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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2010 British GP


첫 F1 그랑프리가 열려 F1의 고향이라고도 불렸지만 영국GP 개최권을 도닝턴파크에 내줄 뻔 했던 실버스톤은,
하지만 2010 시즌 새로운 레이아웃으로 무장하고 F1 개최를 이어갔는데요...
10 시즌만에 레이아웃을 대대적으로 수정한 뒤 실버스톤에서의 첫 F1 그랑프리에서,
레드불의 웨버가 첫 코너부터 선두를 지켜 영국GP의 우승자가 되면서 시즌 3승째를 기록했습니다.
개인 통산 6승 째를 기록한 웨버는 주말 내내 계속된 우울한 모습을 떨치고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맥라렌의 해밀튼은 영국GP에 대비했던 대대적인 업데이트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이 예상되던 레이스에서,
예상을 깨고 스타트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며 2위로 레이스를 마쳐 챔피언십 포인트 선두의 자리를 굳게 지켰죠.
메르세데스GP의 로즈버그는 오래간만에 포디움에 오르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머신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첫 랩에서 타이어 펑처로 리타이어의 위기까지 몰렸던 베텔은...
시작부터 선두에 1랩 가까이 뒤진 최하위 24위에서 거듭된 추월을 거쳐 7위로 레이스를 마치면서,
포디움의 세 드라이버보다 훨씬 인상적인 레이싱을 보여줌과 동시에 영국GP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올 시즌 해밀튼과 알론소가 대열 후미에서 연쇄적으로 다른 머신들을 추월하던 모습도 대단했지만...
이번 영국GP에서 베텔이 보여준 계속된 배틀과 추월은 해밀튼이나 알론소의 그것보다 확연하게 돋보였습니다.
비록 세이프티카의 도움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세이프티카가 등장하면서 지루할 뻔했던 레이스가 재미있어졌다는 게 정확한 표현인 것 같네요.


그러면, 레이아웃이 바뀐 실버스톤에서의 흥미 진진했던 영국 그랑프리를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Free Practice

F1 2010 British GP


첫 F1 그랑프리를 개최했던 F1의 고향 실버스톤으로 돌아온 F1 2010 시즌은,
새로운 페라리 로고의 베일이 벗겨지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워진 실버스톤의 레이아웃과 유럽GP에선 아껴두었던 맥라렌의 업데이트가 가장 큰 이슈였던만큼...
목요일부터 소위 블론 디퓨저( blown diffuser )- 레드불식 배기구 레이아웃을 도입한 MP4-25가 주목 받았고,
실버스톤의 새로운 레이아웃을 걸어보고 자전거로 달려본 드라이버들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습니다.
반면, 알론소는 페라리가 실버스톤에 적합한 머신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지적하면서,
지난 발렌시아에서의 업데이트 성과가 실버스톤에서도 빛을 발하긴 쉽지 않으리라 예상했죠.

또 하나의 뉴스는,
신생 3팀으로 올 시즌 가장 늦게 F1에 합류한 HRT에서...
영국GP에 브루노 세나를 대신해 일본 출신의 전직 F1 드라이버 사콘야마모토를 출전시키기로 한 일이었습니다.
오랜만에 F1 써킷에 두 명의 일본인 드라이버가 함께 달리는 모습을 보게 된 셈이죠.
HRT가 완전히 드라이버를 교체했다는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F1 드라이버 경험이 있는 드라이버를 통해 피드백을 받으려는 게 이유가 아닐까 추정해 볼 수 있겠네요.
처음에 이유를 비공개로 부치려했던 HRT는,
단순히 야마모토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고 영국GP 이후엔 다시 세나가 차지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F1 2010 British GP


