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page memories/I'm Loving It - 만화 2003. 8. 6. 02:03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만화 작가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사람을 선택하겠다. 문제적 인간 마모루나가노... 1년에 한 권을 내지 못하는 이 문제적 작품의 작가는 일부의 루머로 떠돌았던 것처럼 마약중독자이던가 아니면 적어도 마약 없이도 자기 세계에 푸욱 빠져 사는 사람이리라.
이런 극도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작품 자체는 너무 재미있다. 물론, 어느 정도 작품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가정 하에... 작품의 흡입력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FSS에 빠지기 전에 넘어야 할 산은 너무나 많다. 복잡한 시간 구성, 수많은 등장 인물,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는 Dictionary... 그리고,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다국어들 -_-;( 번역을 제대로 해 주신 덕택에 중국어까지 해석해야 하는 아픔을 아실런지... )
내가 처음 FSS에 빠져든 건 엘가임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엘가임 애니메이션은 보지 못했지만, 로봇대백과사전( 그렇다! 나도 대백과사전을 보았다 --+ )에 나오는 매끈한 엘가임의 동체는 상당히 매력적이었고, 덕분에 여러 개의 프라모델을 구입해 만들었다. 지금은 다 어디 가 있는지 모르지만 "헤비메탈"( 내 기억이 맞는다면 엘가임에서 메카닉을 이렇게 불렀던 것 같다. )을 대여섯 종류( 당시의 내 1년 예산 정도? )는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뒤에 해적판으로 FSS가 돌기 시작했을 때, 익숙한 머신들을 볼 수 있었다. 이름만이 헤비메탈에서 모타헤드로 바뀌어 있었을 뿐, 내 눈에는 여전한 메카닉만이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제타건담의 백식도 꽤나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마모루나가노한테 홀린 건가? ;;; ) FSS가 워낙 뜸하게 나오는지라 다른 만화나 또 다른 관심사에 종종 관심을 뺏겼지만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만큼은 FSS가 어렵지 않게 내 관심을 독차지했었다.
FSS 해적판 1권을 구입하고 오랜 시간이 흘러 2~7권을 구입하는 동안 머릿 속은 상당히 복잡해졌다. 하지만 부실한 번역에도 불구하고 FSS의 당찬 세계관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고( 당시 기독교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 어느샌가 마모루나가노의 팬이 되어있었다.
FSS 정식 한국어판이 나왔을 때 또다시 구입을 한 건 당연한 결과였다. 정식 한국어판은 다행히 겹치기( 해적판은 앞권의 내용이 뒷권에 또 겹치곤 했다. -_-+++ )도 없고 오히려 삭제 된 부분도 복구된데다 번역도 많이 나아져 있었다. 당연히 나는 만세를 불렀다.
이제는 FSS도 열 권이 넘게 출간 되었고, 작가는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주연 급 인물들( 주연 급 인물이 워낙 많기는 하다. )이 삽시간에 죽어나가는 것으로 보아 조금씩 스토리를 수습하려는 모습이 보이긴 한다.( 하긴 지금부터 수습해도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다. ) 만약 어떤 허무한 결말로 FSS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왠지 그럴 것 같다 -_-; ) 실망했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FSS가 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한테 너무나 많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또 순수하게 그 작품을 즐기는 이도 많았기 때문에 FSS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걸작이다.
여담인데, 반다이에서 MG급으로 방돌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꼭 사서 만들고 집에 모셔 놓고 싶다. ^^;;;
( Sunny + Cero 는 도서대여점을 반대합니다. )
* 해의눈물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2-06 23:09)
cony79 | FSS... 끝나기 전에 작가 수명이 다한다에 올인...-_- 사이보그 009도 작가가 먼저 죽어서 결말을 못냈죠-_-... 내용은 좋은 데 솔직히 그림이(인물) 마음에 안드는 --;;
03·08·08 16:05 삭제 |
dzr | 으음.. 손자까지 그려야 끝난다고 농담처럼한 작가의 말이 왠지 사실로 구현되지 않을까 싶은 방대한 설정과 작가의 불량 -0-;; 작가는 그 인물들을 전부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는걸까? 하는 의구심, 개떡같은 해적판의 해석으로 인해 중딩때 친구들과 심심하면 내가 맞다고 박박 우기며 싸웠던 그때. 완결도 안된 만화주제에 10년+-1년? 정도된 추억이 있다니. 헐헐.
03·12·12 13:42 삭제 |
Killy | 나가노가 마약중독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버파 중독인 것은 꽤 유명한 이야기.. 신작이 나오면 아케이드 머신을 구입해서 죽어라 플레이를 한다더라는.. 이번에 VFFT가 발매 되었으니 또 연재 하던거 집어 던지고 버파 삼매경에 빠지는건 아닐런지.. -.-
04·07·19 14:51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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