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일본 출장 기간 중에 짬을 내서 2008 동경게임쇼에 다녀왔습니다. ( 며칠간 출장 덕분에 포스팅을 못했습니다. ^^ ) 시간이 많지 않아 자세하게 긴 시간 관람을 하지는 못했지만, 약간의 코멘트를 덧붙인 사진들로 Tokyo Game Show 2008 ( 이하 TGS 2008 )에 대한 기록을 남겨볼까 합니다.
TGS 2008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비지니스 데이의 첫날 오후에 관람을 했습니다. 같은 시간대에 방문했기때문에 비교되는 분위기가 많았는데요, '세계 3대 게임쇼'라는 이름이 퇴색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 것 같습니다.
등록을 마치고 마쿠하리 멧세의 5 Hall로 들어가면 바로 앞에보이는 테크모 부스의 검은 벽. 지난 해 같은 시간에 비해 사람이 매우 적은 모습이고, 공간도 허전해 보입니다.
하지만, 단지 허전한 주변 공간만이 문제가 아니었죠... DOA도 닌자 가이덴도 없는 테크모는... 앙꼬 없는 찐빵...
케로군의 눈길을 끌지 못하기는 반다이남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건담무쌍2를 비롯한 기존 프랜차이즈 게임들 밖에는... 특별한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세가 역시 '용과 같이 3'의 홍보물은 매력적이었지만... 그 외에는 모두 특징이 부족한 프랜차이즈 게임들 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부스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지만, 정작 '새로운 무언가'는 보이지 않습니다. 가까이에서 익히 전편을 알고 있는 게임들의 발전형을 구경하는 것이 전부... 신 게임들도 특징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일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XBOX360 부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부스나 바로 옆에 위치한 스퀘어에닉스에 비해... 상당히 산뜻한 부스였습니다. 적당한 수의 멀티 게임과 적당한 수의 관심 게임이 섞여 있고... 아무리 지명도가 있어도 재탕은 가능한 피한 느낌으로 상당한 점수를 줄만한 부스였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침체(?)된 분위기가 갑자기 XBOX360에서 업 되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FABLE II'의 체험 플레이가 가능했다는 사실에 만족합니다. 위 사진에는 많은 사람이 줄을 서 있지만... 페이블은 바로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_-;;; 아쉽게도, 플레이해 본 페이블2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물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게임이긴 합니다만... 본편이 제대로 소개될 때까지 좀 기다려봐야 할 것 같네요. ( 전편에 비해 한글화의 필요성이 훨씬 크다는 느낌입니다. -_- )
이번 게임쇼에서 그나마 선전(?)한 코나미입니다.( 캡콤 다음으로 프로그램이 알찼던 듯... ) NDS와 Wii로 소개된 악마성 드라큘라의 신작을 플레이 해 봤는데, 솔직히 게임은 별로더군요... -_-;
그래도 완전히 데스노트가 되어버린( 캐릭터가 라이토와 미사미사 oTL ) 악마성 드라큐라는... 이름을 아예 바꾸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미사미사 캐릭터는 만족... -O-
코나미 부스의 한쪽 면을 장식한... 지난 게임의 홍보물... -O- 그만큼 신작을 밀어줄만한 게 별로 없다는 TGS 2008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TGS에서 작년에 이미 소개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 물론 반대편에 MGS 온라인도 있었습니다만 ) 이만한 게임이 없다는 얘기겠죠...
이번 게임쇼에서 가장 볼만했던 캡콤 부스입니다. 부스의 크기는 소니 다음으로 컸고... 무엇보다 신작들이 알찹니다... 위 사진의 바이오하자드 5도 멀티로 소개되면서 인기가 있었고,
아케이드판을 이식한 플레이스테이션3, XBOX360 용 스트리트파이터4도 인기가 높았습니다. 케로군도 줄을 서서 플레이했는데... 가장 줄이 긴 편이었는데도 5분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 아무리 비지니스 데이라고 하지만 ) 작년에는 시덥지 않은 게임도 10분은 기다렸어야 했는데... 어쨌든, 게임 자체는 굉장히 좋은 느낌입니다... 국내 출시를 기다려야 할 듯... ^&^
바로 옆에 있는 페이트/언리미티드 코드도 플레이 해 보았습니다. 요즘도 잘 나가고 있는 PS2 게임인데... 그냥그런... 적당히 재미있는 격투더군요... 뭐, 게임을 보고 구입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말이죠... 이 게임처럼... 아직도 PS2 게임이 전반적으로 PS3 게임에 뒤지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 그만큼 PS3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
캡콤의 대표작 중 하나인 몬스터 헌터 3( 트라이 )는 상어(?) 조형물을 걸어 놓은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 케로군이 몬헌은 그닥 좋아하는 겜이 아니라서 플레이는 하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면서 봐서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 역전재판? 역전재판이었어도 어짜피 해 본 적 없습니다... ㅠ.ㅠ 어쨌든, 전체적으로 구성도 좋고 알찼던 캡콤이었습니다.
