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7 AC'를 표절한 뮤직 비디오

홍종호 감독 연출...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 뮤직 비디오의 한 장면입니다.

"지금 장난 합니까?"


우선, '표절'이네 아니네, 어디까지가 표절이네 하는 얘기는... 여기서 하고 싶지 않습니다.
감정과 느낌에 호소하는 엔터테인먼트 상품이든 예술 작품이든, 그 무엇이든...
이런 종류의 비교 문제는 논리적으로 따져서 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 법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식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것인지는 참 문제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소비자나 일반 대중이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말이죠... )


어제 처음 문제의 뮤직비디오 관련 이야기가 루리웹에 올랐을 때
댓글을 보면...
'당연히 허락은 받았을 테고'
라는 이야기가 몇 번 등장합니다.
대놓고 파이널판타지 7 AC( 게임 FF7의 세계관으로 극실사풍을 지향한 스퀘어 에닉스의 영화입니다. )의 이미지와 장면을 베낀...( 그나마, 정말 보기 민망하게 추하군요.... ㅠ.ㅠ )
끔찍한 사진들을 보면서.... 저 역시 설마... 설마...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 디스이즈게임에 올라온 인터뷰 기사를 보니...
사전에 스퀘어 에닉스 측의 허가도 받지 않고... 연락도 하지 않고...
저런 만행을 저질렀더군요...
더군다나, 이 뮤직비디오를 만든 사람이...
국내에서 손꼽히는 뮤직비디오 감독 홍종호?
( 뭐 이전엔 그 이름도 몰랐습니다만.... 무슨... 안티 마케팅입니까? )

인터뷰 내용 또한 가관입니다.
구구절절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소리입니다만...
제 의견( 뭐 보시지도 않을테고, 본다고 눈도 깜빡하지 않으시겠으나 )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표절이 아니라는 주장은 충분히 베낄 것은 다 베끼고 허술한 법망 뒤로 도망가려는 수작과 다를 바 없습니다.
- 다른 장면이 섞였다고 해서 베낀 장면이 용서되는 게 아닙니다.
( 차라리 100% 똑같게 만드시든가요... 그러려면 카피&페이스트를 하셔야겠죠. )
- 자막에 공개적으로 장면을 따왔다고 표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 그러면, 소프트웨어, 영화, 음악도 복제해서 감상하고... 복제 했다고 얘기만하면 용서가 됩니까? 도대체 '허가'라는 말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군요... )
( 그나저나, 표시할 거라고 하면서, 어째 문제 제기 전에는 언론에 비슷한 얘기를 일언반구도 안하셨답니까? )
- 제작 기간이 짧아서, 연락처를 찾지 못해서 연락을 하지 못했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인터넷도 없나요? 표절 대상이 되는 디스크 보면 홈페이지 주소 안 나오던가요?
그것도 복제해서 보신 것 아닌가요?
누가 보면 스퀘어 에닉스가 은둔해서 작업하는 초 영세 영상 제작 업자 집단인 줄 알겠습니다.
- 패러디.... 이런 소리 하지 마십쇼. 진짜 패러디 하는 사람들 억장이 무너집니다.
'패러디'가 무슨 뜻인지는 본인이 더 잘 아실텐데 어떻게....
( 질문 하는 사람의 수준까지 의심스럽군요...
뇌물 바친 놈 인터뷰 하면서 성의였습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까 묻는 것과 같군요... )

다시 한 번 훌륭하신 동영상 감독님께 말씀드리고 싶군요.
"지금 장난 합니까?"

사실 결론에 오마쥬와 패러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같은 디스이즈게임에 실렸던 전설적인 인터뷰가 있었죠...
오마쥬...라는 말을 완벽하게 재정의 하셨던
웹젠의 썬 관계자 인터뷰와 다를 바가 없네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어디까지가 표절이다... 이런 건 논리로 정의가 안 됩니다.
법률로는 어떻게든 정하고 있다지만...( 그게 꼭 틀리다고도 못하죠... 반대의 논리를 만들 수도 없으니까요 )
느낌으로 그 정도 조차 구분할 수 없다면,
그런 사람은 적어도 상업 예술의 세계에선 도태되어야 합니다.
표절하고 베끼는 사람, 양심을 밥 말아 먹은 사람은 대중이 판단해서 도태시켜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창작하는 사람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되어 있으니까요...
국내 뮤직비디오 업계에서 알아준다는 작자가...
고작 저런 짓을 하고 저따위 말을 한다니 안타깝네요...

더 걱정인 것은... 저런 작자들이 이슈가 생길 때 조용히 잠수 탔다가...
어느 날인가 ( 들키지 않을만한 것을 골라서 베낀 ) 표절작을 들고 나와서....
대중의 눈을 현혹하고 다시 자기 배를 채우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대중이 미약하나마 심지 곧은 비판의 눈을 갖지 않는다면...
창작 전반은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그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