금요일 오전 진행된 FP1에선 예상대로 레드불의 RB6가 고속 코너에서의 강세를 바탕으로 베텔이 P1을 차지한 가운데,
해밀튼, 쿠비차, 웨버가 그 뒤를 이으면서 특이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나
많은 드라이버들이 새로 바뀐 레이아웃에 속하는 애비와 브룩랜드에서 코스아웃하면서..
역시 새로운 써킷 레이아웃의 적응에 시간이 필요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FP2에선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났는데요,
해밀튼은 FP1에 이어 또다시 애비와 베켓에서 코스아웃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동안...
페라리 듀오는 ( 물론 콥스와 브룩랜드에서 코스아웃과 스핀을 했지만 ) 의외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레드불의 웨버와 베텔이 P1, P3에서 계속해서 강세를 보였지만,
페라리의 알론소와 마싸 역시 P2와 P4를 기록해 발렌시아 이후 부쩍 경쟁력이 강화되었음을 입증했죠.
트랙션을 찾는데 애를 먹은 해밀튼은 P8에 머물렀고, 해밀튼에 비해 더욱 고전한 버튼은 P13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머신이 받쳐줄 때나 타이어를 관리해야 할 때는 강력한 버튼이지만,
머신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트랙 온도가 낮을 때는 상대적으로 더 고전한다는 단점이 의심되는 대목이네요.

토요일 오전 진행된 FP3에선 맥라렌이 새로운 업데이트의 사실상 실패를 인정하듯,
블론 디퓨저를 제거하고 프랙티스에 임했지만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레드불의 베텔과 웨버가 낮은 트랙 온도로 그립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처음으로 1분 30초대의 기록을 냈고,
P3의 알론소, P5의 마싸가 페라리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팀메이트 슈미옹보다 확연하게 빨랐던 장미군이 P4에 이름을 올리는 동안...
맥라렌 듀오는 P7, P12에 머물면서 최근 몇 번의 그랑프리 중 가장 경쟁력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죠.

큰 사고는 없었고 모든 세션에서 P1을 차지했지만,
프랙티스에서의 레드불도 은근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FP2에서 P1을 차지했던 웨버는 FP2 후반 전기 계통의 문제로 연습을 중단했고,
FP3에선 역시 P1을 차지한 베텔이 마지막 트라이 시도 중 갑자기 프론트윙이 내려앉으면서...
어렵사리 피트로 들어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제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롭게 업데이트된 프론트 윙을 잃은 베텔에겐 불안한 FP3가 되고 말았죠.


F1 2010 British GP



- Qualifying
퀄리파잉을 앞두고 제일 큰 이슈는 레드불의 프론트윙이었습니다.
새롭게 업데이트된 프론트윙을 FP3에서 잃은 베텔에게 웨버가 사용했던 윙이 제공되기로 하면서,
공평하게 대우하겠다던 레드불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웨버는 팀의 '넘버2'라는 인상이 주어지는 대목인데요...
어쨌든, 퀄리파잉 내내 웨버에겐 기분 나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퀄리파잉이 시작된 현지 시간 오후 한 시 실버스톤의 트랙 온도는 섭씨 34도에 불과해,
비교적 저온의 트랙엔 머신들에게 필요한 그립이 충분히 생기지 않을 상황에서 퀄리파잉이 시작되었습니다.
Q1에서 그린 라이트가 들어온 직후 써킷에 나선 드라이버들은 종종 트랙션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여러 드라이버들이 코스 아웃 하기도 했죠.

Q1에서 가장 빠른 드라이버는 베텔이었습니다.
프라임 타이어로 트랙에 나선 베텔은 가볍게 1분 30초대의 기록을 올리면서 P1을 차지했고,
웨버와 알론소 역시 1분 30초대의 기록으로 P3에 이름을 올렸죠.
P4의 수틸과 P7의 바리첼로, 그리고 P9의 델라로사였는데...
이 중 바리첼로와 델라로사는 결국 Q3까지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하위권에선 모두의 예상대로 오랜만에 F1에 돌아온 사콘 야마모토가 최하위를 기록한 가운데,
신생 3팀의 여섯 명의 드라이버가 차례로 P19에서 P24에 머물렀습니다.
관심은 신생 3팀을 제외한 또 한 명의 탈락자였는데,
토로로쏘의 알게수아리와 포스인디아의 리우찌가 엎치락 뒤치락 한 결과
알게수아리가 Q2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Q2에선 영국의 홈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두 명 밖에 없는 영국인 드라이버 중 한 명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버튼이 Q3 진출에 실패하고 만 일입니다.
버튼이 Q3 진출에 실패한 것은 세팡에서 갑작스런 우천으로 제대로 달리지 못했을 때를 제외하면 올 시즌 처음이죠.
버튼은 새로운 업데이트에 해밀튼보다 피해를 많이 봤다고 할 수 있는데,
블론 디퓨저가 제거된 후에도 남아 있던 프론트윙 업데이트 때문인지...
프론트윙이 이상한 느낌이었다는 인터뷰를 남겼습니다.
특히 Q2에선 Q1의 기록에도 미치지 못했으니 문제가 많기는 많았던 것 같네요.


