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킷런 2010 행사를 통해 드러난 한국GP를 준비하는데 가장 우려되는 점은... 시설보다는 운영 관리 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혹 트랙이 완공될 수 있을까? 설비는 충분히 갖춰질까? 우려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았고... 이전의 공사 진척 상황을 보아왔던 사람들이 아니라면 그런 우려도 크게 틀린 얘기는 아니겠습니다만... 케로군이 보기엔 무리해서 공정을 밀어붙이면 완공을 못할 이유는 없어보였습니다. 트랙의 마무리 포장이나 안전 시설 정비도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았고요...
하지만, 운영 관리에서의 문제는 기본적인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아주 큰 문제가 될 것 같았습니다. '고객을 대하는 자세'와 '안전'이라는 두 가지 문제에서 모두 낙제점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먼저 고객을 대하는 자세부터 짚고 넘어가고 싶네요. 상위 관리자들은 하위로 보이는 운영 요원들을 윽박지르고 다그치는데 여념이 없으셨는데, 결국 실무 운영 요원들은 죽도록 뛰어다니고도 욕만 먹는 모습은... 고스란히 관람객들에 대한 불친절로 이어졌습니다. 케로군이 행사장에 도착해서 메인 그랜드스탠드로 가라는 이야기를 들은 때부터, 다음 날 GT 머신 택시가 끝날 때까지 '이리저리 물어보기 전에 미리 받은 안내'는 하나도 없었고...
수많은 운영 요원들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면 난 모른다 저 사람에게 물어봐라는 답만 연신 들어야했죠. 무엇보다 초청 관객을 귀찮은 듯이 의무방어전을 펼치는 모습은 물어볼 의욕도 상실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안전에 대한 문제는 더 심각했습니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지역에서 오신 분들이었던 행사인지라 모터스포츠에 대한 이해는 기대하기 힘들었는데, 그런 점을 아는지 모르는지 위험 지역에서 안전을 챙기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케로군이 트랙에 나가서 사진을 찍을 때도 아마 마샬이 저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 혹시 금지된 사진 촬영이었다면 저지를 뚫고 사진을 찍을 생각은 없었습니다. '-' ) 단 한 명도 케로군의 트랙 진입을 막지 않더군요... 또, 행사 중에도 위험 지역에서는 철저히 통제를 하면서 선을 지키는 한에서 예의바르게 고객을 대했다면 좋았을텐데, 별것 아닌 일에는 짜증을 내면서 사람을 짐짝 취급하다가도... 정작 위험 지역에선 관람객들에게 별 얘기도 못하고 밀려서 출입을 허용하는 앞뒤가 바뀐 2중성을 보였습니다. 당장 마샬들부터 무슨 기준인지 알 수 없는 트랙 출입을 하고, 모터스포츠가 먹는 건지 뭔지 모르는 미디어 기자들이 달리는 머신들 앞에서 쇼를 하고 있으니... 나중에 연회 자리에서 레드불 스탭들이 마샬들에게 불만을 표한 것도 이해가 갈만 합니다. ( 관람객 통제 문제가 아니라 마샬 자체가 안전 의식이 없다는 불만을 얘기했죠. ㅠㅠ )
시설물에 대한 사진을 올리려고 하다보니... 굉장히 씁쓸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사설이 길어졌는데... 일단 써킷런 관람기의 마지막 사진으로 써킷 건물과 시설들의 사진... 그리고, 둘째날 GT 머신의 조수석에 탑승해 써킷을 1주한 사진들로 마무리를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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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nternational Circuit - main grand stand( view from pit-lane )
위 사진은 행사 첫날 써킷에 막 들어와서 찍은 그랜드스탠드 사진입니다. 핏월의 골격이 거의 갖춰진 것을 확인할 수 있죠. 맨 위에 올렸던 사진은 도보 트랙 일주를 하고 온뒤 핏레인 엑시트 부근에서 저녁 7시 쯤 촬영한 사진으로 메인그랜드스탠드 역시 대부분의 골격을 공사가 끌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스탠드 중앙을 제외하고 양쪽에는 아직 의자가 설치되기 이전인 상황이었는데... 이런 공사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공사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 갈네요.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main grand stand and pit garage
이번엔 메인그랜드스탠드 쪽에서 핏 개러지를 바라본 사진입니다. ( 거의 16블럭 쯤에서 촬영했습니다. ) 세이프티월 부근의 ( 아마도 ) 콘크리트를 깔 부분에만 진흙이 보이고 있지만... 콘크리트 포장 역시 아주 긴 시간을 요하는 공사는 아니어서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main grand stand( view from back straight )
도보 트랙 일주 중 찍은 사진입니다. 메인그랜드스탠드의 뒷모습과 레이스 컨트롤 센터의 모습이 보입니다.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race control center( and podium place )
