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프랙티스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그랑프리가 막을 올렸습니다. 어서 글을 올려야 일요일 그랑프리가 열리기 전에 스무 명의 드라이버를 모두 다루겠군요... 서둘러야겠습니다.
'F1 알고보면 재밌다'는 슬로건을 걸고 시작한 F1 소개(?) 프로젝트도 벌써 세 번째... 오늘도 다섯 명의 드라이버에 대해 짤막한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 오늘은 케로군이 좋아하는 드라이버가 많습니다... ^^; )
Robert Kubica
순박하거나 살짝 멍청해보이는( 팬들께 죄송 ) 꺾다리 드라이버. 폴란드 출신 BMW 자우버 소속. 케로군이 부르는 이름은 ·쿠비짜· 2008년 이탈리아 GP까지의 중간 성적은 무려 3위!
사실 2006년 말미에 F1에 데뷔한 쿠비짜는...( 앞서 소개한 누구처럼 ) 뭔가 부족한 드라이버였습니다. 2007년에도 챔피언십 6위에 오르면서 분전했지만... 역시 약간 부족한 느낌은 그대로였죠. 그러나, 2008년의 쿠비짜는 확실히 다릅니다. 다이어트의 효과인지... 가벼워 보이는 외모만큼 남다르게 빠른 쿠비짜가 되었고... 캐나다 GP에서의 첫 승을 비롯해 계속 상위권의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해밀튼과 마싸에 이어 챔피언십 3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 무려 키미보다 앞서고 있습니다. ㅠ.ㅠ )
순박해 보이는 외모처럼 미워할 수 없는 드라이버인 쿠비짜는 사실 우여곡절도 많고, F1 드라이버가 되기까지 순탄한 길을 걷지 못했습니다. 2007년만 해도 하이트펠트의 세컨드 드라이버라는 느낌이었지만 최근의 쿠비짜는 확실히 하이트펠트보다 빠릅니다. BMW의 머신이 조금만 더 받쳐만준다면 페라리, 맥라렌의 양강에도 도전할 수 있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8년에 챔피언십 타이틀을 가져가기는 살짝 어려워 보이지만 2009년이 특히 기대되는 드라이버 중 한 명입니다. 머리 숱이 부족해서 나이가 들어보이는 외모를 갖고 있지만... 1984년생으로 해밀튼보다 한 살 밖에 안 많은 젊은 드라이버로 많은 발전을 기대해 봅니다. 케로군이 호감을 가지고 있는 드라이버입니다.
Felipe Massa
은퇴 직전 슈마허의 세컨드 드라이버로 기억되는 또 한 명의 브라질리언. 작고 귀여운 외모지만... 현존 최고의 추월 능력을 보여주는 페라리 소속의 드라이버입니다. 케로군이 부르는 이름은 ·마싸·
2002년 자우버에서 데뷔했고, 2003년을 건너 뛰고 2004, 2005년을 자우버에서 보낸 뒤, 2003년 페라리의 테스트 드라이버로 뛴 인연(?)을 이어서 2006년 슈마허의 마지막 F1 시즌에 슈마허의 세컨드 드라이버로 활약했습니다. 슈마허와 팀메이트로 활동하면서 터키GP에서 첫 승을 기록하기도 했죠. 2007년엔 슈마허의 뒤를 이은 키미와 팀을 이루었고, 현재까지 키미의 팀메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슈마허의 세컨드 드라이버로 뛰던 시절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마싸의 능력을 의심했습니다만, 2007, 2008 시즌을 거치면서 예상과 달리 꾸준한 드라이빙 능력과 탁월한 추월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중전이 취약해서 올 실버스톤에서 벌어진 영국GP에서 수도 없이 스핀을 했다든가 하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전반적인 드라이빙 능력은 현 F1 드라이버 중 최고 수준임이 분명합니다. 현재 포인트 경쟁에서 해밀튼에 1점 뒤진 2위를 기록하면서 챔피언십을 노리고 있습니다. ( 1번 드라이버인 키미보다 20점이 앞서 있습니다. ㅠ.ㅠ ) 통산 10승 278포인트를 기록 중입니다.
1981년생으로 살짝 젊은 축에 들고... 발전 가능성도 있고... 추월도 잘 하고... 케로군이 호감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을 수 없는 드라이버네요... 역시 브라질은선 매력적인 드라이버를 많이 배출합니다. ^^
Kazuki Nakajima
케로군이 'family name' 기준으로 드라이버를 정렬한 이유... 2세 F1 드라이버 중의 한 명. 타쿠마 사토가 없는 현재 유일한 일본인 F1 드라이버입니다. 케로군이 부르는 이름은 ·나카지마·
일본 F1 드라이빙의 개척자라고 불리는 사토루 나카지마의 아들입니다. 해밀튼과 동갑인 1985년생으로( F1엔 왠지 85년생이 많습니다. '-'; ) 2007년 브라질GP에서 명문 윌리암즈 소속으로 F1 데뷔했습니다.( 2007년엔 단 한 경기만 뛰었습니다. ) 2008년엔 8포인트를 기록하면서 분전하고 있지만... 솔직히 아직은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 역시 젊은 팀메이트 로즈버그의 성적도 큰 차이가 없는 걸 보면... 윌리암즈의 머신이 문제일지도 ) 아버지인 사토루 나카지마의 기억 때문에 과대 평가 받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이가 많이 젊은만큼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해봅니다.
