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녀와 집에 도착한 뒤 사진을 정리하면서 나중에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이미지들을 정리하고 크기 조절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평소처럼 아무 생각 없이 리사이징을 하는 케로군의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써니양이 한 마디 던집니다.
"오빠 그거 그냥 한 번에 리사이징 해?"
"ㅇㅇ. 그냥 리사이징 하지. 왜?"
"그거 그냥 한 번에 리사이징 하면 선명하게 안 나올텐데?"
"머시라? -O-;;;"
그렇습니다. 케로군은 여태까지 그냥 한 번에 리사이징 하든 무슨 뻘짓을 하든 별 차이가 없는 줄 알았습니다. 한 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는 리사이징 문제... 써니양이 친절하게 이 책 저 책 뒤지면서 정보를 알려줍니다. 써니양이 찾아준 '김주원의 사진가를 위한 포토샵' 218페이지에 이런 구절이 나오더군요.
포토샵을 만든 Adobe 사에서는 큰 이미지를 한 번에 리사이즈 할 경우 선예도의 손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필자가 느끼기엔 한 번에 리사이즈 할 경우 상당한 선예도 손실이 있어 이미지가 흐릿해 보이는 듯 합니다.
럴수... 지금까지는 5D에서 꺼낸 원본 이미지를 리사이징 할 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 번에 이미지 사이즈 조절을 했었는데... -O- 선예도의 손실이 발생한다고라?
그렇다면, 이번 사진도 마찬가지란 얘기? 일단, 5D에서 꺼낸 따끈따끈한 사진 중 하나를 골라 평소하던 것처럼 한 번에 리사이징을 해 봤습니다.
잘 나왔구만, 뭐... 음... 일단 이 사진 한 장만으로는 아무리 뚫어지게 보아도 별다른 문제점을 느낄 수 없습니다. 과연 써니양의 얘기처럼 정말 단계별로 조절해서 크기 조절을 하면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걸까요? 아니면, 어도비 사의 얘기처럼 리사이징 방법에 관계 없이 별 차이가 없는 걸까요? 조금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바로 실험 들어갔습니다. 원본은 5D로 촬영한 2912 x 4368 픽셀의 사진... 리사이징 실험에 사용할 툴은 포토샵 CS... ( 케로군이 라이센스를 정식으로 보유한 소프트웨어가 포토샵 CS( 8.0 ) 뿐이어서 다른 버전의 경우는 실험하지 못했습니다. )
우선, 위 이미지처럼 2912 x 4368 픽셀의 원본 이미지를 가로 세로 각 1/8인 364 x 546 픽셀로 크기 조절할 때 평소 하던 것처럼 한 번의 리사이징으로 처리한 경우를 case 1으로 정하고, 다른 두 가지 경우 case 2, 3을 정해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case 2는 1456 x 2184 픽셀( 50% x 50% ) >> 728 x 1092 픽셀( 25% x 25% ) >> 364 x 546 픽셀( 12.5% x 12.5% )까지 세 단계로 나누어 리사이징 한 경우로 정했고... ( 리사이징할 때 리샘플 옵션은 디폴트인 Bicubic으로 하였습니다. )
case 3은 case 2와 동일하게 세 단계로 나누어 리사이징 하되, 리사이징 전에 포토샵의 Sharpen 필터 중 하나인 Unsharp Mask를 적용한 경우로 구분했습니다.
일단, 띄엄띄엄 따로따로 사진을 보았을 때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기 힘듭니다. 특히, caase 1과 case 2의 경우엔 케로군의 눈에는 전혀 차이가 느껴지지 않고... case 3의 경우는... '조금 선명해진 듯하다'는 느낌이 아주 약간! 드는 것 같습니다. 예민한 분들이라면 차이가 좀 더 뚜렷하게 보이셨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래서, 케로군처럼 평범한 눈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위의 세 이미지 중 좌측 중단의 나뭇잎 부분을 확대해 봤더니... ( 왼쪽부터 case 1, 2, 3의 이미지입니다. )
역시 case 3의 경우 미세하게 선명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case 1, 2의 경우는 단계를 나누더라도 차이가 없다는 어도비 사의 설명이 맞나? 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고... ( 샤픈 ) 필터를 사용한 case 3의 경우만 ( 필터를 사용했으니 당연히 )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샤픈 필터를 이용한다면... 포토샵의 리사이징 중에 리샘플 옵션에서 'Bicubic Sharper' 옵션을 이용하는 방법은 어떨까 궁금해지더군요. ( 이런 기회가 아니었으면 평소에 사용해 볼 기회가 있었을까 싶은 옵션입니다만... -_- ) 그래서, case 4, 5의 두 가지 경우를 더 뽑아 보았습니다.
case 4는 case 1과 같이 한 번에 크기 조절을 하되 리샘플 옵션을 모두 'Bicubic Sharper'로 선택한 경우로...
case 5는 리샘플 옵션 'Bicubic Sharper'에서 case 2와 같은 3단계의 크기 조절을 한 경우로 구분했습니다.
리샘플 옵션으로 'Bicubic Sharper'을 선택한 case 4, 5의 경우 조금 과장되다 싶을 정도로 눈에 띄는 선명한 이미지가 얻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아마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끼실 것 같네요. ) 특히, case 5의 경우 선명하다 못해 눈이 아플 정도의 과장된 이미지란 느낌입니다.
