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page memories/I'm Loving It - 만화 2004. 4. 23. 02:43
고양이와 함께 사는 법
그저 고양이가 좋아서
보통 특별한 소재를 가졌다고 해서 책을 구입하지는 않는 성격이라 귀엽고 산뜻한 컬러 표지의 "묘한 고양이 쿠로"를 처음 보았을 때도 "고양이"라는 말이 없었다면 선뜻 구매를 결정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케로군도 호감이 있고 특히나 써니 양이 거품을 무는 고양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있었기에 "묘한 고양이 쿠로"는 처음부터 좋은 대접을 받았다. 어쨌든 속 편하게 케로장( 이제는 써니케로장 )에 입성한 쿠로의 이야기는 처음 기대와 달리( 내용에 대해서는 애시당초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_- ) 유익하고 재미 있었다.
폰다와 쿠로
예전에 형과 방을 같이 쓸 때 두 권 정도 돌아다니던 "빙글빙글 폰다는 변신중"이라는 만화가 있었다. 사람으로 변하는 목걸이를 가진 암캐의 이야기인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애완견과는 무관한 내용이었다. 순정 만화라는 관점에서는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개에 조금 관심 있어서 보았다면 실망 만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쿠로는 폰다의 얘기와는 달랐다. 줏어온 길고양이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지만( 집고양이와는 조금 다른 습성이 등장한다. ) 어쨌든 고양이를 키우는 데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철저히 고양이의 관점에서 잘도 풀어간다. 쿠로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작가가 만화를 그려 팔기 위해 고양이를 연구했다는 생각보다는 "작가가 정말 고양이를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멍청이 털보 아저씨는 혹시 작가의 분신이 아닐까?
유익한 이야기, 슬픈 이야기
쿠로에 나오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잘못된 상식을 깨우쳐주기도 하지만, 이 만화는 결코 고양이 키우기를 가르치는 만화가 아니다. 개중에는 물론 우리나라의 고양이 양육 실정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찬 "묘한 고양이 쿠로"의 이야기는 충분히 유익하다. 다른 고양이를 다른 방식으로 키우는 이에게 적어도 "고양이의 관점"을 알려줄 테니까.(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설득력 있긴 하다. -_-; )
또 하나, 이야기만으로 보았을 때, 쿠로의 이야기는 슬픈 이야기이다. 쿠로의 가족사가 그렇고, 주변에서 중성화 수술을 받고 집고양이가 되어버린 오렌지의 이야기나, 죽어버린 아기 고양이들, 아이들의 장난으로 발목이 잘린 고양이,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실종된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태반은 인간의 잘못으로 고통받는 고양이의 이야기다. 고양이의 가치라는 것이 인간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해도 생명의 고귀함이란 쉽게 이야기할 것이 아닐텐데, 다른 생명을 장난 삼아 유린하는 인간의 잔인함이 역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슬픈 이야기 속에서도, 천진난만한 얼굴로 즐겁게 뛰어다니는 쿠로의 이야기는 힘든 세상에 작은 희망을 이야기해 주는 듯 하다. 고양이와 함께 살고 싶어하는 당신이라면, 한 번 꼭 읽어볼만한 만화가 아닌가 싶다.
( Sunny + Cero 는 도서대여점을 반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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