로스에 대해 그저그런 평가를 내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불법 복제된 베타 비디오로, 또는 VHS 비디오로, 아니면 AFKN에서 방영되었던 "로보텍"으로, 그도 아니라면 칼질되고 더빙되어 출시되었던 내수판 비디오로 이래저래 보았던 마크로스에 대한 기억은 덕분에 조각조각 나뉘어져 하나로 잘 이어지지 않는 느낌이 있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라는 오리지널은 36화의 TV 시리즈였고, 이후 편집, 수정된 "마크로스 극장판", "마크로스2", "마크로스 7", "마크로스 플러스" 등의 후속작이 이어졌지만, 오리지널만큼 크게 어필하는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건담 시리즈가 오리지널의 기념비적인 의의 외에, Z 건담의 뚜렷한 인상, 역습의 샤아에서의 논쟁같은 식으로 후속작에 대해서도 만만치 않은 평가를 받는 반면, 마크로스 시리즈는 오리지널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후속작은 없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번 오리지널의 리뉴얼 판 발매는 쌍수를 들어 반길 일이 아닐 수 없다.


눈이 피곤하다
하지만 20년 가까운 시간의 간격을 두고 다시 본 오리지널의 화면은 아무리 TV판이라고는 하지만 답답하기 그지 없다. 원화에 비해 열악한 동화, 반복되는 구성, 그리고 허전한 화면까지 90년대의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진 눈은 마크로스의 화면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음악과 노래를 스토리와 엮어 전면에 내세운 애니메이션답게 음악에 신경 쓴 면은 크지만 그마저 귀에 쏙쏙 꽂히지는 못하는 옛스런 음악이라 화면의 열악함을 보상하지 못한다.

물론, 마크로스 하면 떠올리는 역동적인 미사일 발사 장면을 다시 보는 기쁨이 있긴 했지만, 그도 잠시, 제작비의 한계에 부딪혀 어디다 하청을 준 것인지 동화가 바뀌면 그마저 볼 것이 없다. 고개만 돌리면 딴 사람이 되는 캐릭터들에게 요즈음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에서 느끼는 감정 이입은 쉽지 않다. 몇 편을 연달아 보고나면 보는 눈이 피곤할 정도로 거스르는 화면이 뇌리에 맴돈다. 리뉴얼 판이 약간의 보정을 한 것이라니 오리지널은 어찌했을지 걱정스러울 정도다. 물론 동화가 바뀌지야 않았겠지만...


Oldies but Goodies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이 있다.
사실 이런 열악한 화면과 옛스런 노래에도 불구하고 마크로스가 가진 선구자적 입지는 변하지 않는다. 왜 가이낙스를 필두로 여러 애니메이션 작가들이 마크로스를 패러디하거나 마크로스의 오마쥬를 담아냈는지, 왜 김청기 감독은 무단으로 "스페이스 건담V"를 만들어냈는지, 그리고 왜 수많은 마크로스의 매니아와 마크로스의 추억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린 민메이"와 "발키리"를 아직 기억하고 있는지... 마크로스라는 작품을 보면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구성 요소의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마크로스는 당대의 걸작이었고 현재도 걸작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걸작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당대의 다른 작품과 비교한다면 그 열악한 면조차 결코 열악하다고 하기 힘들겠지만... )

특히나 기억해야 될 사람 "가와모리 쇼지". 오리지널 TV판에서 발키리 등의 메카닉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고 극장판에서는 공동 감독이 되어 마크로스로 떠오른 최고의 스타 메카닉 디자이너가 바로 가와모리 쇼지이다. 하지만, 그의 이후 행보는 다른 마크로스 시리즈들과 "지구소녀 아르주나",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등 역작이었지만, 2% 부족한 작품들로 마크로스의 영화를 재현하지는 못했다. 가와모리 쇼지의 위대함은 바로 이 마크로스 오리지널 안에 담겨있고, 이미 어느 경지에 도달한 메카닉의 창조에 있었던 게 아닐까? 결국 마크로스의 후계자다운 후계자, 적자다운 적자는 나타나지 않고 "공각기동대"의 메카닉 디자인을 마지막으로 카와모리 쇼지의 역할은 신세기의 작가들에게로 넘겨지게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바로 이 마크로스의 오리지널이 현재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지표가 되는 Oldies요 Goodies이며, 구관이었지만 분명히 명관이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해의눈물 아, 마쿠로스 '-'

04·12·25 22:1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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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군]:F1 / 음악 / 영화 / 게임 / 만화 등등 문화 엔터테인먼트 마음대로 뜯어보기( 칼럼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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