F1 2010 British GP


버튼 외에도 트러블을 겪은 또 한 명의 드라이버는 르노의 페트로프였습니다.
Q1에선 경쟁력이 있어보였지만 Q2 시작과 함께 전기적인 문제로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버튼과 마찬가지로 Q1의 기록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록으로 버튼과 같은 운명을 겪었습니다.
반면, Q1에서도 부진한 편이었고 Q2 중반까진 탈락이 유력했던 슈미옹은,
Q2 막판 퀄리파잉과 프랙티스를 통틀어 딱 한 번 인상적인 주행을 보여주며 P5에 올라 Q3 진출에 성공했죠.
아쉽게도 퀄리파잉에서 슈미의 인상적인 드라이빙은 이 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Q2의 상위권에선 웨버가 1분 30초대 초반의 압도적인 기록으로 P1을 차지하고
베텔이 웨버에 이어 P2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레드불의 프론트로우 점령을 예상하게 했습니다.
알론소 역시 하드 컴파운드의 프라임 타이어로 1분 30초대에 진입하면서...
주말 내내 계속된 강세를 유리한 그리드 포지션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
마싸가 Q2에서 P4를 차지한 것으로 보아
페라리 F10은 알론소의 걱정과는 달리 실버스톤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증명한 것 같네요.
해밀튼은 버튼의 고전에도 불구하고 P7로 나름 선전(?)하면서 높은 적응력을 선보였습니다.

Q2에서 수틸, 코바야시, 후켄버그, 버튼, 리우찌, 페트로프, 부에미가 탈락했는데...
P11로 탈락한 수틸은 P9의 델라로사보다 겨우 0.072초 느린 기록이었고,
P4의 마싸에 비해서도 0.389초 느린 정도여서 Q3 진출 실패가 매우 안타깝게 여겨졌습니다.
Q3가 미세한 승부가 됐던 유럽GP도 재밌었지만,
이번 영국GP에선 Q2의 탈락자 결정이 미세해서 재밌었습니다.( 반면에 Q3는 비교적 밋밋했던 것 같네요. )
포스인디아의 또다른 드라이버 리우찌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후켄버그의 주행을 방해하면서,
퀄리파잉에선 P15에 그친데다 다시 5 그리드 페널티를 받아 20 그리드에서 출발하는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습니다.

Q3의 승부는 비교적 싱겁게 가려졌습니다.
첫 트라이에서 웨버가 처음으로 1분 29초대의 기록을 내자
베텔이 잠시 뒤 그보다 0.06초 빠른 기록을 냈죠.
두번째 트라이에서 웨버가 첫번째 트라이에 미치지 못한 반면...
베텔은 사실상 폴포지션이 확정된 상황임에도 마지막 트라이를 포기하지 않고 기록을 갱신...
새로운 실버스톤 레이아웃에서 시뮬레이션 예상 기록 1분 30초를 상회하는
1분 29초 615의 입이 벌어지는 기록으로 폴포지션을 차지하고 말았습니다.

