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2008년 10월 4일, 사상 최초로 F1 머신이 서울 시내 도로를 달렸습니다. 케로군도 벌써 두 번이나 포스팅하고 홍보(?)했던 행사인만큼... 당연히, 행사 두 시간 전부터 현장에 나가서 열심히(!) 관람하고 왔습니다.
감동의 현장을 5D Mark II가 없어서 HD 동영상으로 찍지 못한 게 한입니다만... 조금이나마 그 감동을 블로그 독자님들과 나누고자 몇 장의 사진을 정리해 봤습니다. 케로군이 잘 찍은 사진이 없는 관계로 써니양이 살짜쿵 사진 보정을 해 주셨습니다.( 감사 -_-; ) 사진과 함께 현장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
위 사진을 포함해서 스무 장의 사진은 모두 Canon EOS-5D / EF 28-70L F2.8 로 촬영되었으며, 1차례 크기/커브 보정되어 있습니다. 혹시 다른 웹에 사진을 가져다 쓰실 분이 계시다면... 옮겨 가시는 곳에 인용 사실만 밝히시고 링크만 걸어주시면 자유롭게 쓰시면 됩니다. ( 따로 허락 받으실 필요는 없으니 부디 인용 언급, 링크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지는 마시길... ㅠ.ㅠ ) 모든 사진은 가로 600 픽셀로 게시되었지만, 일부 사진은 클릭 하시면 큰 사이즈( 가로 1,000 픽셀 )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행사의 정식 명칭은 2010년 F1 한국 그랑프리 유치 확정 2주년 기념 F1 CITY SHOCK 였습니다. 이름이 의미하듯... 솔직히 행사의 준비는 너무 행정적인 느낌이 강했고, 11시 경 도착한 현지의 분위기는 팬들을 위한다는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 모터스포츠 기반이 특히 약한 우리나라에서 팬층을 두텁게 만들기 위해선 생각해 볼 문제 같습니다. ) 차라리 패독 입장권이나 안쪽 지역 통행권을 10만원 쯤에 팔았으면... 케로군 같은 팬들은 구입했을 겁니다. 사전에 그 어떤 기회도 없이 2중으로 격리된 일반인 지역은 많이 아쉽더군요...
어쨌든,
행사 전 현장의 분위기는 위 사진과 같았습니다. 물을 채운 차단 벽으로 COEX 앞 영동 대로의 남쪽 방향 도로를 봉쇄해 작은 시가지 서킷을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위 사진처럼 버스 정류장 뒤에 두 번째 차단벽이 세워져 있고, 일반인은 두 번째 차단벽 뒤에만 서 있을 수 있다는 점... 일반인과 1차 차단벽 사이에는 PRESS나 VIP 출입증을 가진 사람들만이 자유롭게 왕래했습니다. ( VIP는 패독 출입과 좋은 관람석을 주는 정도로, PRESS는 두 군데 좋은 촬영 지역을 허락하는 정도로 혜택을 주고, 나머지 지역에선 일반 팬들이 1차 차단벽 부근까지 진입을 허락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 덕분에 대부분의 사진 촬영 각도는 행사와 자동차에 아무 관심 없는 VIP님들의 머리로 가려졌습니다. -_-;
행사장에는 중앙 무대( 역시 일반 팬과는 완전히 격리된 ) 외에 두 개의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열악한 음향 시설 덕택에 별다른 도움은 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위 사진처럼 화면에 가까운 자리에 있어서 축하 공연의 음악 소리는 조금 들렸지만 제일 중요한 F1 드라이버 하이트펠트의 인터뷰에서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 도대체 뭘 위한 행사였을까요? ) 참고로 위 사진의 화면에 등장하는 영상은 F1 홍보 영상의 일부로 이날 행사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행사 준비 중 F1 패독에서 딱 한 번 잠시 시동을 걸었었는데... 엔진이 저속 회전 하는 소리조차 심장을 울리더군요... 감동 ㅠ.ㅠ ( 그러나, 아주 짧은 시간 뿐이었습니다. oTL )
행사장 주변에는 많은 스튜어드들이 배치되었고 행사 내내 이리저리 움직였습니다. 이 부분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고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사고가 나지 않아서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일단 안전 운영에 큰 문제는 없어보였습니다. 단, 안전 요원보다 경호원들과 알바생들이 훨씬 많아, 행사의 내용이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 적어도 일반 팬층 확보를 위한 F1 데모런은 아니었습니다. -_- )
