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2008 시즌도 이제 단 세 번의 그랑프리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해밀튼이 드라이버 월드 챔피언십에 가장 근접한 가운데 마사가 그 뒤를 쫓고 있고, 맥라렌과 페라리의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경쟁도 예측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에 일본 GP를 일주일 앞두고 오늘 오후 서울에서의 F1 데모 런 행사도 있고, 여러모로 F1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요즘입니다.
F1에 대한 케로군의 사견을 포함한 상식 정리를 하는 가운데... 도대체 이 F1 그랑프리라는 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전을 해도 뭐가뭔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계시고 질문도 받고 해서... 오늘은 2008년 기준의 F1 그랑프리 진행 절차를 설명해서, 중계 방송을 보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릴까 합니다.
"F1 알고보면 재밌다!"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초심자를 위한 설명이므로, 어느 정도 F1을 알고 계신 분들은 아래 설명을 전혀 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
[ 이하의 설명은 모두 2008년 기준입니다. 해마다 기준이 정해지므로 매해 절차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1. F1 레이스의 구성
- Friday Practice 1 : 금요일 진행되는 첫번째 연습 레이스입니다.
- Friday Practice 2 : 역시 금요일 진행되는 두번째 연습 레이스입니다.
- Saturday Practice : 토요일 퀄리파잉 전에 진행되는 마지막 연습 레이스입니다.
- Qualifying : 토요일 진행되며, Race의 출발 위치( Grid )를 결정하는 레이스입니다.
- Race : 일요일에 진행되는 그랑프리 본 경기 레이스를 가리킵니다.
2. Practice
- 프랙티스라는 이름이 의미하듯 말 그대로의 연습 경기입니다. - 프랙티스의 경기 결과는 레이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 하지만, 실제 경주차로 코스를 주행해 보면서 몸으로 레코드 라인과 추월 포인트를 익히는 것은 물론, F1 머신의 세팅을 코스에 적합하도록 맞추기 위한 테스트와 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므로 간접적으로는 실제 레이스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3. Qualifying
- 경기 전날인 토요일 진행되는 예선 레이스로 총 세 단계의 과정을 거쳐 출발 위치를 결정합니다. - 아무리 추월이 쉬운 코스라고 하더라도 추월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 손실이 불가피하고, 1/1000초를 다투는 F1에서 선두와 후미는 출발부터 물리적인 시간차이가 상당히 벌어지기 때문에 퀄리파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 Qualifying 1 > 현지 시각으로 14시에 시작되며 모든 드라이버가 참가하며 Q1이라고 부릅니다. > 20분 동안 자유롭게 피트를 출발한 각 드라이버의 가장 좋은 기록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합니다. > 20분간의 Q1 세션이 끝나기 전에 출발선을 지난 기록만이 인정됩니다. > Q1 순위 15위까지는 Qualifying 2로 진출하고, 16위 이하는 그대로 순위가 정해집니다.
- Qualifying 2 > Q1의 상위 15 명의 드라이버가 참여하여 Q1이 종료된 이후 7분 뒤( 14:27 )에 시작되며 Q2라고 부릅니다. > Q2는 15분 동안 진행되며 Q2의 결과 상위 10 명의 드라이버가 Qualifying 3에 진출합니다. > Q1과 마찬가지로 Q2에서도 세션 종료 시간이 되기 전에 출발선을 지난 기록만이 인정됩니다. > Q2 순위 11위에서 15위까지의 드라이버는 그대로 순위가 정해집니다.
- Qualifying 3 > Q2에서 생존한 10 명의 드라이버가 참여하여 Q2 종료 8분 뒤( 14:50 )에 시작되며 Q3라고 부릅니다. > Q3는 10분 동안 진행되며, 최종 예선인 Q3의 결과는 그대로 출발 순위로 정해집니다. > Q1, Q2와 마찬가지로 Q3에서도 세션 종료 시간이 되기 전에 출발선을 지난 기록만이 인정됩니다. > Q3에 참가하는 머신의 연료는 레이스 전에 추가적인 연료 공급( 또는 제거 )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Q3에서는 레이스의 연료량에 대한 작전을 정하고 참가해야 합니다. 단, Q3에 참가하지 않은 하위 10대의 머신은 자유롭게 연료를 변경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변칙 작전이 벌어집니다. > 그랑프리 결선 레이스를 고려한 연료가 담겨있는 머신이 Q3에 참가하므로, Q3의 기록은 당연히 Q2에 비해 수 초이상 지연되기 마련입니다. Q3의 기록을 바탕으로 연료량을 역산하기도 합니다. > 10분의 시간을 단순하게 생각하면 일반적인 코스에서 6바퀴 이상 도는 것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피트에서 나와서 출발선에 이르기까지의 한 바퀴(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음 ) 이후 출발선을 통과해 한 바퀴를 돌아 Q3의 첫 기록이 나오고, 다시 한 바퀴를 돌아 피트인( 이것도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음 ), 피트에서 정비, 타이어 교체를 빠르게 마친 뒤... 다시 피트에서 나와 출발선까지 한 바퀴를 돈 뒤( 역시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음 ), 출발선을 통과해 다시 출발선을 통과할 때까지의 한 바퀴를 돌아 Q3의 두 번째 기록을 뽑을 때 쯤이면 10분이 지나가게 되어 있으므로 사실상 "단 두 바퀴"의 기록으로 그리드가 결정된다고 보면 됩니다. > Q3에서 1위를 차지해 레이스에서 선두에서 출발하는 것을 "pole (position)을 차지했다"라고 부릅니다.