레드불 듀오에 그나마 근접한 드라이버는 레드불 외에 유일하게 1분 30초 5 이하의 기록을 낸 알론소로...
자신의 기우와는 다르게 만족스러운 퀄리파잉을 마쳐서 그랬는지 아래 사진처럼 표정도 밝았습니다.
프론트윙 문제로 가뜩이나 기분이 나빴던 웨버는...
특히나 베텔에게 미세하게 밀리자 더더욱 표정이 굳어졌었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었죠.
의외의 선전을 보인 드라이버는 해밀튼이었는데,
주말 내내 고전하던 모습과 달리 마지막 Q3에서 자신의 기록을 크게 앞당기면서 4 그리드를 차지했습니다.
( 해밀튼은 Q2에서도 옵션 타이어로 달렸지만, Q3에서 기록을 0.5초 이상 앞당겼죠. )
장미군 역시 비교적 선전하면서 5 그리드를 차지했는데,
팀메이트 슈미는 바리첼로와 델라로사에게도 밀리며 P10에 그쳐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이번 실버스톤 퀄리파잉에서는
퍼포먼스만으로만 따진다면 레드불 RB6가 실버스톤에서 가장 강하다는 걸 입증했고,
페라리 F10은 RB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예상보다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며...
맥라렌 MP4-25의 업데이트는 사실상 실패했으나
해밀튼의 적응력만큼은 대단하다는 게 확인된 채 일요일 레이스를 기다리게 됐습니다.


F1 2010 British GP



- Sunday Race
드라이 컨디션에서 시작된 영국GP는 낮은 트랙 온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부터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폴포지션의 베텔이 클러치를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세팅한 때문에 많은 휠스핀과 함께 스타트가 늦었고,
P2의 웨버를 인코너로 밀어붙이지만, 다시 웨버가 베텔을 아웃코너로 밀어내면서 콥스에서 코스아웃했습니다.
베텔은 다시 트랙에 복귀해 치고 올라오는 해밀튼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이 과정에서 해밀튼의 프론트윙이 베텔의 오른쪽 리어 타이어를 손상시키고 말았죠.
마곳에 진입하면서 손상된 타이어가 펑처로 파손된 베텔은 머신을 거의 컨트롤 할 수 없었고,
어렵사리 런오프의 장애물들을 피하며 리타이어를 면한 베텔의 RB6가
오른쪽 뒷 타이어가 트랙에 닿지 않는 상태에서 세 바퀴로 피트로 들어올 때 쯤,
대열 선두는 벌써 두 번째 랩을 마쳐가고 있었습니다.


F1 2010 British GP


스타트에서 크게 손해를 본 드라이버는 베텔 뿐이 아니었는데요,
페라리의 마싸 역시 콥스에서 마곳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팀메이트인 알론소와 접촉...
역시 오른쪽 리어 타이어에 펑처가 생기면서 예정에 없던 이른 핏스탑을 해야 했습니다.
마싸의 머신은 베텔의 머신보다는 그나마 컨트롤이 좀 되는 상황이어서
베텔보다 40초 먼저 피트인할 수 있었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라고도 할 수 있었죠.
첫 랩을 통과했을 때의 탑 텐 순위는
웨버-해밀튼-쿠비차-장미군-알론소-바리첼로옹-슈미옹-버튼-코바야시-수틸 순으로...
슈미옹과 코바야시의 스타트도 좋았지만 버튼의 스타트가 가장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후 11랩에서 슈미가 톱텐 중 처음으로 핏스탑을 하기 전까지는 순위 변동 없이 조용한 레이스가 진행됐습니다.
웨버와 해밀튼은 P3의 쿠비차보다 랩당 1~2초 씩 간격을 벌이면서 그들만의 레이스를 펼쳤고,
쿠비차 이후의 머신들은 비슷비슷한 페이스로 기차놀이를 하고 있었을 뿐이었죠.
물론 베텔보다 30초 앞선 마싸가 8랩째부터 ( 모두가 예상한대로 ) 신생 3팀 머신들을 추월하기 시작했고,
최하위의 베텔은 그보다 다섯랩 늦게 추월 레이스를 시작했다는 점은...
당연히 가능한 일로 보였기 때문에 적어도 이 시점까지만 해도 그닥 대단한 이슈로 보이진 않았습니다.
세팡에서의 해밀튼이나 모나코에서의 알론소가 그랬듯,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신생 3팀 머신들을 추월한 뒤 중위권 머신 뒤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니까요.