본 행사 전에 여러 대의 스톡카가 동원되어 위 사진처럼 사전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나름 볼만한 행사였지만, 오늘의 주 관심사가 아니므로 그닥 할 말은 없습니다... 스톡카 퍼포먼스가 끝나고, 크라잉넛, SG 워너비, 김세황의 공연이 이어졌는데, 솔직히 그닥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 관객과 무대의 거리가 멀기도 했고, 무대 가까이엔 아저씨 할아버지 VIP들만이 자리했었죠. 물론 행사의 목적과 공연이 괴리되기도 했던데다가... 무엇보다 음향이 엉망이었습니다. SG 워너비의 발라드 곡들은... 오늘 행사와 가장 매치가 안 되는 공연이었습니다. ) 오늘 행사는 드라이버 이세창 씨( ^.^ )와 한영 씨의 진행으로 이루어졌는데... 일반 모터스포츠 팬들이 아니라 VIP석의 영감님들을 설득하는 듯한 진행이라 관심을 끌지는 못했습니다... (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충분히 이해합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러하니... ㅠ.ㅠ )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하이트펠트가 등장했습니다. F1 패독 쪽에서 일단 M3 쿠페를 타고 등장, 반대편에서 도넛 퍼포먼스를 한 번 하고 무대로 오르더군요. 케로군 주변 레이싱 오덕( 물론, 다 모르는 분들이었습니다. ㅠ.ㅠ )들은 오늘 처음으로 환호를 보냈습니다. 케로군 역시 카메라를 흔들며( 헉... -O- ) 환호했습니다. 아쉽게도 사람을 가깝게 찍을 여건이 안 되어... 화면에 등장한 하이트펠트의 모습만 담았습니다. 하이트펠트 키 작은 줄은 알았지만... 한영 씨 어깨 높이 정도의 신장이더군요... ( F1 드라이버에 키가 크다는 것은 분명 '단점'입니다. ) 역시, 키가 큰 것과 능력을 가지고 출세하는 건 별개의 얘기입니다. -_-
열악한 음향 시설 덕분에 전혀 들리지 않는 인터뷰를 마치고 하이트펠트가 패독으로 돌아가는 사진입니다. 위 사진의 진행 방향에 패독이 있는데... 앞으로 순순히 들어가는 대신, 정확히 차량을 180도 회전 시키며 입구에 딱 맞추는 퍼포먼스로 마무리... 다시 한 번 케로군과 모터스포츠 오덕들 환호를 날려줬습니다. 하이트펠트에겐 어려운 조작이 아니겠지만... 자기 차도 아닌 일반 시판차로 정확한 퍼포먼스라니 ㅠ.ㅠ 어쨌든, 화면에 광고가 나왔던 M3 쿠페는 광고 효과 제대로 봤습니다.
패독 안에서 출발을 준비하는 하이트펠트의 모습은 화면으로 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이 시간 쯤 패독 주변에 있던 VIP님들께서 케로군과 주변 모터스포츠 오덕들의 앞을 가로막기 시작... 좀 비켜주십사 말로 해봤지만... 몇몇 분을 빼고는 생까시더군요... 아 네 감사합니다. -O-
잠시 후, 타이어 장착까지 준비를 마친 뒤 다시 한 번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리고, 드높은 F1 엔진음이 오늘의 메인 이벤트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드디어 BMW Sauber의 도장을 한 F1 머신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녹색 기가 휘 날리는 가운데 질주! ...
코스의 양쪽 끝 부분에서 이른바 도넛 퍼포먼스를 보일 계획이었던 하이트펠트... ( 도넛 퍼포먼스는 머신을 제자리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게 하면서 현란한 풋워크로 차량을 빙빙 돌게 하고 트랙에 타이어 자국으로 둥근 모양을 만드는 퍼포먼스입니다. ) 반대편에선 문제가 없었는데, F1 패독 쪽에서 도넛 반죽 시작도 하기 전에 어이 없게 시동이 꺼져버렸습니다. F1 상식을 잘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F1 머신은 자체적으로 시동을 걸지 못합니다. 퀄리파잉 때 이러면 바로 예선 종료...지만.... 데모런에선 메카닉이 출동합니다. ^^; 시동 도구를 가져와서 열심히 시동을 걸고 있는 메카닉 들의 모습. ( 이런 광경도 볼 수 있었던 건 행운이라면 행운이네요... ^^; ) 저렇게 시동을 건 후 출발하다가 바로 다시 시동이 꺼졌다는... oTL
시동을 걸고 다시 반대편으로 질주하는 하이트펠트... 사실, 오늘 F1의 엔진음은 충분히 올라가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타이어 온도도 충분히 올라가지 않았는지 언더 스티어가 살짝 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공간도 탁트인 편이라 엔진음은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오늘 정도의 주행이라면 귀마개는 필요 없었습니다. ( 그렇다고 다른 시가지 서킷 그랑프리 현장의 엔진음도 모두 그러리라고 우숩게 보면 안됩니다. )
드디어 눈 앞에서 펼쳐진 도넛 퍼포먼스... 세 명의 메카닉들은 혹시나 시동이 꺼지지 않을까 노심 초사 ^^; ( 실제로 이날 하이트펠트의 머신은 세 번 시동이 꺼졌습니다. )
도넛 퍼포먼스는 상당한 연기를 냅니다. 위 두 장의 사진 외에는 모두 하얀 연기만 사진에 남아있더군요... ^^; 어쨌든, 한 마리 동물이 포효하는 듯한 멋진 장면...
