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중에만 포스팅을 하는 케로군과 다르게.... 주말에 포스팅을 하는 블로거분들도 많이 계시죠... 이번 주말에도 아니나 다를까... 올블로그 쪽에서 뜨거운 감자가 하나 굴러다니더군요... 문제의 시작은 무려 "Internet Media Trend Spotting(인터넷 미디어 트렌드)"라는 엄청난 제목의 블로그에 실린 "블로거들의 외산 기술 사대주의를 경계한다." 라는 글이었습니다.
이 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들이 오갔는데요... "'블로거들의 외산 기술 사대주의를 경계한다.' 에 딴지" 부터 여러 가지 글들이 추천글로 올라와 있군요.... 논리나 잘못된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제가 또 쓸 이유는 없습니다만... 원래 문제의 시작점이 된 '엄청난 블로그 제목' 때문에라도 답답한 마음에 몇 마디 사족을 붙이려고 합니다.
1. '사대주의' 등의 표현으로 자극하지 마세요...
실은 원문을 읽고 나서 '정말 사대주의를 경계'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ActiveX를 반대하면, 반 MS, 반 미국기업이면 사대주의가 될까요? 논리가 굉장히 거꾸로 된 느낌을 받는 게 저 뿐은 아닐 것 같습니다. 물론 ActiveX를 반대한다고 반 MS가 되지도 않고, ( MS도 ActiveX를 어떻게 수습하고 없애 보려고 애쓰고 있죠... ) 반 MS가 반미가 되지도 않을 테니, 반대의 논리도 의미가 없죠.
결국은 "사대주의"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는 반감을 이용, 독자를 자극하려는 의도에서...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댄다는 느낌입니다. 또, 원문에 지적하신 것처럼 무엇이든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마찬가지로 '여기서 얘기하는 사대주의'도 "무조건 반대"하는 게 맞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국가와 기업의 개념이 이제 교집합이 거의 없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정 기업과 국가의 이미지를 연관시킨다든지... "애국"을 위해 "사대주의"를 비판한다든지 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닌가도 다시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설마 아직도 "삼성이 잘 되면 우리나라가 잘 되고, 우리나라가 잘 되면 나도 잘 된다."는 초딩 + @ 수준의 단순한 사고를 갖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Internet Media Trend Spotting(인터넷 미디어 트렌드)"라는 엄청난 제목을 쓰시면서 그럴리는 없다고 믿겠습니다.
2. 그리드 딜리버리? 반대합니다!!
사실 이번 문제 관련 포스트를 읽다가 사대주의 운운하는 것보다 더 신경 쓰인 부분이 바로 그리드 딜리버리 관련 내용입니다. 내용인 즉슨, 피어링 포탈 등의 그리드 딜리버리 기능을 위한 Active X를 설치하면 내가 특정 동영상 등을 다운로드 또는 스트리밍 할 때도 다른 '사용자들'의 자원을 활용하여 빠르게 볼 수 있고, 내 PC 자원도 다른 사람의 동영상 등의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에 활용된다는 겁니다.
이 정도 문제면, 대충 설치 과정에서 한 두 마디 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원문 저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판도라TV에 들어가 설치를 하면, 그 순간부터 설치한 사람의 PC 자원은 판도라TV가 이용한다는 소리죠. 분명히 확인하고, 인식하고 자원 이용을 허락하셨다면 모르겠지만 과연 몇 분이나 제대로 이 사실을 알고 있을지 궁금하군요.
이 무슨 날로 먹으려는 수작입니까? 하고 판도라TV를 물고 늘어지려다가 더욱 놀라게 만든 것은... 이 짓을 하는 게 판도라 TV뿐이 아니라 상당히 다양한 업체들이라는 사실입니다... -O- 아래는 피어링 포탈에서 홍보하는 고객 업체의 목록입니다.
싸이월드, 멜론, 벅스, 판도라TV, 온게임넷, 네이트, 다음 등 쟁쟁항 이름들이 다 나오는군요. 싸이월드의 뮤직 플레이어를 이용하는 당신의 PC 자원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마음 껏 이용당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군요. ) 알고는 계셨나요? 정말 알고 동의하신 것이 맞나요?
이게 도대체 어디를 봐서 자랑할만한 우리 기술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O-; 만약 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은 사용자 PC 자원의 사용이 사실이라면... 이슈화되고 반대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위 내용이 사실이라면 케로군은 제대로 동의를 받지 않은 그리드 딜리버리 등의 사용을 반대합니다!
3. ActiveX는 이제 그만
해외 구매나 업무 상의 이유, 개인적인 이유로 해외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심지어는 신용카드 결제에도 ActiveX를 써 본 적이 없습니다. 집에서는 주로 사용하는 것이 맥이기 때문에 ActiveX를 쓰지 못합니다. 회사에서나, 집에서 사용하는 서브 노트북에서도 브라우저는 파이어 폭스를 많이 사용합니다. ( 물론 회사에선 IE도 사용합니다! 한국 주요 사이트들의 ActiveX 때문에... 말이죠 -O- ) MS에서도 문제 많은 ActiveX를 사용하지 않도록 사방팔방 노력 중이지만... 유독 한국이..."민망하게도" ActiveX를 "반드시" 써야 한다고 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 기술이 어쩌니 외산 기술이 어쩌니 하면, 문제의 본질을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날려버리는 얘기가 됩니다. 오히려, "'일부' 한국 웹 개발자들의 안이함?" + "정관계 관료들의 무지와 무모함"의 사생아가 현재 우리 인터넷 문화의 ActiveX 만연( + 법제화 oTL )라는 태어나서는 안 될 자식을 낳고 만 것입니다. 늦게라도 깨달았다면... 어떻게서든 고칠 생각을 해야지... 갑자기 무슨 외산 기술이 어쩌고 사대주의가 어쩌고... 기업의 논리를 모르네 어쩌네... 합니까?
오히려 Youtube가 현재의 지명도와 고객을 확보하게 된 것은 몇 가지 기술의 좋고 나쁨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결과적으로 유저가 편하게( 깔끔하지는 못하더라도 ) 사용할 수 있는 상품( 무료라고 하더라도 )을 만들어 냈기 때문 아닐까요? 어째서, 유저 불편하고 사용자 제한 많고, 거기에 사용자의 자원을 뺏어가는 ActiveX( 그리드 딜리버리를 이용할 경우 )를 설치하라고 하는 걸까요? 이거야 말로 장사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닐까요?
제발 문제 덩어리 ActiveX는 이제 그만 좀 씁시다. 반미고 반MS고 애국이고 사대고 뭐 이런 거 언급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단순히 문제가 많으니까 쓰지 말자는 겁니다. 케로군도 집에서 인터넷 좀 제대로 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