슈미에 이어 중상위권 대부분의 머신들이 핏스탑을 진행한 뒤 약간의 변수가 생겼습니다.
12랩째 P3에서 핏스탑한 쿠비차와 P5에서 핏스탑한 알론소가 16랩째에서 배틀을 벌이고,
끝내 알론소가 쿠비차를 추월하지만 추월 순간 접촉하면서 코스아웃... 숏컷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죠.
결국 알론소는 레이스 중반 숏컷에 대한 페널티를 받게 되어서 큰 피해를 보게 돼고...
( 고의로 숏컷했다기보단 쿠비차의 머신과 접촉 충격으로 코스아웃했다고 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
쿠비차는 이 때의 충격으로 리타이어하면서 최대의 피해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두번째 변수는 델라로사가 가져왔습니다.
빠른 핏스탑 덕분에 레이스 초반 앞서달리던 수틸과 자리를 바꿨던 델라로사의 머신이...
수틸과의 배틀 과정에서 생긴 리어윙 - 디퓨저 부분을 손상시켰고,
잠시 후 델라로사의 머신에서 거대한 데브리들이 양산되어 트랙에 흩뿌려지면서 위험한 순간이 연출됐습니다.
델라로사는 결국 25랩째에 머신 수리를 위해 핏스탑할 수 밖에 없었고 곧 리타이어하고 말았죠.

수틸과 델라로사가 배틀을 벌일 즈음 알론소에게는 앞선 숏컷에 대한 드라이브 스루 페널티가 결정됐고,
알론소는 페널티 수행 전에( 발렌시아에서 해밀튼이 그랬듯 ) 최대한 페이스를 올리고 있던 중...
델라로사의 디퓨저에서 떨어져나온 데브리를 치우기 위해 세이프티카가 발령되고 맙니다.
알론소는 세이프티카가 들어간 뒤 바로 페널티를 수행해야 했는데...
이 때문에 30랩째에 P4에서 페널티 수행 후 무려 12 계단이나 떨어진 P16으로 처지고 말았습니다.
( 알론소에겐 그야말로 악재가 겹쳤다고 할 수 있죠. )

그리고, 남은 레이스의 대부분은 베텔에게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상위권에서 비교적 조용한 레이스가 진행되는동안
마싸와 베텔의 추월레이스는 쉬지 않고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베텔은 프론트윙 문제로 분노 게이지가 가득찬 선두 웨버에게 쫓기는 형국으로,
웨버가 베텔의 뒤 2~3초차이까지 좇아오면서 백마커가 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죠.
( 선두의 웨버는 스타트부터 아무 문제 없이 패스티스트랩을 계속 갱신하는 중이었습니다. )

어쨌든 세이프티카가 발령되었을 때 쯤에는 마싸와 베텔이 신생 3팀 드라이버를 모두 추월한 상황이었습니다.
신생 3팀 머신들을 따라잡는 것은 모두가 예상했던 일이었고...
마싸는 열 두 랩 동안 중위권 머신인 토로로쏘의 부에미 뒤에 묶여 있었던 것도 예상대로였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마싸가 열 두 랩 동안 자신의 발을 묶었던 부에미를 겨우 추월했지만,
베텔은 가볍게 부에미를 추월한 뒤...
바로 다음 34랩 째에는 마싸마저 추월하며 후반 레이스의 추월 쇼를 예고했습니다.
35랩 째 알게수아리를 추월한 베텔은 이미 P11에 올라서 있었고,
첫 랩 사고 때만 해도 리타이어하거나 중위권에서 노포인트로 겨우 완주에 만족해야 할 것 같았던 상황에서...
소중한 챔피언십 포인트를 1포인트라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죠.

