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page memories/I'm Loving It - 게임 2003. 8. 12. 05:46
1999년에 나우누리 타로 동호회 "운명의 수레바퀴" 여름 엠티 중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무여 열광하며 즐기던 게임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얼핏 단순해 보이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둘러앉아 광분하고 있었고 잠시 뒤에는 나 역시 그 자리에 끼어 있었다. 이 게임이 내가 다시 카드/보드 게임에 빠져들게 한 문제작 The Great Dalmuti 이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그런데 왜 게임은 공평해야 하는가?"라는 모토를 걸고 있는 문제의 게임 달무티는 1995년 출시 이후 각종 카드 게임 관련 입상을 통해 그 작품성(?)을 인정 받았고, 1999년의 첫 만남 때와 같이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며 그 상품성을 입증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까지도 이 게임을 알게 된 사람들의 열광은 변함 없다. 룰은 단순하지만, 거기에 빠져드는 사람들은 쉽게 질리지 않았던 것 같다.
달무티의 백미라면 역시 "세금"에 있는 것 같다. 다른 게임이 어떻게든 밸런스를 맞추고 플레이어 간에 공정한 플레이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고안하는 동안 달무티는 확실하게 게임을 불평등하게 만들 장치를 붙여 놓았다. 덕분에 이른바 "농노패"라는 것도 생겨나고( 12 일곱 장의 힘이란 -_-; ) "Great Revolution"의 기쁨도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물론 공평하지 않다고 해서 게임의 밸런스가 엉망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단순한 규칙( 그렇다. 달무티의 규칙 자체는 매우 단순한 편이다. ) 위에서 나름대로 신분 상승과 승리의 방법들을 생각 해 내고 공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신분의 역전을 일궈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 한다. 마치 실제 사회가 그렇듯이...
사회가 어떻든 관계 없이 늘 정정 당당, 공명 정대를 주장하는 게임들 속에서 달무티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인생은 보통의 게임처럼 그렇게 쉽게 무언가를 이뤄낼 수는 없다. 반면에 게임은 비현실적인 달성의 욕구를 실현시킨 듯 보여줌으로써 기득권층이 아닌 사람들의 불만을 잠재운다. 그럼으로써 사회에서 사람들의 정당한 요구들은 대리 만족 기제를 통해 표면화 되지 않기도 한다.( 대리 만족의 기제가 게임뿐인 것은 아니지만 ) 그런 의미에서 달무티를 조금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 얘기가 게임에서도 등장하다니 -_-+ ) 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달무티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게임은 아니다. 오히려 쉽게 자신의 문제를 투사할 수는 있되 깊게 생각하지는 않게 함으로써 게임 자체에 붙잡아 두는 강한 흡입력으로 작용할 뿐이다. 단지, 그 안에서 비 정상적인 이데올로기를 공고화하는 데 도움을 주지는 않을 뿐이라는 이야기이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편이라고 해서 게임에 빠져있는 것이 결코 사회의 변혁에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닌만큼...
가끔은 달무티 덕분에 공동체의 모임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몇몇의 사람만 모여서 게임을 즐기고 관심 없는 다른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것도 많이 보아 왔다. 달무티는 엠티의 적이라고 느껴진 적도 있다. 물론 그와 같은 문제의 표적은 하나의 게임이 아니라 하나로 뭉쳐지지 않는 개개인의 욕구라고 하는 것이 옳을 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어디에 있으나 하고 싶은 것을 하고자 한다.( 물론 그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
이 모든 잡설에도 불구하고, 달무티가 자꾸 표면에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재미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모을 수 있고 빠져들게 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도 않을테니까... 스타크래프트가 그렇게 사람들을 모아서 빠져들게 만들지 않았다면 그렇게 수많은 밤을 새지도 않았을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는 결국 직업화, 스포츠화의 가능성도 보일 정도로 발전하고야 말았다. ''a ) 재미있다는 것 자체는 죄가 아니다. 다만, 게임에서 부르짖는 이 모토가 가끔 머릿 속에 떠오르면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진보적인 마인드를 갖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세상이 공평하지 않으므로, 나는 혁명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 해의눈물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2-06 23:07)
* 해의눈물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2-06 23:08)
cony79 | 유머에 따라 말해 보건데~ 게임은 게임일뿐 우헤헤헤헤... 농노에서 부터 조금씩 은근슬쩍 상승하는 게 재밌는 데 으흐흐흐 03·08·13 09:12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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