예전엔 EA의 프랜차이즈 게임을 맹렬히 비판했던 케로군이지만... 이제 모두가 EA를 따라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개발력이 아니라 사업력으로 정착에 성공한 EA 부스... 독점 공급이 아니라 여러 기종을 지원하는 이른바 '멀티'도 EA가 개척해 놓은 공이 크다는 느낌입니다...
뒷편의 타이토 부스가 좀 안습이었는데... 부스 걸이 아무리 호객을 해도 정말 '아무도 관심 없다'에 가까운 분위기더군요... ㅠ.ㅠ.
과도한 '프레스 챙기기'로 짜증 나게 했던 스퀘어에닉스 부스... 상당히 멀리서 똑딱이로 사진을 찍는데도 '프레스입니까?'를 줄기차게 물어보며 안내는 뒷전이고 사진 못 찍게 하는데 혈안인 부스 직원들 덕분에... 흥미가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행사장의 특성에 맞는 적당한 대응이 아쉬웠습니다. -_-;
1Hall 그러니까, 맨 구석에 처박힌(?) 프롬... 게임도 익히 알고 있는 아머드코어 포 앤서가 화면에 걸려있더군요... 안 그래도 사람이 적은 전시장에 구석 쪽은 인구밀도가 현격하게 떨어졌습니다.
남이 뭐라든 내 갈길 가는 코에이도 프롬 바로 옆의 구석 자리... 예전같으면 여기도 좋은 자리인데... 폼나게 만든 광고 전광판이 아까웠습니다. ㅠ.ㅠ ( 게임은... 올해도 역시 그 게임들... -O- ) 코에이 옆의 구석 자리엔 TGS 2008 일본 게임 대상인가? 를 설문조사( 투표? )하는 코너가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근처도 가지 않더군요... 과연 충분한 표본의 사람들이 투표할지 ( 불필요한 ) 걱정이 됐습니다. 물론... 케로군도 그 코너 근처는 가지 않았습니다... ;;;
역시, 누가 뭐라든 제 갈길 가는 SNK... SNK 주변에선 구경하는 사람과 부스 걸의 숫자가 비슷할 정도입니다만... 아케이드를 만들어 놓은 곳엔... 역시 고전(?)게임의 플레이에 열중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고보니 SNK 부스의 분위기는 작년과 거의 같더군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2007년보다 SNK 옆의 빈 공간이 더욱 쓸쓸해보였다는 것... 그래도 토요일부턴 상황이 달라지겠죠.. ^^;
작년에도 강세를 보였던 모바일 업체들의 부스는 올해도 가장 돋보였습니다. 기존 게임 회사들에 전혀 뒤지자 않는 부스 구성으로 충분히 인기가 있더군요... 온라인 게임 회사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작년과 달리 올 TGS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 TGS 측에선 그나마 온라인 게임 구역을 마련해 줬으나... 참가한 업체는 듣도 보도 못한 회사들 뿐... -O- ) 온라인 게임의 정체 혹은 퇴보, 모바일 게임의 눈부신 성장이 그대로 반영된 것 같습니다.
au가 나왔으면 NTT도코모도 빠지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SK와 KTF 같은 입장이죠... ㅎㅎ ) 원조 게임 회사 부스가 아닌 휴대 전화 서비스 업체의 부스에 GAMES? ... I Love Games 라는 말이( 아마도... 우연히 겹쳤겠지만... ;;; ) 기존의 게임에 의문 부호를 던지고... 이제 Games Love Mobile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유수의 기존 게임 회사 부스들이 별도의 모바일 게임 코너도 마련하고, 각 휴대 전화 서비스 업체 부스에도 추가적인 코너를 마련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것이 현실일지도...
