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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istory of Bombing


얼마 전에 최근 개봉한 영화 '디스트릭트 9'이 아주 재밌다고 강력 추천을 했었는데요,
D-9의 관람 뒤 이어서 읽어면 좋을만한 책 한 권을 최근에 구입했습니다.
책의 제목은 "폭격의 역사( A History of Bombing )"
스웨덴 작가 스벤 린드크비스트( Sven Lindqvist )의 1999년 작으로 국내엔 2003년에 소개된 책입니다.

이 책의 표지에는
"백인 우월주의가 낳은 학살과 야만의 기록"이라고 적혀 있습니다만,
책을 읽다보면... 이것이 단순히 기록에 존재하는, 역사 속에 묻어둘 얘기가 아니란 것을 알게 됩니다.
( 그들의 입장에선 아직도 야만인이고 미개인인 ) 유색 인종들을 단지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것 뿐 아니라
독가스든, 세균 병기든... 많은 사람을 불태울 수 있는 소이탄이든...
어떻게든 자기들 손을 더럽히지 않으면서 모두 죽이고 멸종 시키고자 하는 욕망이
과거의 얘기가 아니라 언제든 현재 진행형이 될 수 있을만큼 그들의 상상과 꿈 속에 깊이 박혀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이런 내용들을 읽다보면 '어떻게 서구인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나?'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국인들이 또 다른 유색 인종들을 혐오하고 배척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런 야만적인 것이 인간의 본질인가? 하는 생각으로 이어져 씁쓸해집니다.

이런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굉장히 재밌는 책 읽기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어려운 주제에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북 게임'이라고 하나요? 단락이 끝나면 '몇 페이지로 가시오!'하고 나오는 책과 같은 형식으로...
단락 번호를 이용해 앞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재미있게 읽다보면 상당히 진도가 빨라집니다.
( 작가에 의하면 이런 지시를 무시하고 순서대로 읽어도 된다고 했습니다만... )
이렇게 딱딱하고 어려운 주제를 다루는 책에서 이런 재미있는 구성은 매우 신선한 것 같습니다.

좋은 내용의 책이고 ( 어려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철이 지난 책이지만, 아직 읽지 않으신 분이시라면 한 번 쯤 읽어보시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겨레 신문사 발행으로 15,000 원 가격이 부담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가치는 충분히 담겨 있습니다.
디스트릭트 9을 최근에 보신 분들이라면 생각해 볼 꺼리들을 많이 제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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