베텔의 추월 레이스는 38랩 째에 다시 이어져,
결코 추월이 쉽지 않은 르노 R30의 페트로프를 추월하면서 마침내 포인트권인 P10에 진입했습니다.
이어지는 39랩 째는 휠투휠까지 벌이며 엎치락뒤치락 하는 배틀 끝에...
최근 머신 퍼포먼스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윌리암즈 FW32의 후켄버그를 추월 P9에 올랐죠.
다음은 4강 팀인 메르세데스GP의 슈미가 베텔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후켄버그까지 추월해낸 베텔에게 레드불의 팀라디오에선 'Good Job!'을 외치면서...
이제 가서 마이클( 미하엘 슈마허 )도 잡으라고 독려했습니다.

F1의 전설적인 영웅의 강력한 블로킹과 아슬아슬한 모습을 연출하는 휠투휠 배틀에도 불구하고
41랩 째에 슈미는 끝내 베텔에게 P8의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세이프티카 이후 10랩 동안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는 하지만...
다른 머신보다 10랩 이상 더 달린 심하게 닳은 타이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베텔이 보여준 추월 쇼는 대단했다고 밖에는 할 수 없겠죠.
( 레이스 초반, 대열에 1분 가까이 뒤쳐진 간격을 좇기 위해 이미 10랩 이상 전력 질주했던 타이어로 입니다. ;; )

베텔과는 상반되게 마싸는 신생 3팀의 머신 외에는 단 한 대의 머신도 추월할 수 없었고,
비교적 싱싱한 타이어를 가지고 있었던 알론소 역시 페라리 F10의 강력한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레이스 초반 쿠비차와 34랩에서 부에미를 추월한 이후 추가적인 추월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베텔이 슈미를 추월할 즈음에 마싸는 타이어 펑처가 나면서 다시 핏스탑을 하고 말았다는 데서 비교가 되죠.
( 레드불 스탭의 인터뷰에서 베텔의 타이어 관리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칭찬한 게 허언이 아니었나봅니다. )
추월 장면이라면 페라리 듀오 외에 포스인디아의 수틸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세이프티카 이후 31랩에서 같은 메르세데스 엔진의 슈미와 배틀을 벌이고 추월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슈미를 제치고 P8에 오른 베텔의 다음 표적이...
( 올 시즌 특히 수비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뛰어났던 ) 바로 그 수틸이었습니다.

수틸은 예전에 한창 '트룰리 트레인'의 트룰리를 연상시킬만큼 뛰어난 수비를 보여주는데요,
보통 블로킹을 잘하고 레코딩 라인을 피하고 추월 라인을 가로막는 드라이빙이 재미가 없지만...
보고 있으면 박수가 나올 정도로 블로킹을 잘하는 수틸의 디펜스는 예전 트룰리 이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쨌든, 거침 없는 추월 행진을 계속한 베텔 역시 수틸에게는 고전을 면할 수 없었습니다.
수틸의 디펜스는 거의 예술에 가까웠고, 베텔의 공격도 역시 치열했기 때문에
43랩째부터 시작된 베텔과 수틸의 손에 땀을 쥐게하는 공방전이 레이스 후반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7랩 동안 수틸을 압박하던 베텔은 타이어의 상태가 안 좋은지 50랩 째에는 잠시 코스아웃하기도 했지만,
레이스를 채 두 랩도 남기지 않은 51랩 째 드디어 수틸을 추월 P7에 오르는데 성공했습니다.