4. Race
- 그랑프리 결선 레이스는 Q1, Q2, Q3에 의해 결정된 순위에 따라 출발 위치가 정해집니다. - F1의 스타팅 그리드( 출발 위치 )는 2열로 구성되어 있으며, 출발선을 지나 첫 코너를 기준으로 바깥쪽에 1 그리드가 그려져있으며, 폴을 차지한 드라이버의 출발 위치입니다. 2 그리드는 1 그리드보다 뒤쪽에 있지만 첫 코너를 기준으로 안쪽에 위치하므로 1 그리드 못지 않게 유리합니다. 레이스에서 가장 유리한 1, 2 그리드를 합쳐서 front row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레이스의 첫 단계는 formation lap이라고 부르는 한 바퀴로... 추월 없이 순위를 유지합니다. formation lap 중에는 가능한 타이어 온도를 올리기 위해 머신을 좌우로 흔들거나 급가속하거나 급감속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formation lap의 한 바퀴를 돌고난 뒤에 각 드라이버는 자신의 순위에 따라 출발 그리드에 머신을 정차시킵니다. ( F1머신은 자체 시동이 불가능하므로 시동이 걸린 상태로 대기합니다. ) - formation lap이 끝나 출발 그리드에서 정렬이되면 출발 신호에 따라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 레이스는 코스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대략 90분 동안 레이스가 진행됩니다. - 지정된 랩만큼 코스를 돌아 가장 빠르게 출발선을 통과한 드라이버가 우승을 차지합니다. - 우승자가 결정되는 순간 체커기( checkered flag )가 흔들어지며, '체커를 받았다'라고 표현합니다. - 레이스 순위 1위부터 3위까지가 시상대에 올라가며 이를 "podium에 오른다"고 합니다. - 시상식에서는 드라이버( 국적 기준 )의 국가와 팀의 국가가 연달아 연주됩니다.
- 레이스 관전에서 자주 보게되는 상항과 개념에 대한 설명은 아래 내용을 참고해 주세요.
- pit stop > 머신이 피트로 들어가 연료 공급, 타이어 교체 및 정비를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 피트스탑에서는 1초의 시간이라도 아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메카닉이 동시에 다양한 작업을 진행합니다. > 피트스탑 중의 주유 시간을 통해 머신의 남은 연료량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 피트 구간에서는 머신의 속도가 제한되며, 피트 구간의 속도 및 시간을 위반했을 때는 penalty가 주어집니다. > 피트는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 손실을 겪게 되지만, 피트를 더 하는만큼 적은 연료로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점과 추월이 어려워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경우를 회피하기 위해서... 또는 날씨 문제나 트랙 상태에 맞춘 타이어 교체 등으로 시간 손실을 극복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피트스탑 작전이 존재합니다. > 일반적인 작전은 레이스 중 2~3스탑이지만, 피트스탑을 덜하거나 더하는 변칙 작전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피트스탑에 따라 경기 중 순위가 일시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중계를 볼 때는 몇 번의 피트스탑을 했는지와 현재의 순위를 모두 함께 살펴야 합니다.
- tyre > 2008년 기준으로 모든 F1 머신은 Bridgestone의 타이어를 사용합니다. > 모든 타이어는 최대 네 개의 세로 홈이 있어야 하며 slick tyre( 홈이 없는 타이어 )는 금지됩니다. ( 이 규정은 안전을 위해 F1 머신의 속도를 낮추기 위한 규정입니다만, 2009년부터 다시 슬릭 타이어가 도입될 예정입니다. ) > tyre의 종류는 각 그랑프리마다 일반 dry-weather tyre가 두 종류 ( 보다 내구성이 좋은 prime tyre와 보다 접지력이 좋은 option tyre ), wet-weather tyre 한 종류, extreme-weather tyre 한 종류로 총 네 종류의 타이어가 제공됩니다. > tyre의 선택은 한 랩당 많게는 10초 이상의 차이를 만들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레이스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만들거나 사고를 유발하기도 하므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 backmarker > 백마커란 레이스 중에 앞선 경주차에 한 바퀴 이상 뒤쳐진 경주차(드라이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 앞선 경주차에 한 바퀴 이상을 따라잡힌 백마커는 반드시 선행 드라이버에게 길을 내줘야 합니다. > 하지만, 추월 가능한 상황이 아닌데도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근접해서 추월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레코드 라인을 내 주면 됩니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는 백마커를 쉽게 추월하지 못해 기록이 늦어지고 후미의 차량에게 추격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백마커에게 가로막혀 추월하지 못하고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백마커 트래픽에 걸렸다'고 합니다. > 레이스가 끝난 이후 백마커 상태인 차량이 출발선에 도달하면 해당 백마커의 레이스도 종료됩니다. ( 결과적으로 선두 차량에 추월당한 랩만큼 적은 랩을 돌고 레이스를 마치게 됩니다. 레이스 종료 후 기록은 추월 당한 랩 수에 +로 표시하게 됩니다. '+1 lap', '+3 laps'와 같이 표기합니다. ) > 선두를 기준으로 동일한 랩만큼 뒤쳐진 드라이버 간에는 추월과 경쟁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선두가 레이스를 종료한 이후에도 동일한 랩만큼 뒤쳐진 경주차들은 출발선에 도달하기까지 경쟁합니다. ) > 백마커냐 아니냐가 경기 후 포인트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포인트는 순위로만 결정됩니다.