솔직히 F1 관전하면서 나카지마만큼 존재감이 부족한 선수도 많지 않습니다. ㅠ.ㅠ 왜 이렇게 안 보일까요? 사고라도 나지 않으면 이름 듣기도 쉽지 않네요. 미안하게도... 케로군도 관심이 많이 가지는 않습니다. 이러다가 타쿠마 사토가 복귀한다면... 일본인들의 열렬한 응원도 불확실해집니다. 나카지마 스스로가 무언가를 보여줘서 관심을 끌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
Nelsinho Piquet
연달아 2세 드라이버... 현역 브라질리언 중 막내로 르노 팀에서 알론소의 세컨드 드라이버로 활동 중입니다. 케로군이 부르는 이름은 ·넬슨 피케· ( 또 풀 네임입니다. 주니어는 생략... -_- )
보통은 넬슨 피케 주니어라고 부릅니다. 그의 아버지인 넬슨 피케가 월드 챔피언십을 세 번이나 차지한 위대한 드라이버임에 비해... 아직까지는 굉장히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르노 탓이라고만도 할 수 없는 것이... 올 2008년 넬슨 피케의 예상 성적은 언제나... 리타이어 였습니다. ㅠ.ㅠ 완주만 해 줘라...라는 굴욕적인 소리를 들었던 넬슨 피케...
2006년 GP2에서 해밀튼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2007년 르노의 테스트 드라이버를 거쳐, 2008년 F1 데뷔한 1985년생( 또!!! )의 젊은 드라이버로, 지금의 부족한 모습에 과도한 비판은 어렵지만... 그래도 연초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독일GP에서 2위로 첫 포디엄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탈리아GP까지 14번의 그랑프리 중 7번 리타이어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O-
자신감을 회복하고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이 관건인... 하지만, 아직도 늘 리타이어가 걱정인... 불안불안한 드라이버로 기억에 남겠네요.
Kimi Räikkönen
케로군이 가장 좋아하는 F1 드라이버입니다!!! 핀란드 출신으로 현재는 페라리에서 1번 드라이버로 활동 중인 디펜딩 월드챔피언입니다. 헬멧에도 적혀 있는 공식(?) 별명은 ICEMAN. 케로군이 부르는 이름은 ·키미·
2001년 자우버에서 F1 데뷔한 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다섯 시즌 동안 맥라렌의 드라이버로 활동하면서 맹활약... '페라리 킬러'라는 별명을 들으면서 슈마허와 바리첼로를 괴롭히는 화려한 드라이빙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2004년까지는 슈마허, 2005, 2006년은 알론소에게 밀리면서 챔피언십 타이틀에는 이르지 못했고, 2003년, 2005년 월드 챔피언십 2위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특히, 2005년엔 19전 중 7승을 기록하고도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하는 불운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 미하엘 슈마허와 알랭 프로스트트와 함께 타이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기록은 반갑지 않네요. ㅠ.ㅠ )
2007년 페라리로 이적 후 맥라렌의 알론소, 해밀튼과 피터지는 경쟁을 계속했고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기적적으로 우승( 2위와 1점, 3위와 2점 차이 )을 차지했습니다. 비록 맥라렌의 내우외환과 해밀튼의 실수(?)에 의해 운이 좋았다는 말도 있지만... 우승에 이르기까지 키미가 보여준 레이싱, 유독 결정적인 때 발생한 머신 트러블... 그리고 숱한 2위의 기록들과 쌓여만 가는 포인트들을 생각한다면... '운이 좋아 월드 챔피언십 타이틀을 차지했다.'는 말은 아무도 할 수 없을 겁니다.
2008년에는 몇몇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면서 2승에 그치고, 현재 챔피언십 경쟁에서 멀어져 있지만... 무려 아홉 번의 패스티스트 랩을 기록하면서,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2005년에도 10번의 패스티스트 랩으로 한 시즌 최다 패스티스트 랩 타이( 슈마허 )를 기록하고 있으며, 통산 패스티스트 랩 부문에서 슈마허와 알랭 프로스트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7~8년 정도 더 F1에서 활동한다면... 많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1979년생으로 이제 중견 F1 드라이버의 반열에 올랐고, 통산 17승, 513 포인트( 쿨싸드 옹, 바리첼로 옹, 알론소에 이어 현역 4위, 역대 7위 )를 기록하고 있고, 34번의 패스티스트 랩도 돋보입니다. 솔직히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는 패스티스트 랩만큼 안타까운 게 없지만... 그런 '빠르기'를 가진 드라이버이기 때문에... 부진할 때에도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8년 현재... F1 드라이버 중 최고 연봉을 자랑하는 키미...( 연봉 5,100만 달러 ) 페라리 팬의 지지와 구 맥라렌 시절부터의 고정 팬을 가지고 있는 슈퍼스타... ( 케로군도 맥라렌 시절의 키미가 좋습니다. ) 케케 로스버그와 미카 하키넨에 이어서 세번째 핀란드인 F1 월드 챔피언인만큼.... ( 많은 ) 기대에 부응하는 드라이빙을 앞으로도 계속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 일단 2010년까지는 페라리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 줄 예정입니다. )
케로군도 가장 좋아하는 F1 드라이버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
어쩌다보니, 이번에 다룬 다섯 명의 F1 드라이버는 두 명의 2세 드라이버와 세 명의 선두권 드라이버가 되었네요. 이제 다섯 명만 남았으니... 내일 마지막으로 글을 올려서 드라이버 편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