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얘기/event 2007. 1. 31. 16:21
지난 토요일 서울 시립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전시회를 보고 왔습니다.
이쪽저쪽 언론사마다 매체마다 얘기가 많았는데,
정작 케로군은 르네 마그리트라는 사람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써니 양이 가자고 조르지 않았다면 아마 가지 않았겠죠 ^^
한 사람 앞에 만 원이라는 비싸다면 비싼 입장료( 주요 작품 몇 점이 전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ㅠ.ㅠ )를 내고 들어간 서울시립 미술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들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진도 영화도...
말하자면... 이 사람도 요즘 태어났으면 정말 덕후가 되었겠구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니아니 그런데...
전시회를 관람하는 동안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 그다지 좋지 않은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이 전시회를 보면서 옆 사람에게 이 상징의 의미는 이것이고, 이 새는 무슨 시기 무슨 사건을 나타낸 것이고... 하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뭐, 틀린 얘기는 아니겠고... 따지고 들 것 까지야 없지만...
왠지 고등학교 시절 윤동주의 시를 조각조각 쪼개서 이 은유는 이런 뜻이고... 밑줄 쫙...
이런 분위기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게라도 하면 도움이 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하나 같이... 심지어는 안내 요원(?)인지 해설자(?)인지 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서서는 계속 이런 설명들을 해대고 있으니...
뭔가 주입식+획일화...의 느낌이었습니다.
케로는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주입식과 획일화가 싫습니다.
아버지의 조언
그러는 와중에 한 구석에서 그림을 그리는 아저씨와 그 아들(?)을 발견했습니다.
아저씨의 행색은 초라하고 노숙자라 그래도 믿을 정도였지만,
그림만큼은 나름 맛이 있더군요 +_+
더 중요한 건 그 아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의 그림은... 교육 받은 테크닉은 거의 제로였지만...
선 하나는 힘차게 긋더군요 ^O^b
부라보~~
르네 마그리트의 전시된 그림 중 한 그림 앞에 털퍼덕 앉아 그림을 그리는 부자...
보기도 좋았지만... 더 와 닿았던 대화는...
아들 : (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그림을 가리키면 )"아빠, 여긴 이렇게 그리면 돼?"
아버지 : ( 슬쩍 쳐다본 후 )"그리고 싶은대로 그리면 된단다~"
오오 +_+
그 마인드였습니다...
아마도, 많은 생각이 있었겠지만... 르네 마그리트도 그렇게 그렸겠지요...
그리고 싶은대로... 마음이 이끄는대로...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림으로 느끼는 수 밖에요 '-';
못 느끼면... 뭐 그건 그거대로 어쩔 수 없는 일이죠 ^^
멋진 아버지 덕분에
이번 전시회 나들이는 즐거운 기억으로 남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골때리는 그림들을 잔뜩 그려 주신
약간 변태스러운 르네 할아버지에게 감사!
그리고, 세상의 모든 그림 그리는 아들들에게 좋은 말씀을 남겨 주신
이름 모를 그림 그리는 아저씨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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