그런데... 느낌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네요. 이런 정도의 리사이징 실험으로는 만족스럽지가 않습니다. 아마 이 글 읽으시는 분들 중에도 뭔가 하다만 것 같다는 생각 드시는 분들이 적지 않으실 겁니다. 그래서, 케로군은 결심했습니다. 보다 정확한 측정 값을 뽑아내서 객관적인 결과를 비교해 보기로 말이죠...
그래서, 택한 방법은 위 이미지의 붉은 네모로 표시한 부분을 선택해서 앞서 소개한 다섯 가지 경우의 이미지를 각각 확대한 이미지를 준비한 뒤... 아래 그림처럼,
point 1, 2, 3의 세 포인트에서 색 수치를 뽑아내서 비교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추출되겠지요. ^^
우선, 다섯 가지 경우의 확대된 이미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case 1 - 바로 Image Size 조절
case 2 - 3단계 Image Size 조절
case 3 - 3단계 Sharpen + Image Size 조절
case 4 - Bicubic Sharper 선택 후 바로 Image Size 조절
case 5 - Bicubic Sharper 선택 후 3단계 Image Size 조절
눈에 잘 띄는 글자와 관련된 부분을 확대해 보니... 앞서 전체 이미지를 보았을 때와 비교해서 보다 선명한 차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다섯 개의 사진 이미지의 각 포인트에서 뽑아낸 색 수치 데이터는 다음과 같습니다.
point 1 - 밝은 오렌지색 부분
case 1 - 바로 Image Size 조절 - R : 253 / G : 202 / B : 149
case 2 - 3단계 Image Size 조절 - R : 253 / G : 203 / B : 150
case 3 - 3단계 Sharpen + Image Size 조절 - R : 249 / G : 208 / B : 156
case 4 - Bicubic Sharper 선택 후 바로 Image Size 조절 - R : 255 / G : 208 / B : 151
case 5 - Bicubic Sharper 선택 후 3단계 Image Size 조절 - R : 255 / G : 216 / B : 159
point 2 - 어두운 남색 부분
case 1 - 바로 Image Size 조절 - R : 17 / G : 5 / B : 9
case 2 - 3단계 Image Size 조절 - R : 17 / G : 7 / B : 6
case 3 - 3단계 Sharpen + Image Size 조절 - R : 17 / G : 3 / B : 2
case 4 - Bicubic Sharper 선택 후 바로 Image Size 조절 - R : 0 / G : 0 / B : 0
case 5 - Bicubic Sharper 선택 후 3단계 Image Size 조절 - R : 0 / G : 0 / B : 0
point 3 - 중간 정도 옅은 파란색 부분
case 1 - 바로 Image Size 조절 - R : 141 / G : 161 / B : 188
case 2 - 3단계 Image Size 조절 - R : 142 / G : 162 / B : 189
case 3 - 3단계 Sharpen + Image Size 조절 - R : 145 / G : 164 / B : 194
case 4 - Bicubic Sharper 선택 후 바로 Image Size 조절 - R : 157 / G : 187 / B : 215
case 5 - Bicubic Sharper 선택 후 3단계 Image Size 조절 - R : 162 / G : 191 / B : 217
각 포인트에서 뽑아낸 색수치를 통해 확인한 결과는 케로군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상식을 확실히 벗어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 결과를 정리하자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결과로 case 1과 case 2은 미세하나마 분명한 수치의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큰 이미지를 한 번에 리사이즈 할 경우 선예도의 손실이 없다고 했던 Adobe 사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말해줍니다. case 1과 case 2는 똑같이 디폴트인 Bicubic 리샘플 옵션으로 크기 조절을 하되 단계 차이만 있는 경우니까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나타난 수치는 ( 미세하나마 ) 분명히 달랐습니다. 정확히 50% 씩 줄였는데도 말이죠.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쨌든 선예도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만은 분명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수치가 이렇게 나오는데도 큰소리 치셨던 어도비 사는 반성하시길... ( 케로군의 상식도 어도비 사의 주장과 같았으나... 무참히 무너졌습니다. oTL )
두 번째로 case 3의 Unsharp Mask를 사용한 경우 이미지 자체로는 미세한 차이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1 ~ 5%의 색상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으며... 이것이 결과적으로 '보다 선명해졌다'는 느낌으로 나타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리샘플 옵션으로 'Bicubic Sharper'를 사용할 경우에는 2 ~ 9%까지 과격한 색상 변화가 나타났고... 결과적으로 눈에 거슬리는 과격하게 선명한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된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여러 가지 글들에서 사진 이미지 파일의 크기 조절 방법으로 100% >> 75% >> 50%가 좋다느니 Unsharp Mask의 Radius를 어떻게 조절해서 사용하는 게 좋다느니 하는 많은 노하우들이 대부분 경험에서 우러난 것들이겠지만... 괜한 헛소리들이 아니었다는 것들을 눈에 보이는 숫자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네요. '-';;;
이상의 실험 결과를 통해... 이미 알려진 고수들의 방법... 즉, "Unsharp Mask 후 Bicubic 리샘플 옵션으로 Image Size 조절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하는 것"이 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어도비 사가 얘기한 것과는 다르게... "이미지를 한 번에 리사이징 하는 것과 여러 단계로 나누어 리사이징 하는 것에는 분명한 선예도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사이징을 할 때 리샘플 옵션으로 'Bicubic Sharper'를 선택하는 것은 과도하게 눈에 거슬리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으므로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피하는 게 좋다"는 작은 교훈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지껏 이걸 몰랐냐고 혀를 차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포토샵 등을 이용해 사진 보정을 하시고 크기 조절을 하시는 분들 중에 만에 하나 모르셨던 분들이 계셨다면 케로군의 작은 실험 결과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