하지만, 위의 퍼포먼스 뒤에 아쉽게도 데모런은 곧 끝났습니다. ㅠ.ㅠ
행사가 종료된 뒤, 개인 사정으로 오늘 구경을 하지 못한 써니양이 합류! 카메라를 넘겨 받아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감사 ㅠ.ㅠ ) 이후의 사진은 써니양이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
행사가 끝난 뒤에도... 경호원들은 무슨 군사 시설 보호하듯 팬들을 차량으로부터 격리하고, 스튜어드들은 사진을 못 찍게 차량 주위를 막아서는... 솔직히 이해 안 되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어쨌든, 최대한 차량에 접근 시도!
패독으로 돌아간 F1 머신... 위의 사진은 차량 해체 중의 모습입니다. 이동할 때는 타이어도 교체하고 최대한 차량을 분해하죠... ^^;
하이트펠트의 정면 사진은 아쉽게도 찍지 못했습니다. 종이를 구하러 갔다가 사인 받는 것도 실패... ㅠ.ㅠ 키미였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인을 받았겠지만. -O-; 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사인하고 얘기해주는 하이트펠트... 그 수염만 빼면 정말 최고입니다. -_-b
하이트펠트가 패독을 떠나기 직전.... 아... 가지마... ㅠ.ㅠ
드라이버도 떠나고... 타이어부터 벗겨지는 F1 머신...
오늘 모터스포츠 관련 유명인들이 많이 왔습니다. 사실 더 유명하고 높은(?) 지위를 가지신 분들도 많지만... 케로군에겐 요즘 카트에서 주목 받는 김진수 선수와 이상진 선수를 택했습니다... ㅎㅎ 혹시 아나요? 몇 년 뒤에 이 선수들 중에 하나가 F1 드라이버가 되어있을지... 사진 촬영을 부끄러워하는 두 선수에게( 오히려 김진수 선수는 침착한데 이상진 선수는 부끄럼을 타더군요 ^^ )
"다음에 꼭 F1 드라이버가 되세요~!" 라고 격려해 줬습니다.
지금은 허황된 꿈일지 모르지만... 세상 만사 모르는 일이죠... ^^;
마지막으로 도넛 퍼포먼스가 있었던 현장에서 케로군의 사진 한 컷... 혹시나 이 사진들을 다른 데 사용(?)하실 분들을 위해... 다른 사람들 얼굴은 그대로 내보내고 주인장의 얼굴을 가려주신 센스에 다시 한 번 감사... ^^
이렇게, 짧다면 짧고 아쉽다면 아쉬운 데모런 행사는 끝났습니다. 케로군에겐 너무 뜻깊고 기억에 남는 행사였으며... 태어나서 육안으로 처음 본 F1 머신과 처음 들어본 엔진음은... 아마 절대 잊지 못할 겁니다.
2010년 한국 그랑프리가 열리면... 케로군은 영암에 반.드.시. 가 있을 겁니다. ^^
내일 10월 5일에는 광주에서 한 번 더 감동의 행사가 진행됩니다. 광주 지역에서 관심 있으신 분들은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2010년 전남 영암에서의 F1 그랑프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참고로 한 가지 더... 오늘 행사에 투입된 머신이 F1.08 즉 올해 현재 레이스에 사용되고 있는 BMW Sauber의 머신이라고 했는데, ( MBC ESPN 김재호 해설 위원과 함께 계시던 F1 코리아 관계자가 하신 말씀 ) 의아한 생각에 사진을 펼치고 확인한 결과 F1.06이더군요... -_-;;; 잘 나온 사진은 아니지만 케로군이 찍은 사진과 각 머신의 특징을 대조, F1.08의 독특한 노즈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리어 윙의 옆 모습과 차체의 모습을 비교하면 오늘 행사에 참가한 머신이 F1.07도 아닌 F1.06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F1.06은 2006년 BMW Sauber가 F1에 첫 참가할 때의 머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