- yellow flag / safety car > 사고 또는 다른 이유로 트랙에 위험 요소가 존재하면 yellow flag가 표시됩니다. > 일반적으로 yellow flag는 위험 요소가 존재하는 특정 구간에 지정되며 추월은 금지됩니다. > 보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safety car가 선언되며... 말 그대로 세이프티카가 선두 차량 앞에 등장합니다. > SC라는 약자로 표기되는 safety car는 일반적인 F1 머신보다 상당히 느리고 전 구간 추월이 금지되므로 SC는 이전까지 레이스에서 만들어진 차량 간의 차이를 무효화하는 등 레이스에 매우 많은 변수를 가져옵니다. > 기본적으로 SC의 등장 후 일정 시간 동안은 피트스탑이 금지됩니다. ( 이 규정의 문제에 대해선 정말 말이 많습니다. ) 일정 시간이 지나면 피트가 열리면서 피트스탑이 허용되는데, SC 후 피트스탑이 허용되고 나면 선두권 머신들부터 줄지어 피트로 들어오는 진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 악천후 등 문제가 있는 경우 출발부터 SC와 함께 출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Rolling Start라고 합니다. )
- penalty > 경기 중 규정을 위반하거나 문제를 일으킨 경우 벌칙( penalty )이 주어집니다. > F1에는 문제의 종류와 경중에 따라 다양한 벌칙이 주어집니다. > drive-through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페널티로 피트스탑 없이 피트를 통과하는 페널티입니다. > 시간 페널티의 경우 주유 없이 10초 동안 피트스탑 해야합니다. drive-through보다 시간 손실이 큽니다. > 다음 대회에서 출발 순위를 10단계 낮추는 페널티도 존재합니다. > 5랩을 남긴 상황에서는 drive-through와시간 페널티는 없으며, 대신 25초가 최종 레이스 기록에 더해집니다. > 이외에 벌금, 실격, 포인트 몰수 등 다양한 페널티가 존재합니다.
- fastest lap > 레이스 중 순위와 관계 없이 측정되는 기록이 가장 빠른 랩 타임인 fastest lap입니다. > 패스티스트 랩은 경기 결과 및 포인트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단순한 기록으로 인정됩니다. ( 현역 드라이버 중 키미가 이 부문에서 독보적이란 사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ㅠ.ㅠ ) > 특정 지점에서의 최고 속도 역시 경기 결과 및 포인트에 영향을 주지 않는 기록으로 유사하지만, 패스티스트 랩의 경우는 항상 경기 결과에 포함되며 누적 기록도 체크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5. Points
- 레이스가 끝나면 순위에 따라 포인트가 주어집니다. 각 순위별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1위 : 10점 > 2위 : 8점 > 3위 : 6점 > 4위 : 5점 > 5위 : 4점 > 6위 : 3점 > 7위 : 2점 > 8위 : 1점 > 9위 이하 : 0점
- 각 드라이버의 점수 합산에 의해 드라이버 순위가 결정되며, 한 시즌 동안 가장 많은 포인트를 기록한 드라이버가 월드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차지합니다. - 각 팀( 컨스트럭터 )의 두 명의 드라이버의 기록 합산에 의해 컨스트럭터 순위가 결정되며, 한 시즌 동안 가장 많은 포인트를 기록한 팀이 월드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차지합니다. - 월드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차지한 드라이버는 다음 시즌 번호 1번을 부여 받습니다. ( 2007년 우승으로 현재 No.1은 키미입니다. ) - 번호 1번의 드라이버의 팀메이트는 자동으로 번호 2번을 보여 받습니다.( 현재 마싸 ) - 번호 3번부터는 컨스트럭터 순위에 따라 두 명 씩 순서대로 번호가 부여됩니다.
막상 정리하고 보니... '관전에 꼭 필요한 상식' 치고는 양이 많군요.( 정리 능력이 부족해서 죄송합니다. ㅠ.ㅠ ) 혹시 부담이 되시면 따로 북마크 해두셨다가, 필요하실 때 찾아보시는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 두서 없는 내용이지만, "F1 알고보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