최근 모바일 게임의 성장과 높아진 입지는 DeNA의 '모바게타운' 같은 브랜드도 TGS에 거대한 부스를 차렸다는 데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바게타운은... 엄지 손가락 하나도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초간단 무료 모바일 게임을 바탕으로... ( 오른쪽 아래의 엄지 손가락 모형이 그 상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실은 궁극적으로 남녀 간의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복합 서비스로 성공한 브랜드인데요... 현재 회사의 매출 규모는 상당한 수준에 달했지만... 3, 4년 전만 해도 TGS에 이 정도의 부스를 차리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회사였습니다. 이것도 현실...
케로군이 가장 맘에 들었던 부스는... 아이러니컬 하게도 게임 회사 부스가 아니라 '와-사-비'라는 브랜드를 내세운 GAMETECH이라는 회사의 부스였습니다. PSP, NDS등의 LCD 가드, 스킨, 파우치 등을 일본 전통 문양으로 만드는 회사인 듯 한데... 설문 조사한 사람들에게 가방도 주고( 꼭 가방을 줘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스였다는 건 아닙니다... -_-? ) 보는 것만으로도 사고 싶게 전시를 참 잘 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현장 판매는 안 하더군요... orz )
이 정도로 TGS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벌써 어둑어둑( 6시 정도면 해가 지기 때문에 ;;; )
입구 주변에 배치된 일본 노턴( 시맨텍 )의 모집 광고물 사진을 마지막으로 마쿠하리 멧세를 떠났습니다. 게임과 무슨 관련인지 끝내 알아내지 못한 TGS 최대의 홍보물이 말해주듯이, 이번 TGS는... 일본 게임 산업의 쇠락의 기미... 혹은 변화의 조짐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전시였습니다.
TGS 2008의 관람을 마치고 소감을 간단히 정리해본다면...
1. TGS 2007에 비해( 그리고 최근 매년 더욱 ) 위상도 작아지고 절대적인 양도 줄어들었다. 2. 어느 정도 관심을 끌만한 작품들은 있었지만, TGS의 위상에 걸맞는 신작/대작은 드물었다. 3. 방문객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따라서, 게임 플레이의 대기열도 대부분 짧았다. 4. 모바일 게임의 위상이 현저히 커졌다.( 이제 모바일 게임 부스의 질이 일반 게임 회사 부스에 뒤지지 않는다. ) 5. 온라인 게임은 자취를 감췄다.( 듣도 보도 못한 대만 게임 회사들 밖에는... ㅠ.ㅠ ) 6. 기대의 신작 대신, 작년에 이미 소개된 신작의 재탕이 너무 많았다. ( 그란투리스모 5 본편을 기대한 케로군에게, 이미 집에서 많이 플레이 했던 5 프롤로그가 작년에 이어 또 전시된 것은 정말 실망. ㅠ.ㅠ 다른 회사들의 신작에 대한 기대도 역시 비슷하게 무너진 느낌... )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이대로 일본 게임 업계는 모바일 이외에 전체적으로 힘을 잃어갈 것인지... TGS 2009에서 다시금 확인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위 사진은 보너스 샷입니다. 써니양이 좋아하는 EGO-WRAPPIN'의 베스트 앨범 광고 사진이 눈에 들어오길래 한 번 찍어봤습니다. 숙소 바로 옆에 있는 한 클럽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더군요... ^^; 그래도, 낭만적인 광고판 덕분에... TGS에서의 아쉬움을 다소 잊을 수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몇 시간 전에 출장에서 돌아와 사진에 담은... 이번 TGS 2008에서 얻은 아이템입니다. 오른 쪽 위의 뱃지는 스트리트 파이터4 플레이 기념품... 그 아래는 페이트/언리미티드 코드 플레이 기념품... 왼쪽은 와-사-비의 PSP 케이스인 크리스탈 케이스 P2 위에 붙이는 스티커... 들입니다. ( 와-사-비 크리너 핸드폰 줄도 있는데, 그건 써니양에게 헌납했습니다. ^^; )
다음 기회에 이런 전시회에 갈 기회가 있다면... 보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많은 아이템이라도 얻어와야... 혹시 전시회가 부족하고 실망스러웠더라도 아쉬움이 덜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 어쨌든, 여기서 TGS 2008에 대한 이야기를 맺을까 합니다. 일본 게임 산업의 현재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