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page memories/I'm Loving It - 만화 2003. 12. 13. 02:38
어렸을 적 뉴욕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리하르트 쉬트라우스의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들은 적이 있었다. 딴에는 클래식을 좀 듣는다는 중학생의 치기가 작용하기도 했지만, 짜라투스투라...는 다른 음악과 확연히 다른 느낌을 가진 음악이었다. 음악 자체가 가지는 강한 임팩트로 친다면 "까르미나 브라나"의 그것도 못지 않았지만, 좀 더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는 짜라투스투라...의 힘은 확실히 그 이상이었다.
고등학생이 되어 우연히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보게 되었다. 물론 영화 자체로는 접근이 쉽지 않은 작품이지만 그 영상의 밑바탕에 짜라투스투라...가 깔리고 난 뒤에는 영상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형이 가지고 있는 2001 삼부작을 들춰보기도 했지만 역시 영상이 가지고 있는 힘은 막강했다. 결국 소설 읽기는 포기하고 말았다.
아직도 이해하기 힘든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세계는 인류의 출발점과 현재, 미래에 대해 질문하는 고갱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또하나의 질문 우주란 무엇인가? 그 답을 나는 내릴 수 있을까?
그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작품이지만 흔히 접하던 SF보다는 조금 무거운 프라네테스를 만났다. 애니메이션도 나왔다지만 정발이 되지 않은 관계로 아직은 뉴타입에서 설정을 본 게 고작이고, 만화로 3권까지 출간된 것을 구매했다. 여기서도 같은 질문이 나온다. "우주는 어디인가?" 비교적 명확하게 프라네테스가 제시하는 답은 "가보았든 가 보지 못했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곧 우주다."라는 것이다.
그렇게 프라네테스는 근미래의 우주 공간을 바로 우리의 현실 세계에 대입한다. 인류가 우주를 향해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는다 해도 실 생활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문명과 인간의 문제 뿐 아니라 "사랑"의 문제라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프라네테스는 말한다.
나의 우주는 그래서 또 지금 이와 같다.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또 하나의 나도 본 적이 없고, 화두를 던지는 노승과 같은 고양이도 없지만 내가 사는 삶은 프라네테스가 이야기하는 것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생소하다면 생소한 세계를 그리면서도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바로 이 만화의 장점이 아닐까? 나 역시 별에서 별로 여행하는 사람고 마찬가지로 현재에서 미래로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니까...
( Sunny + Cero 는 도서대여점을 반대합니다. )
* 해의눈물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2-06 23:09)
해의눈물 | 고양이가 잠깐(?)나와.. 04·01·05 13:15 삭제 |
cony79 | 애니메이션으로만 접했지만...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 DVD구매 예정리스트 5위안^0^;; 전화에 걸쳐 안정된 그림... 적절한 배경음악... 좋은 시나리오... 향신료맛이 적게날뿐 이만한 작품 솔직히 몇개안되는... 05·01·10 15:17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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