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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안타까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케로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아닙니다.
정치적으로는 그의 우파지향적인 정책에 대해 많은 부분 반대했었고,
( 케로군은 진보신당 당원으로 좌파지향적입니다. )
개인적으로 그의 정치적 성향이나 대통령 재임 시절의 업적에 대해서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떠나서 오늘 아침 접한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만큼은 슬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 국가 원수의 죽음에 정책 지햐은 무슨 상광이고 정치적 지향점은 또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물론 그 어느 누구라도 한 사람의 죽음이 가슴 아프지 않겠습니까만은
누가뭐래도 5년 동안 국가 원수였던 분의 죽음은 결코 같은 무게가 아닌 것 같습니다.
( 정치적 성향이 반대였음에도 불구하고 ) 탄핵 반대 시위에 꾸준히 참여했었고
( 하지만 FTA에 반대한 허세욱 님의 추모 집회나 이라크에서 사망한 김선일 씨의 추모 집회처럼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기에 반정부 성격의 집회에도 참여했었습니다. )
그분 역시 어느 정도 피해자인 면이 없지 않았다는 걸 익히 알고 있는만큼
그분의 부고를 접하고는 가슴이 꽉 막히는 느낌이었습니다.
정치적으로 많은 문제점과 결코 동의할 수 없었던 면이 많았던 분이지만,
반대로 그가 첫 발을 내디딘 업적도 적지 않기 때문에 우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분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에 착잡한 마음 이룰길이 없습니다.

존경하거나 좋아했던 사람이라고는 결코 말 할 수 없겠지만,
어떤 면에서만큼은 참 훌륭하고 큰 일을 하신 분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만큼
고인의 자살 소식에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죄가 적고 죄질이 나쁘지 않다고 면죄부가 되지는 않겠지만,
인지상정이 그렇듯 너무나 질이 나쁘고 큰 죄를 지은 사람도 꿋꿋하게 잘 살아가는 어지러운 세상인데
순백의 깨끗한 사람은 아니지만 서민의 마음에서 충분히 노력했던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었던
이 사회와 이 나라의 상황이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2009년 5월 23일은 우리 현대사에 또 하나의 큰 비극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똑같은 소리를 반복하는 뉴스를 끊지 못하고 계속 듣고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마디는

"담배 없느냐?"였습니다.

이른 새벽 산에 올라 담배 없느냐고 얘기하는 그 심정...
담배 태우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 한 마디에 너무 많은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가슴 아픈 일입니다.

다시 한 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까지 정치 논리로 가시는 분 곱게 보내드리지 않으려는 근본부터 삐뚫어진 사람들이
꼭 응분의 댓가를 치렀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몹시 담배가 피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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