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 "로닌( Ronin )" Blu-ray

한자 그대로 우리말로 읽으면 '낭인'이 되는 일본에서 유래한 "로닌"이라는 제목을 가진 영화.
파리를 중심으로 프랑스를 무대로 삼고 있는 영화...
그리고, '아일랜드인'과 '러시아인'이란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영화.
게다가 왠지 미국적이지 않은 '유럽스러운 이름'을 가진 로버트 드 니로와
프랑스 출신 배우인 장 르노가 주인공 역할을 수행하고...
무엇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의 색깔과 공기가 '유럽 영화 같다'는 느낌으로 가득한 영화.
그 영화가 바로 이번에 미국판으로 블루레이를 구입한 미국 감독의 헐리우드 영화 "Ronin"입니다.

이 영화는 어떤 의미에서 전형적인 '누아르' 영화로 볼 수 있는데...
노장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이 연출을 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건조한 화면 속에 군더더기 없는 고전적인 액션을 이어갑니다.
화면만 봐서는 1970년대 프랑스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지만...
실상은 1998년작 헐리우드 액션물로 유럽의 영향이라곤 영국 자본이 들어간 정도고
쟁쟁한 출연진이나 영화의 물량 공세는 전형적인 헐리우드의 그것입니다.

영화에 대한 평은 호불호가 갈리기 딱 좋은 것 같은데요,
일단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연출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고...
전형적인 누아르라는 말이 어울리게... 정말 허무하게 숱한 사람들이 한 발의 총탄에 쓰러집니다.
( 지나가던 엑스트라의 개죽음(?)이 참 많이 등장합니다. )
그리고, 또 하나 놀라웠던 것은 카 체이스 장면인데요.
영화 곳곳에 카 체이스 장면이 등장하지만...
영화 중후반의 상당히 긴 카 체이스 씬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70년대 프랑스 영화같은 화면답지 않게 수많은 자동차들이 부딪히고, 부서지고, 터지는 액션이 화끈하고...
속도감이 엄청나진 않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호흡이 조절된 추격 씬은 일품입니다.
( 실제 이 영화를 찍으면서 부순 자동차는 80대가 넘는다고 합니다. 역시 헐리우드... )

영화 자체는 케로군에겐 재밌었습니다.
부모님을 통해 아일랜드, 이태리,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의 피가 복잡하게 섞인 로버트 드 니로와
( 덕분에 종종 불어도 유창하게 말하는 미국인의 설정이 전혀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
차분하고도 의리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 장 르노 두 명의 연기는 손색이 없고...
여러 조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습니다.
"Loyalty is bought, betrayal is a way of life"
즉, "충성은 돈으로 사고, 배신이 사는 방법이다."라는 카피 그대로
배신과 음모가 넘쳐나는 '낭인들'의 이야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세상에 믿을 놈 없고, 끝까지 아무도 믿어서는 안 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가 잘 담겨있습니다. '-'

물론 살짝 아쉬운 점도 없지 않는데요.
극 초중반까지... 설명을 극도로 자제하다보니...
무슨 J.J.에이브람즈의 떡밥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뭐가 어떻게 된 건지 파악을 못하는 시간이 좀 길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설명되지 않은 요소들도 적지 않아... 다소 불친절한 감도 있습니다.
그리고... 70년대 프랑스 영화같은 화면 덕분에... '화려함'은 크게 부족하단 생각도 듭니다만...
반대로 보면 옛스런 건물이 즐비한 파리와 니스를 보여주는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난 것까진 아니었던 것 같네요.
쓸데 없는 군더더기가 없는 것까진 좋은데... 덩달아 잔재미(?)가 많이 부족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종종 음악도 끊어지면서 영화 곳곳이 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점이 마지막 아쉬운 점이 될 것 같네요.

어쨌든... 벌써 10년이 넘은 고전 작품이 되어버린 'Ronin'은...
이런 영화를 왜 여지껏 못봤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었고...
별점을 준다면 10점 만점에 7점 이상 줄 수 있는 꽤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아쉽게도 블루레이가 국내 정식 출시는 되지 않았지만...
케로군처럼 미국 아마존에서 구입하시더라도 한글 자막이 담겨 있으니 부담 없이 구매하셔도 되겠습니다. '-'
( 종종 아마존의 이런저런 이벤트에 올라오는 상품이니 기회를 봐서 구입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