레이스 컨트롤 센터 바로 앞에서 촬영한 사진 속에 10월 24일 시상식 때 포디움이 놓일 장소가 담겨있습니다. 이게 공사가 완료된 건지 추가적으로 뭐가 더 들어가는지는 모르겠네요.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race control center and pit garage( back view )
이번엔 레이스 컨트롤 센터와 핏 개러지를 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일요일 오전에 무안 국제공항을 떠난 항공기가 지나간 궤적이 사진에 담겨 있네요.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media center( back view )
레이스 컨트롤 센터의 바로 뒤에 자리잡은 미디어 센터의 사진입니다. 이번엔 토요일 저녁 시간의 모습입니다. 미디어 센터의 외양으로 봐서는 건물 자체는 공사가 완료된 것 같지만... 행사 때 미디어 센터를 따로 꾸린 걸로 봐서는 내장 공사는 앞으로 진해해야 되는 것으로 보이네요.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pit garage( back view )
핏 개러지를 뒤에서 보면 대략 이런 모습입니다. 1층은 각 팀이 활용할 개러지, 2층엔 아마도 패독 클럽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네요. 사진 속의 자동차들은 써킷 체험 주행을 위해 초청된 동호회? 소속 분들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inside pit garage
개러지의 내부 모습입니다. 이번에 행사 이벤트 참가와 지원을 위해 모인 투어링 카들이 잔뜩 정렬해 있고 장비들도 들어와 있는데...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inside pit garage
찬독이 칭찬했던대로 핏 개러지의 규모만큼은 세계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화끈한 사이즈더군요. 위 사진처럼 투어링 카 두 대가 뒤로 트랙이 서도 될만큼 공간이 넓다보니... 왠만큼 장비가 들어와도 굉장히 썰렁해 보입니다.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inside pit garage( and formula BMW machine )
비교적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했던 포뮬러 BMW 머신 뒤로도 다른 SUV가 한 대 들어와 있는 개러지는, 사이즈 하나만큼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다만, 왠지 모르게 이날 투어링카가 행사 준비를 하고 드나드는 셔터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각 팀 관련자들이 100% 수동으로 작동시키는 수고를 할 수 밖에 없었죠. 레드불 머신이 서 있던 개러지는 전동으로 작동된 걸보니... 전기 설비가 안 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차별일까요? ㅠㅠ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pit wall
핏월의 안전망을 통해 바라본 홈 스트레이트와 메인 그랜드스탠드의 모습입니다. 핏월쪽의 안전망은 보시는 바와 같이 대략 공사가 마무리 단계였습니다.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2nd pit garage( view from main grandstand )
메인 그랜드스탠드 골드 상단의 통로에서 바라본 백스트레이트와 상설 코스의 핏 개러지 사진입니다. V자 형 코스로 왠만하면 백스트레이트도 잘 보일 것 같은데... 실제로 보면 의외로 멀어보이는 데다가 조경을 위해? 심어진 나무들도 시야를 많이 가리더군요.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2nd pit garage( view from back-straight )
역시 공사가 많이 진행된 상설 코스의 핏 개러지를 백스트레이트의 턴 03에 가까운 지점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쪽 핏 개러지는 F1 코스의 핏 개러지보다는 공정이 조금 늦게 진행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tyre wall( at turn 15 and 16 )
턴 15오 턴 16 사이의 그래블 뒤에 준비된 타이어월입니다. 타이어월의 경우 이곳을 제외하곤 아직 몇 군데밖에 설치되지 않은 상태라 앞으로 갈 길이 멉니다.
Korea International Circuit - safety wall( backstraight )
백 스트레이트에서 찍은 방호벽과 안전망의 사진입니다. 잘 보시면 아직 나사들이 조여지지 않고 방호벽 위에 그냥 놓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날 대부분의 방호벽은 이런 상태였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ㅠㅠ 행사에서 머신들이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없었던 게 필연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 무엇보다 안전 문제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앞으로 신경 써서 안전 설비 관련 공사가 잘 마무리되길 바랄 뿐입니다.