결국 포인트를 받는 톱텐의 순위는 그대로 변화 없이 체커드 플랙을 받았고 웨버의 시즌 3승째가 결정됐습니다.
비록 스타트 이후 꾸준히 선두를 질주했기 때문에 카메라에는 거의 잡히지 않았지만...
그만큼 무난하게 웨버가 우승을 결정지었다고 할 수 있겠죠.
하나 남은 프론트윙이 베텔에게 주어지면서( 뺏겼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를 ) 주말 내내 인상을 구겼던 웨버도,
우승을 차지하고난 뒤에는 웃음을 되찾았고 포디움에선 펄쩍 뛰어오르는 밝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우승이 결정된 직후 팀라디오에 "Not bad for a number two driver."라는 말을 했고,
BBC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아을 것이다'라고 얘기하면서...
앞으로도 레드불 드라이버간의 과열된 경쟁이 시즌 후반 레드불을 위협할 최대 변수로 남을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해밀튼은 꾸준히 2위 자리를 지키며 또다시 레드불에 이어 18포인트라는 많은 포인트를 얻게 됐고,
최근 머신 퍼포먼스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던 메르세데스GP의 장미군은
오랜만에 포디움에 복귀하면서 시즌 후반에 조금이나마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버튼 역시 14 그리드 출발에도 불구하고 4위로 레이스를 마치면서 챔피언십 경쟁에서 자리를 지켰고,
윌리암즈의 바리첼로는 발렌시아의 4위에 이어 실버스톤의 5위를 기록하며...
시즌 후반 윌리암즈가 중위권을 넘어서 상위권을 위협하는 다크호스가 되리라는 예상을 하게 만들어줬네요.
자우버의 코바야시 역시 발렌시아의 7위를 상회하는 6위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는데,
자신의 생애 최고 기록과 타이를 기록하며 팀의 시즌 챔피언십 포인트 순위를 8위로 끌어올리는데 공헌했습니다.

무엇보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드라이버 베텔은...
첫 랩에서 리타이어의 위기와 선두에 1분 30초나 뒤진 최하위에 쳐진 뒤,
믿을 수 없는 추월 행진과 세이프티카의 등장 운(?)까지 겹치면서 귀중한 6포인트를 획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세이프티카 이후 20랩 동안 중상위권 드라이버들인...
부에미, 마싸, 알게수아리, 페트로프, 후켄버그, 슈마허, 수틸을 차례로 추월하며( 중상위권 머신만 무려 7대! )
단지 빠른 머신으로 퀄리파잉에만 강한 것이 아니라,
누구 못지 않은 추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확실하게 입증시켰습니다.
베텔의 RB6가 첫 랩의 사고로 데미지를 입어 제 퍼포먼스를 낼 수 없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결과죠.

반면, 알론소는 지난 발렌시아에서의 해밀튼과는 아주 상반되게...
페널티가 주어진 것 자체가 논쟁의 여지가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단호한 페널티를 받았고,
그나마 드라이브 스루 페널티를 수행하는 타이밍과 세이프티카가 겹치면서 너무나 큰 손해를 보고 말았습니다.
3 그리드에서 출발해 포디움은 물론 우승까지 기대했던 알론소는,
결국 레이스 말미 타이어를 갈고 수립한 패스티스트랩이 유일한( 그러나 무의미한 ) 보상이 되었네요.


레이스 결과 웨버는 WDC 챔피언십 경쟁에서 다시 베텔을 밀어내고 3위가 되었고...
해밀튼과 버튼은 WDC 챔피언십 포인트 1, 2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베텔은 4위로 밀려났지만, 6포인트라는 귀중한 포인트를 얻어내서 불행 중 다행의 결과가 되었네요.
영국GP 결과 WDC 순위는 해밀튼( 145 ), 버튼( 133 ), 웨버( 128 ), 베텔( 121 )의 4강 구도가 확고해졌고,
또다시 포인트 획득에 실패한 알론소는 98포인트로 90포인트의 장미군에게조차 쫓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WCC 순위 역시 큰 변화는 없는데...
베텔의 6포인트 덕분에 영국GP에서 맥라렌과 레드불의 차이는 1포인트 '줄어들어'
맥라렌( 278 ), 레드불( 249 )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졌네요.

2주 뒤 독일 GP는 호켄하임에서 이어집니다.
캐나다GP 이후 브릿지스톤의 '레이스를 재밌게 만들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독일GP의 옵션 타이어가 소프트 컴파운드에서 수퍼소프트 컴파운드로 변경되었는데요...
올 시즌 처음으로 세 단계로 컴파운드 차이( 프라임 타이어는 하드 컴파운드 )가 나는 타이어 조합인지라,
잘만 한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레이스가 진행될 것 같습니다.
맥라렌과 레드불의 경쟁, 상위 네 드라이버의 챔피언십 경쟁은 물론...
레드불 팀내의 갈등까지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슈들이 기다리는 독일 GP는 7월 23일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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