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3( 리니지3 ) 표류?

지난 월요일 저녁 믿을만한 소식통을 통해 뉴스를 들었습니다.
L3 팀장과 개발자를 내보낸다...
NC라는 공룡 게임 회사에서 프로젝트 두 어개 갈아엎는 것을 자주 보아왔던 터라
게임 하나 어떻게 하는 게 무슨 문제냐... 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두 가지 의미에서 쇼크였습니다.

하나는, 다른 게임도 아니고 리니지의 후속작,
즉, NC에 밥벌이를 해 주는 게임에 이렇게 강하게 칼을 댄다는 것이 쇼크였습니다.

또 하나는, 팀장에 대한 즉각적인 면직...
팀원 전체에 대한 대기 발령...
한 두 명도 아니고 70 명 가까이 되는 인력에 대해서 이 정도의 결정을 한 순간에 해버렸다는 게 쇼크였습니다.

어제 오늘 뉴스에 기사가 떴더군요...
노리누리 기사 보기
디스이즈게임 기사 보기
기사 내용에 잘못되거나 부적절한 표현도 종종 보이는군요 '-';;;
새겨서 읽으시길...

개인적으로 관계된 사람이 있기 때문에 말을 아껴야겠습니다만,
시궁창 같은 게임 바닥에서 아주 조금 굴러봤던( 현재도 구르고 있는 걸까요? -O-a ) 기억 덕분에
참으로 심난합니다.
누가 잘했다 못했다를 여기서 알 수는 없지만,
이해관계가 충돌했을 때 사용자와 개발노동자의 관계가 어떻게 작용했을지는 눈에 선하니까요...

우리나라에서 쉽게 고쳐지지 않을 두 가지 게임계의 문제점이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네요...

하나는,
게임을 돈벌이로'만' 보는 사용자( 돈벌이를 하지 말란 소리가 아닙니다. )
게임을 느끼지 않고 이해하려고 하는 관리자의 문제겠죠...
결국, 그 때문에 "게임성 자체로는" 추천하기 민망한 게임들이 시장의 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현재의 이상한 게임 시장 상황이 형성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리니지를 계승한( 사람이든 내용이든 브랜드든 ) 현재의 L3 팀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죠...

진상을 알 수는 없지만,
돈벌이로서 L3를 보지 않았다면, 이런 갈등과 문제가 생길리도 없었겠죠...
더더군다나 노리누리 기사에서 잠깐 나왔듯이...
NC의 다른 팀에서 보면 이 얼마나 열 받으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일일까요?
"리니지가 먹여 살리고 다른 게임 개발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현실" 말이죠...


또 다른 하나는,
관성과 타성에만 의존하는 사용자와 개발자( 저 자신을 포함한 ) 모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조금 더 관점을 넓히면 유저도 포함되겠군요 )
해 봤던 방식으로 만들고, 써먹었던 수법으로 팔고,
고민하지 않고 베끼고, 하던대로 플레이하면서,
돈을 써서 개발하고, 돈을 바치면서 즐기는...
한 단계 발전하지 못하는 모습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게임은 익숙하고 접근하기 쉽게 만들어야 합니다.
최종 상품도 그래야 하지만, 만드는 과정도 섣불리 모험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그 핑계로 많은 개발자가 게임 사업을 하는 사용자가, 유저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제자리 걸음을 해서 현상 유지나 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무슨 창조적인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여러 추측 덧글에 나오는 것처럼, L3가 만약 브랜드 파워에 의존하지 않는( 자유로울 수는 없겠으나 ) 새로운 시도를 하려 했다면,
사용자 측에서는 과연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요?
아니면, 반대의 상황일까요?
조직이든 개발 시스템이든 새로운 시도를 하면 정말 문제가 되는 걸까요?


뭐, 진실은 저 너머에 있으므로, 과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바닥에서 너무나 자주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과
유사한 일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아울러, 지인 몇 명이 이 난국에 영향을 받을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모쪼록 일이 잘 풀려서,
유능한 다수의 개발자가 헤드헌터에 매달리거나 이력서를 들고 오가는 일이나,
브랜드만 남기고 인력 대 이동이 생기는 일이 없기를 기도해 보겠습니다.
( 가능성이 적어 보이지만... 말이죠 ㅠ.ㅠ )

도대체 어째서 우리나라는...
게임을 만든 사람보다...
개발된 내용도 제대로 모르고 소 뒷걸음질 쳐서 쥐 잡듯 팔아먹는 사람이
얼굴 마담이 되고( 그것까진 봐주더라도... ) 인정을 받고 떵떵거리는 겁니까?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겁니까?
다른 업계도 비슷하긴 합니다만... 이거 정말 미스테리입니다... -O-;;;