이상 써킷 건물과 설비에 대한 사진이었고... 마지막으로 행사 이틀째 GT 머신들에 올라타고 써킷을 1주했던 이른바 '택시' 탑승 행사의 사진을 올려보겠습니다.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전날 행사에 참석했던 국내 GT 대회에 참석중인 머신들이 대부분 이날도 고생해주셨는데... 바로 대회에 참가해야 되는 상황에서 조수석 시트까지 설치하고, 날도 더운데 쉬지도 못한 채 옆에 탑승한 체험자를 위해 고생해주신 드라이버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죄송스럽단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ㅠㅠ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pit-lane exit )
어쨌든, 생전 처음 탑승해보는 GT 머신이기에 들뜬 마음으로 조수석에 올랐습니다. 핏레인에서 제일 애를 먹은 부분은 안경 착용이더군요. ㅠㅠ 케로군이 안경을 써야 하는데, 헬멧 착용 후 틈이 없어 안경이 들어가지 않아 5분 가량 고생을 했습니다. ㅠㅠ 고생 끝에 겨우겨우 안경을 쑤셔 넣고( 착용이라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 출발했습니다.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on back straight )
턴 02를 지나 백스트레이트로 진입하자, 약간의 웨이빙을 해주신 뒤 신나게 질주를 시작했습니다. 진동이 꽤 심했던 덕분에 사진도 좀 흔들렸네요. ^^;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entering turn 03 )
최장 직선 구간을 달려 가장 감속이 심한 턴 03 부근에선 일찌감치 감속을 해주셔서 그다지 특별한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드라이버의 배려(?)였던 것 같은데... 안 그래도 괜찮으셨을텐데... ㅠㅠ 이후에 속도를 좀 더 내주십사 몇 번 부탁을 하긴 했습니다만...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entering turn 06 )
아무리 턴 06 부근이 최저속 구간이라고는 하지만 위 사진처럼 달릴 수 있는 공간이 없었습니다. ㅠㅠ 케로군이 탑승한 머신의 드라이버 분께서도 이런 기분을 공감하셨는지...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uphill after turn 06 )
턴 06을 빠져나와 지난 번 트랙 사진에서 설명했던 오르막을 오르며 약간의 간격을 만들고 속도 좀 내보려고 하였으나...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entering turn 07 )
간격을 벌이자 뒤에서 다른 머신들이 끼어들더군요. ㅠㅠ 노란 깃발이었는데. ㅠㅠ 흑흑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exiting turn 08 )
머신들간의 간격이 좁았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턴 07부터 시작되는 고속 코너 구간에선 제법 속도감이 났습니다.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turn 11 )
턴 11의 긴 코너를 공략하는 중엔 이런 탁트인 앵글도 제공되더군요. 이런 앵글은 써킷이 완공되고 좋은 인상을 줄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그랜드스탠드가 올라설 예정이므로 10월에는 이런 깔끔한 앵글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ㅠㅠ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exiting turn 12 )
케로군이 탄 GT 머신도 추월을 시도해보지만 워낙 머신들의 간격이 좁았네요. 어쨌든, 추월 당하고 추월 시도하면서 살짝 레이싱 기분을 느껴봤습니다. ㅎㅎ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entering turn 15 )
그리고, 그래블과 타이어월 때문에 금방 파악되는 턴 15... 벌써 코스 1주가 끝나가나 생각하자마자...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turn 18 )
턴 17의 양쪽 방호벽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턴 18... 써킷 일주가 눈깜짝할 사이에 끝나버렸습니다. 서행하는 GT 머신도 턴 15 ~ 18이 굉장히 금방 지나간 느낌이었는데... F1 머신들은 과연 얼마나 빨리 이 코너들을 공략할지 기대가 되네요. ;;;
circuit experience on touring cars
1주 후에 핏레인으로 들어가지 않고 트랙에 그리드를 맞춰 서듯 도열하길래... 뭔가 스타트부터 해서 한 번 더 도나...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만, ( 드라이버분께는 미안하지만 이런 욕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ㅠㅠ ) 이렇게 써킷 주행 체험은 마무리 되는 것이었습니다.
touring car driver
주행 중에 드라이버 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긴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얼굴은 제대로 나오지 않았네요. ^^; 드라이버 분의 부탁대로 문제 있는 부분(?)은 안 나오게 했습니다. ㅎㅎ 다른 모든 드라이버분들께도 감사하지만... 케로군을 재밌게 해주려고 노력하신 이 분께 특히 감사하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성함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ㅠㅠ 머신은 조현성 선수의 머신이었는데... 다른 분이라고 했던 것 같아서... 어떻게 확인하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 ;;;
touring car after circuit experience
위 사진은 케로군이 탑승했던 수퍼 2000 클래스의 머신입니다. 이날 수퍼 3800부터 수퍼 1600까지 국내 주요 팀들의 드라이버분들 상당수가 고생해주셨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my picrute after circuit experience
케로군의 셀카 인증입니다. 이 사진을 찍고난뒤... 무려 바로 버스 타고 기차역 가야된다는 안내를 받고 ㅠㅠ 단 1분도 지체하지 못하고( 덕분에 인사도 못 드리고 ) 바로 버스까지 뛰어가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 안내가 써킷 도착 후 단 두 번째 묻기 전에 받은 안내였죠... ;;;
지금까지 두서 없이 행사 사진을 올리고, 역시 두서 없이 코멘트를 달아봤습니다. 우선 초대해주시고 관리하시느라 고생하신 모든 운영 요원분들 고생하셨단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그와 함께... 열심히 해주신 것과는 별개로 '앞으론 정말 이러면 안된다'는 말씀도 꼭 드리고 싶습니다. ( 관계자분들께서 계속 미안하단 말씀을 하셨는데, 말단 실무자들의 잘못이 큰 게 아니니 너무 미안해하진 마시길... ) 건물과 트랙 설비를 어떻게든 갖추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겸허한 자세로 고객들을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F1 한국GP 주최측이 꼭 염두에 두셔서... 본 행사에서는 부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시설과 설비 때문이 아니라, 고객 응대 때문에 실패한 행사가 되어선 안되겠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