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08 F1 시즌도 단 두 번의 그랑프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일부터 이번 시즌 우승자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국 GP의 스케쥴이 시작됩니다. 중국 GP하면 2007 시즌... 당시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던 맥라렌의 해밀튼이... 피트레인에 들어가다가 리타이어를 하는 어이 없는 실수를 범한 곳이기도 하죠 ^^; 꼭 그렇게 타이밍을 맞추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마침 오늘 소개할... 알파벳 순으로 세번째 컨스트럭터가 "Vodafone McLaren Mercedes" 입니다.
Vodafone McLaren Mercedes( 이하 맥라렌 )는 현재 열 팀의 F1 컨스트럭터 중에서 1950년 F1에 데뷔한 페라리의 뒤를 이어 1966년에 F1에 데뷔해 두 번째로 오래된 명문 팀입니다. ( 중간에 잠수탔던 팀은 제외... '-';;; ) F1 드라이버였던 브루스 맥라렌( Bruce McLaren )이 1963년 레이싱 팀을 만든 이래 역사와 기록으로 따지면, 페라리, 윌리암즈와 함께 F1 계의 3대 명문 컨스트럭터로 자리잡았고, 현재 팀의 퍼포먼스를 따져봤을 때 페라리와의 양강... 혹은 최강의 팀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McLaren' 이름의 독음은... 사실 '맥클라렌'이라고 하는 게 더 영어 발음에 가깝겠지만... 아쉽게도... 케로군의 입에는 '맥라렌'이 붙어 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겠죠... ^^; 컨스트럭터 공식 명칭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현재 VODAFONE이 메인 스폰서를 맡고 있으며, ( 앞서 소개한 BMW 자우버와 혼다는 공식 명칭에 포함된 스폰서는 없었죠. 재밌는 것은 가장 오랫동안 맥라렌의 스폰서를 맡았던 것은 바로 현재 맥라렌의 라이벌 페라리의 스폰서인 필립모리스사의 말보로 브랜드였다는 사실입니다. ) 엔징 공급은 Mercedes-Benz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맥라렌은 여러 모로 페라리와 경쟁 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F1 데뷔에 16년의 차이가 있다지만,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8회( 페라리 15회 ), 드라이버 챔피언십 11회( 페라리 15회 ), 그랑프리 우승 160회( 페라리 208회 ) 등... 각 부문에서 페라리 다음 가는 엄청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맥라렌의 전성기는 1970년대부터 크게 세 번의 전성기가 있었습니다. 우선, 에머슨 피티팔디( Emerson Fittipaldi ),제임스 헌트( James Hunt )로 이어지면서 두 번의 드라이버스 챔피언십과 한 번의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차지했던 1970년대 중반... 두 번째로 니키 라우다( Niki Lauda), 알랭 프로스트( Alain Prost ), 아일톤 세나( Ayrton Senna )라는 단 한 명의 이름만으로도 막강한 드라이버들의 무적 조합으로 F1을 평정했던 1982 ~ 1993년... 마지막으로 미카 하키넨( Mika Häkkinen )과 데이빗 쿨싸드( David Coulthard ) 듀오가 7년만에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되찾아온 1998년 이후 현재까지...
특히 막강했던 두 번째 전성기의 12시즌 동안,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6회와 2위 5회, 드라이버 챔피언십 7회를 차지하는 등... 최강의 팀으로 F1에 군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998년 이후 아홉 시즌 동안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차지하지 못했고... ( 포인트 상으로 1위였던 2007 시즌은 이른바 '스파이 사건'으로 자격 박탈 ) 드라이버 챔피언십 역시 1999년의 미카 하키넨 이후로는 차지하지 못하는 등... 10년 동안 왠지 2위 팀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버린 느낌입니다.
윌리암즈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F1 팀( 국적, 소재지 모두 영국 )으로 오랫동안 명문으로 자리잡았지만, 최근 10년 간 목마른 1위의 갈증을 해 소해줄 드라이버로 2007년 데뷔한 천재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튼( Lewis Hamilton, 22번 )과 2007년 르노에서 데뷔했다가 2008년 알론소와 자리를 바꾼 헤이키 코발라이넨( Heikki Kovalainen , 23번 )의 두 젊은 드라이버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2008년 머신의 이름은 MP4-23( 2007년에는 MP4-22 였습니다. )인데, 재미있는 것은 엔진 이름의 MP4가 원래 'Marlboro Project 4'의 약자로 쓰였다는 사실인데요... 스폰서가 바뀌어버린 현재는 'McLaren Project 4'의 약자라고 생각한다는군요...( 믿거나 말거나... ;;; )
사실 케로군이 가장 좋아하는 F1 시즌과 팀을 고르라면... 주저하지 않고 2005년의 맥라렌을 선택할 겁니다. 케로군이 가장 좋아하는 드라이버 키미와... 불꽃 드라이버 몬토야( Juan Pablo Montoya )가 한 팀이 되어... 당시 최강팀이었던 르노와 페라리에 맞서 경쟁했었고... 7년 만에 페라리를 뛰어 넘는 결과를 냈었죠... ( 그러나,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은 르노에, 드라이버 챔피언십은 알론소에게 돌아갔습니다. ) 키미가 일곱 번이나 우승하고 열 두 번 포디움에 올랐지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2005년... 하지만, 결과와 우승자를 떠나... 가장 재미있고, 즐겁게 드라이빙 했던 2005년의 맥라렌 듀오가... 아직까지도 가장 마음에 드는 컨스트럭터, 가장 즐거워 보이는 드라이빙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어쨌든, 현재의 맥라렌은... 윌리암즈와 함께 영국에선 가장 사랑 받는 팀이고... 세계적으로도 오래 전부터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습니다만... 2007년의 해밀튼과 얽혀 발생한 좋지 않은 이미지( 케로군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습니다. ) 덕분에... 왠지 응원하기가 꺼려집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팀 보스인 론 데니스( Ron Dennis ) 역시 맥라렌의 황태자를 다루는 모습에서 실망스러웠고... 물론, 그런 실망에도 불구하고 현재 2008년의 가장 유력한 드라이버 챔피언십 후보는 여전히 해밀튼입니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F1에서 현재 앞서고 있는 5포인트라는 것은 분명 가장 유리한 고지입니다. ( 반대로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에서는 페라리에 밀리고 있으므로 쉽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과연, 강팀이었지만 한 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맥라렌이 2008시즌에 숙원이었던 우승컵을 되찾으면서... 케로군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돌려줄 수 있을지... 또, 2009년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